[Red & Blue]에코캡, 미국 전기차 '리비안' 투자유치 소식에 '반짝'[상한가]폴크스바겐 7조 투입 공언, 전선다발 '와이어링 하네스' 수요 확대 기대
조영갑 기자공개 2024-06-26 14:36:50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6일 13: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tock Price & Trading Trends에코캡이 미국 전기차 리비안 투자유치 수혜주로 분류된 덕에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6일 오전 10시 기준 에코캡은 전일 대비 29.95% 오른 상한가를 기록하며 2690원에 거래되고 있다. 2만~3만주의 흐름을 보이며 사실상 소외주로 분류되던 에코캡은 이날 개장과 동시에 거래량이 몰리며 오전 현재 53만주 가량이 거래되고 있다.
에코캡의 최근 거래량은 1만주에서 많게는 6만주 가량으로 거래가 미미한 수준이었다. 주가 역시 2000원 초반대에 머무르며, 시가총액이 약 500억~600억원 수준을 오가는 상황이었으나 26일 급등하면서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26일 오전 현재 시가총액은 720억원 수준이다.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는 분석이다.
에코캡의 그간 거래는 외국인이 견인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날 급등세는 개인 투자자의 적극적인 매수세에 힘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5거래일 동안 외국인인 많은 양은 아니지만 순매수세를 보이면서 에코캡의 주식을 담았다. 21일 8031주, 25일 2683주의 순매수를 보였다. 기관은 거래에 동참하지 않았다.
약 1년 간의 차트 추이를 보면 1년 전인 7월초 장중 약 5000원 선까지 치솟았다가 이후 지속적으로 주가가 빠졌다. EV 캐즘(수요정체)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24일 장중 2000원을 기록, 최저점을 기록했다가 26일 현재 그래프가 극적으로 치솟는 모양새다.
◇Public Announcement
에코캡은 차량용 전선을 제조하는 업체다. 2004년 6월 에코캡의 전신인 엠제이씨가 출발이다. 김창규 대표가 설립했다. 전선을 엮어 만든 배선다발인 '와이어링하네스'가 주요 제품이다. 차량 내부 각종 전기장치에 전기신호를 공급하는 일종의 혈관 역할을 한다.
와이어링하네스는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더욱 주목받는 추세다. 내연기관차와 비교해 전기차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전기장치가 탑재되는 만큼 전기신호를 보내는 와이어링하네스 수요 역시 증가하고 있다. 전기차에는 내연기관 대비 와이어링하네스가 3배 이상 더 들어간다. 다만 최근 '캐즘'으로 인해 전기차 출고가 정체현상을 겪으면서 전기차 부문의 매출 역시 정체를 겪고 있다.
하네스 부문에서 후발주자로 분류되는 에코캡은 2021년~2022년 손실을 내면서 국내외 마케팅에 심혈을 기울였다. 2021년 매출액 854억원, 영업이익 -(마이너스)123억원을 나타냈다. 2022년 매출액 1217억원, 영업이익 -19억원을 기록한 뒤 지난해부터 반등하기 시작했다. 매출액 1359억원, 영업이익 40억원을 기록했다.
북미 지역에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면서 와이어링하네스, 부품 등의 출하가 늘어난 덕택이다. 리비안도 고객사 중 하나다. 다만 올해 캐즘이 심화되면서 1분기 47억원의 손실을 냈다. 2분기 역시 비슷한 흐름일 것으로 보인다.
특기할 만한 공시는 눈에 띄지 않는다. 최대주주 주식변동 사항 정도다. 31.14%의 지분을 쥐고 있는 김창규 대표와 특수관계인 최영천 부사장(14.62%)의 지분 일부(14.29%)가 담보로 잡혀 있는 상황인데, 3억원 가량 상환됐다는 공시다. 주가가 계속 빠지는 상황이라 반대매매 리스크가 존재, 순차적인 상환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신한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대신증권 측에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끌어왔다. 신한증권 대출은 4월 전액 상환했다. 대신증권에 230만주(8.58%)가 담보로 잡혀 있다.
3월에는 김 대표를 대신해 경영을 이끌던 최 부사장이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김 대표가 재차 최고경영자 자리에 올랐다. 앞서 김 대표는 해외 마케팅에 집중하기 위해 2019년 대표이사 자리에서 사임한 바 있다. 이후 북미 영업 등을 총괄하면서 에코캡의 반등에 힘썼다. 당시 경영을 최 부사장이 전담하다가 이번에 김 대표가 다시 맡게 됐다.
◇Peer Group
2018년 상장 당시 증권신고서에서 피어그룹을 티에이치엔, 에스엘, 유라테크 정도로 꼽았다. 티에이치엔은 자동차 와이어링 하네스와 정션블록(JUNCTION BLOCK) 전문 생산업체이고, 에스엘은 램프, 샤시, 스티어링, 파워트레인, 레버 등 자동차 부품 제조사다. 유라테크는 스파크 플러그 등을 제조한다.
티에이치엔은 유가증권 상장사지만, 시가총액 669억원으로 부진을 겪고 있다. 매출액, 영업이익 모두 양호하지만, 기업가치에 큰 관심이 없는 탓으로 보인다. 전일 대비 1.07% 하락한 3715원에 거래되고 있다. 에스엘은 시총 2조832억원으로 에코캡과 덩치 차이가 크다. 전일 대비 4.42%오른 4만48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유라테크(시총 873억원)는 전일 대비 0.13% 오른 7580원에 거래되고 있다.
◇Shareholder Status
에코캡은 2007년 김창규 대표와 최영천 부사장 공동창업(Co-founder) 형태로 출발했다. 김 대표의 지분율은 31.14%, 최 부사장은 14.62%다. 주식담보대출이 일부 껴있다.
김 대표는 부산공업고 금속학과를 1993년 졸업하고, 동진상공 영업과장을 지낸 영업맨 출신이다. 공격적인 영업 마인드를 지녔다고 알려져 있다. 2004년 에코캡의 전신인 엠제이씨를 창업한 후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최 부사장은 김 대표와 동갑으로 창업동지 사이다. 이외에 자기주식이 2.62% 가량 있다. 엘에스이모빌리티솔루션 주식회사가 2.46%의 지분을 쥐고 있다.
◇IR Comment
26일 오전 에코캡의 재무회계 파트 담당자와 통화가 닿았다. 이름과 직급은 밝히지 않았다. 그간 저점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던 주가가 급등한 까닭이 리비안과 연관이 있느냐는 질문에 "(주가의 변동성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기존 IR 실무를 담당하던 천균영 재무회계팀 과장은 얼마 전 퇴사했다는 답변도 돌아왔다. 퇴사 후 사실상 전담 실무 자리가 공석인 것으로 보인다.
회사 담당자는 "몇년 간 북미 시장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확대했고, 리비안 역시 그 공급망 중 하나인데 리비안 관련 투자 소식에 투자자들이 반응했을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앞서 독일의 글로벌 브랜드 폴크스바겐은 최근 리비안에 약 7조원 가량의 대형 투자를 공언하고, 전기차 부문에서 리비안과의 협력 구조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양사는 합작회사를 설립해 2030년 이전 새 기술을 적용한 전기 픽업, 스포츠유틸리차량(SUV)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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