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성해진 유한양행 항암라인업, 신규 모달리티 적극 도입 저분자화합물에서 ADC·TPD로 확장, M&A는 신중한 접근
정새임 기자공개 2024-07-03 10:13:24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2일 08: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열홍 유한양행 R&D 총괄 사장이 부임한 뒤 항암 신약 파이프라인이 다채로워지고 있다. 그간 면역항암제 물질에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기술 발전의 트렌드에 발맞춰 모달리티를 다양화하는데 집중한다. 기술 내재화를 위한 인수합병(M&A)도 검토 중이지만 이보다는 도입전략이 활발하다.◇항암 파이프라인 강화, 초점은 '신규 모달리티' 확보
유한양행은 1일 유빅스테라퓨틱스와 신약물질 기술도입(L/I) 계약을 체결했다. 유빅스테라퓨틱스가 개발 중인 표적단백질분해(TPD) 신약 물질 'UBX-103'을 유한양행에 도입하는 계약이다.
김 사장이 R&D 총괄로 온 뒤 3번째 이뤄진 기술도입이다. 모두 항암제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차이점도 있다. 앞서 도입한 2건이 저분자화합물인 것과 달리 UBX-103은 표적단백질분해(TPD)라는 신규 모달리티라는 점에서다
UBX-103은 유빅스테라퓨틱스의 자체개발 TPD 플랫폼 '디그래듀서'를 활용해 발굴한 물질이다. 저분자화합물이 특정 단백질 기능을 억제해 질병을 치료하는 기전이라면 TPD는 아예 표적 단백질을 분해해 제거한다. 치료 효과를 높이고 내성 발생을 늦추는 신기술이다.
유한양행은 올해 초부터 항체약물접합체(ADC)를 비롯해 TPD와 같은 새 모달리티를 인수 후보군으로 강조해왔다. 글로벌로 나갈 수 있는 유망한 항암 신약 물질을 확보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올해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JPM)에서 더벨과 만난 김 사장은 "온콜로지 등 유한양행이 강한 분야에 집중하겠다"며 "ADC와 TPD 기반의 새로운 모달리티를 주로 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후 약 6개월 만에 TPD 기술도입이 이뤄졌다. 선급금 50억원, 전 세계 개발 및 판매 마일스톤 등 총 계약 규모 1500억원으로 금액이 크진 않지만 TPD 개발을 유한양행이 이끌게 됐다는 점에서 이전 계약과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과거에도 업테라 등 바이오텍과 TPD 공동개발 협업을 추진한 적 있지만 본격적으로 TPD 파이프라인을 도입해 임상을 추진하는건 이번이 처음이다.
◇기술 내재화 위한 M&A도 유효…첫 대상 두고 고민
한동안 뜸했던 유한양행의 기술도입은 김 사장 휘하에서 보다 활발해진 모습이다. 혈액종양내과 전문의로서 전문분야인 항암 쪽 파이프라인을 강화하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다만 M&A에는 아직 신중한 입장이다. 유한양행은 JPM에서 새 모달리티 기술을 내재화한다는 목표를 제시하며 그 방법으로 M&A를 언급했다. 전통제약사 특유의 보수적인 문화가 강했던 유한양행에서 M&A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공식입장은 꽤나 파격적인 행보로 여겨졌다.
이후 아직까지 유한양행의 M&A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프로젠, 이뮨온시아 등 일부 바이오텍은 최대주주로서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만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하거나 기존 최대주주의 파산과 같은 예외적 상황이었다.
과거 SI로 투자한 바이오텍이 수십곳에 달하고 대부분 엑시트하지 않아 최대한 신중하게 M&A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현금성자산은 2400억원 정도로 충분하나 회사의 첫 M&A인 만큼 부담도 적지 않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ADC, TPD 등 신규 모달리티를 확보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M&A는 다방면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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