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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오너가 분쟁]872억 투입한 라데팡스, 자금·우군 확보한 모녀모녀 및 가현재단 지분 3.7% 매입 결정…3자연합에서 4자연합으로 세력 확대

정새임 기자공개 2024-11-19 08:36:03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8일 19: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약품그룹 대주주들의 경영권 분쟁에 라데팡스파트너스가 등장했다. 약 9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끌어오면서 모녀의 백기사 역할을 자처했다.

그간 오너가 임종윤·종훈 형제는 한미사이언스 경영권 방어를 위해 외부 투자를 유치하겠다고 강조했지만 현실로 이뤄지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모녀를 포함한 3자연합(신동국-송영숙-임주현)이 우호 자금을 끌어오는데 성공하면서 판세가 3자연합으로 기우는 모습이다.

◇모녀 1.7%, 가현재단 1.9% 지분 킬링턴에 매도…872억 투입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은 18일 킬링턴 유한회사에 각각 79만8000주, 37만1080주를 넘길 예정이라는 거래계획보고서를 공시했다. 계약 체결일은 18일, 거래는 한 달 뒤인 12월 18일 이뤄질 예정이다.

모녀는 총 116만9080주에 달하는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주당 3만5000원에 장외매도하게 된다. 거래 후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의 지분율은 각각 7.57%, 4.54%가 된다.

모녀의 지분을 매입하는 킬링턴은 그간 모녀 측에 섰던 라데팡스파트너스가 만든 특수목적법인(SPC)이다. 김남규 라데팡스 대표가 이달 초 설립했다. 거래 협상이 사실상 이달 초 마무리된 셈이다.

킬링턴은 다수 투자자로부터 수백억원을 모집해 한미사이언스 지분 매입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했다. 모녀 지분뿐만 아니라 한미약품그룹 공익재단인 가현문화재단 지분도 132만1831주를 매입한다. 1.93%에 달하는 물량이다.

이로써 킬링턴이 모녀와 가현문화재단 지분 매입을 위해 투입하는 비용은 총 872억원에 달한다. 계약이 완료되면 킬링턴이 보유하는 지분은 총 3.7%가 된다.


비록 상속세 납부를 위한 지분 거래지만 라데팡스는 모녀와의 충분한 소통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합리적인 지배구조를 구축하는데 일조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경영 참여형펀드'로 3자연합(신동국-송영숙-임주현)의 우군 역할을 하겠다는 얘기다

라데팡스는 공시 직후 입장문을 배포해 "장기적으로 함께 성장해 나가는 새로운 형태의 경영참여형 펀드를 결성했다"며 "단기이익 추구형 펀드가 아닌 장기적 투자로 합리적인 지배구조 구축과 체계적 회사 운영을 통해 투자기업의 혁신적 성장을 만들어나가겠다"고 밝혔다.

◇형제 '투자유치' 미실현 속 900억 자금 끌어온 3자연합

모녀 입장에서는 남은 상속세 자금을 확보하는 동시에 우군에게 지분을 매각하면서 기존 지분율만큼의 지배력은 유지하게 된다. 상속세 문제를 해결하고 경영 안정화를 꾀할 수 있는 외부 투자를 끌어온 건 3자연합 측이라는 의미다.

그동안 임종훈 대표와 장남 임종윤 사장은 오너가 상속세를 해결할 수 있는 외부 투자 유치를 성사시키겠다고 강조했다. 1월부터 내건 약속은 1년이 다 되도록 지켜지지 못했다. 이는 임종훈 대표의 지분 매각 블록딜로도 이어졌다.

새로운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에서 다가오는 상속세 납부 기한은 오너가에 압박으로 다가왔다. 오너가의 지분 매각은 불가피한 시점이 됐다.

결국 이달 15일 차남 임종훈 대표가 먼저 상속세 납부를 이유로 지분 1.42%에 해당하는 105만주를 블록딜 매각했다. 모녀와 차이가 있다면 임종훈 대표는 1.42% 지분을 적절한 백기사를 찾지 못했다는 점이다. 임종훈 대표는 블록딜한 1.42%에 해당하는 지배력을 상실했다.

반면 모녀는 비슷한 지분을 매도했음에도 킬링턴이 백기사 역할을 해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다. 7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에게도 지분을 매도한 바 있는데 의결권 공동행사 계약을 맺어 우호 지분 이탈을 막았다.

3자연합은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입성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다. 임시주총이 열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양측의 공방전도 거세졌다. 최근 임종훈 대표는 3자연합 측 인물인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를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고발하면서 공방의 수위를 높였다.

하지만 결국 경영권 분쟁은 누가 자금을 더 많이 끌어오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 신동국 회장 주축의 3자연합과 임종윤·종훈 형제 간 대결에선 3자연합이 먼저 자금을 확보하는데 성공하면서 승리가 3자연합 쪽으로 기우는 모양새다.

라데팡스는 입장문을 통해 "과거 창업주의 창업정신을 기반으로 주주와 임직원, 고객, 협력사 모두가 오너이자 주인이라는 소명을 지킬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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