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thebell interview]벤 미리캐피탈 대표 "스틱인베 주주 권익 제고에 기여할 것"2대주주 등극, 경영권 분쟁 가능성 일축…글로벌 펀딩 등 협력 방안 모색

김예린 기자공개 2024-07-05 08:00:53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4일 08: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영권 분쟁을 일으키려는 의지나 계획은 없다. 상장사를 비롯해 사모펀드(PEF) 운용사 투자 경험이 있는 글로벌 투자자로서, 투자 전략은 물론 성과 기반 주식보상(Equity Compensation), 리포팅, 투자자 관계, 자본 배분 등의 측면에서 제언해볼 수 있다.”

미국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미리캐피탈(Miri Capital Management LLC) 창업자이자 CEO(최고경영자)인 벤 그리피스(Ben Griffith) 대표는 더벨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최근 스틱인베스트먼트(이하 스틱) 지분을 늘린 목적으로 이같이 밝혔다. 주주들의 권익 제고를 위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벤 대표는 스틱 주가가 상당히 저평가돼 있고 향후 더 큰 성장성이 기대된다는 점에서 투자했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리캐피탈이 스틱의 2대주주로 올라서면서 자본시장에서 거론된 경영권 위협 가능성을 일축한 셈이다. 다만 과거 주주 행동주의 성격이 강한 해외 투자자의 사례 등을 비춰볼 때 미리캐피탈의 행보를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여전해 양사간의 향후 관계에 이목이 집중된다.

◇스틱 2대주주 오른 미리캐피탈은 '어디'

출처=미리캐피탈

미리캐피탈은 2020년 출범한 미국계 자산운용사다. 신흥국과 선진국 주식시장에서 스몰캡을 중심으로 저평가된 기업을 찾아 투자해왔다. 한국 투자 포트폴리오로는 △멕아이씨에스 △위세아이텍 △ 보안 솔루션 전문기업 지니언스 △해운·운송 그룹 유수홀딩스 △케이아이엔엑스가 있다. 국내 증권사나 펀드 자산 운용사가 단기 수익을 노리고 투자하는 것과 달리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한다는 게 특징이다.

스틱 주주 명단에는 지난해부터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8월 스틱 지분 5.01%를 확보하며 주요 주주가 됐고, 지난해 말 추가 매입으로 지분율을 7.07%까지 끌어올렸다. 올해는 3월부터 5월까지 십여 차례 장내매수를 하면서 지분 8.9%를 확보, 2대주주에 올랐다. 도용환 스틱 회장(13.44%) 다음으로 지분이 많다. 도 회장을 비롯해 스틱 각 파트너들 보유분까지 합치면 지분율은 약 19.3%이다.

미리캐피탈의 2대주주 등극에 시장에서는 행동주의 펀드의 경영권 공격 움직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지분율을 5%p가량만 늘려도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기 때문이다.

자사주까지 포함하면 도 회장의 우호 지분율은 31.61%까지 올라간다. 그러나 미리캐피탈의 현재 보유 지분율만 봐도 스틱 경영에 충분히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준이다. 미리캐피탈의 장내매수와 맞물려 외인들이 활발하게 스틱 주식을 사들이면서 경영권 분쟁 가능성에 시장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주주가치 극대화·글로벌 네트워킹에 기여”

벤 대표는 미리캐피탈의 경영권 공격 가능성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추측"이라고 일축했다. 저평가된 국내 상장사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글로벌 기업설명회(IR) 개최나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한 주주가치 극대화에 기여하겠다는 설명이다. 외인들의 스틱 지분 매입 움직임과 관련해서도 해외 우호 세력은 없으며, 미리캐피탈과 마찬가지로 회사가 저평가됐다고 보고 베팅한 것 아니겠느냐는 해석을 내놨다.

그는 “그간 투자한 한국 회사들에 경영권 분쟁을 일으킨 적은 한 번도 없다. 오히려 우리의 권고사항이 기업가치 향상으로 이어졌다"며 "주주 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상장 기업에 조언을 제공하는 펀드 주주가 있다는 점은 모든 개인 주주들에게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유럽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상장사들의 비즈니스에 대해 높은 가치를 인정하고, 우호적인 조언이나 네트워킹에 도움을 주려는 글로벌 펀드들이 있다”며 “운용사(GP) 지분을 인수한 뒤 기관투자자들을 연결해 시너지를 노리는 투자는 다이얼캐피탈파트너스, 블랙스톤 등 여러 투자사들이 활용하는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스틱의 주식이 저평가된 이유에 대해서는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PEF 운용사의 경제적 가치에 대해 제대로 가치를 매긴 경험이 적어 스틱에 대해 오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국내 PE업계에서는 보기 드문 상장사란 점도 저평가 배경으로 꼽았다. IR과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시가총액을 높인다면 저평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FI로서 지원하겠다는 청사진이다.

스틱의 해외 펀딩에 기여할 수 있다는 메시지도 남겼다. 미리캐피탈이 펀드 마케터나 브로커는 아니지만, 헤지펀드나 사모펀드에 처음 투자하고자 하는 대학기금, 자선단체, 패밀리오피스 등 미국 내 기관투자자(LP)들이 있다면 스틱을 소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벤 대표는 “주주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조언을 제공하고 글로벌 네트워킹을 지원함으로써 투자수익을 내는 것이 미리캐피탈이 스틱에 투자한 이유”라며 “미국의 LP들이 사모펀드 운용사를 평가할 때 어떤 것을 중시하는지도 조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출처=스틱인베스트먼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기여할 것"

벤 대표는 스틱의 자사주 매입 행보에 대해 호평했다. 스틱의 자사주 매입 움직임을 두고 회사가 저평가돼있다는 점을 고려한 데 따른 좋은 결정이라는 판단이다. 자사주 매입이 어떻게 장기적으로 주주가치를 향상시키는지를 고려하면 더 많은 현금 배당보다 자사주 매입을 더 선호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스틱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꾸준히 자사주를 취득하고 있다. 자사주 매입은 기존 주주들의 지분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꼽힌다. 기업이 취득한 자사주는 더 이상 시중에서 유통되지 않기 때문에 공급물량 감소로 나머지 주식의 가치는 올라가기 때문이다.

벤 대표는 “스틱을 포함한 모든 포트폴리오 회사들이 성과에 기반한 주주 보상을 통해 경영진과 주주간 이해관계를 일치시킬 것을 지지하고 있다”며 “이는 미국 기업들이 자본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에 대한 흥미를 드러내기도 했다. 한국에는 극적으로 저평가돼 있는 기업들이 많고, 기업가치 제고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점에서 한국 시장에 많은 관심을 갖고 투자해왔다는 설명이다. 벤 대표에 다르면 미리캐피탈은 2020년 초 우리나라에 투자한 이후 원화 기준 약 634%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펀드 관리 및 인센티브 수수료 기준으로는 4년간 약 54%의 수익을 창출했다.

벤 대표는 “한국은 세계에서 우리의 성과가 가장 좋은 시장 중 한 곳이었으며, 밸류업에 참여하는 우리의 접근법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수년간 한국에 투자하고 포트폴리오 기업들과 협력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