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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발 비올, 급성장 발판 '마이크로니들 그리고 북미공략' 창업자 라종주 고문, 경영권 매각에도 특허보유…발빠른 글로벌 확장으로 성장기반

정새임 기자공개 2024-07-03 09:14:36

[편집자주]

클레오파트라는 젊은 피부를 유지하기 위해 순금으로 마스크팩을 했고 양귀비는 피부 탄력을 위해 아이소변으로 목욕을 했다고 전해진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안티에이징을 향한 인간의 욕망은 늘 끝이 없었다. 현대 시대에서는 보툴리눔 톡신·필러 등 주사제, 레이저 기기 등 비침습 시술이 안티에이징의 니즈를 채워주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국내 미용기기 기업들이 있다. 이들은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미용 시술과 K-뷰티 선호현상에 힘입어 국내서 글로벌로 확장전략을 펼치고 있다. 글로벌 대기업 못지않게 경쟁력을 장착한 국산 뷰티 의료기기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2일 08: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09년 설립된 비올은 국내 미용 의료기기 시장에선 후발주자에 속한다. 1세대 기업들이 국내 시장을 선점하면서 다소 불리한 경쟁구도에 있었다.

그럼에도 비올에 높은 성장성이 예견되는건 마이크로니들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이 기술로 해외 시장을 빠르게 겨냥했기 때문이다. 최대 시장인 북미와 유럽에 이어 2위 시장인 브라질, 성장세가 가장 높은 중국까지 침투력을 높이고 있다.

◇마이크로니들 원천기술로 일찍이 해외 진출…수출 비중 90%

비올은 피부과를 운영하며 각종 미용시술을 접했던 라종주 고문이 창업했다. 새로운 시술법을 직접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창업으로 이어졌다. 마이크로니들 고주파(RF) 원천기술인 'NA Effect'는 비올의 성장 기반이 됐다.

라 고문은 2019년 디스플레이 회사인 DMS에 경영권을 매각했지만 이후에도 고문으로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비올의 사업형태를 봐도 라 고문을 떼어놓고 볼 수 없다.

라 고문이 미국에 세운 법인 세렌디아가 마이크로니들 원천기술 특허를 갖고 있으며 비올은 이 기술을 사용해 기기를 생산한다. 세렌디아는 비올의 미국 유통 담당사이기도 하다.

라 고문의 원천기술로 비올은 2010년 오리지널 마이크로니들 RF 기기 '스칼렛'과 2020년 듀얼웨이브 방식의 '실펌X'를 선보였다. 비올이 지금의 400억원대 외형을 달성할 수 있게 한 대표 제품들이다.

써마지, 올리지오 등 비침습 RF 시술은 피부 접촉면을 통해 고주파를 전달한다. 마이크로니들 RF 시술은 마이크로니들로 피부를 침투해 고주파 에너지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피부상태에 따라 침투 깊이를 조절할 수 있고 목적에 따라 엑소좀 등 재생물질을 함께 넣어줄 수 있다.

비올의 경쟁사로 거론되는 이스라엘 기업 인모드의 마이크로니들 RF 기기 '모피우스8'과 비교하면 실펌X는 절반 정도의 가격에 시술효과를 더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계 최대 시장이면서 마이크로니들 시술이 활성화된 미국에 일찌감치 진출한 것도 비올이 짧은 기간 내 급성장 하게 된 배경으로 거론된다. 비올은 2020년 한국과 유럽, 미국에서 의료기기 인증을 받으며 해외 진출을 본격화했다. 인모드가 선점하는 마이크로니들 RF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해외 수출에 나서며 2020년 122억원이던 비올 매출은 2021년 184억원, 2022년 311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425억원이다. 3년 만에 3배 이상 늘었다.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385억원으로 90%를 차지한다.

북미와 아시아 지역 매출이 각각 약 140억원으로 가장 높다. 소모품 비중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도 50%의 영업이익률을 낸다. 원가가 낮은 소모품 비중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여서 이익률은 더 높아지리란 기대감이 크다.

◇올해 브라질·중국 주력…'탈모치료' 차별화 장착

해외 진출 3년차에 접어든 비올에 시장은 높은 성장 가능성을 점친다. 아직 북미 시장점유율이 1%에 불과한데다 전 세계적으로 마이크로니들 RF 시술이 확대되는 분위기도 긍정적이다.

올해 비올은 신규 시장 진출에 여념이 없다. 최근 세계 미용 시장 2위로 꼽히는 브라질과 큰 폭으로 성장 중인 중국 등에서 의료기기 인증을 획득해 확장 기반을 다졌다. 올해 브라질과 중국에서 얼마나 입지를 다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동시에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는 미용시술 특성을 감안해 신제품을 늘려나가고 있다. 올해 새롭게 출시한 '셀리뉴'로 비침습 RF 기기 라인업을 갖췄다. '듀오타이트'라는 이름의 초음파(HIFU) 기기도 추가했다. 여러 시술을 동시에 받는 추세가 커지며 라인업을 확장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미용 시술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비올이 꾀하는 차별화 전략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그 중 하나가 탈모치료다. 마이크로니들을 두피에 찔러 모낭을 자극해 탈모를 개선한다는 기전이다.

이전부터 동물실험으로 가능성을 확인했고 임상을 통해 치료 효과를 입증할 계획이다. 성공 시 내년 출시 예정인 실펌X 프로에 탈모 치료 기능을 장착하게 된다.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HIFU 시술 영역에선 프리미엄 전략을 꾀한다. 피부 근막층과 진피하부층을 순차적으로 타깃해 한 샷으로 리프팅과 콜라겐 재생을 함께 유도한다.

미용업계 관계자는 "최근 세렌디아가 특허 소송을 제기한 기업들과 합의해 비올이 수십억원의 합의금을 받는 등 불확실성이 해소된 상태"라며 "브라질 등 해외 지역에서 얼마나 빠르게 자리잡느냐에 따라 성장세를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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