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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 스타트업 견문록] '헴프 씨드' 식음료 마일포스트, 시드 브릿지 5억 확보②내년 상반기까지 시리즈A 15억 도전…자체 가공 '기술력' 최대 강점

안동(경북)=이기정 기자공개 2024-07-09 09:09:05

[편집자주]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지난해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 가운데 67%가량이 수도권에 거점을 두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지만 불균형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고 않다. 과거 섬유 등 제조 산업이 크게 발달했던 대구·경북(TK) 지역은 전통 산업이 힘을 잃으면서 위기 의식이 커지고 있다. 지자체는 수년 전부터 지역을 대표하는 스타트업 육성에 공을 들였다. 최근 인공지능, 소재부품장비, 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주목 받는 기업이 등장했다. 더벨이 지역 벤처 생태계 발전에 힘쓰고 있는 투자사와 함께 유망 스타트업을 찾아가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5일 07: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마(헴프)의 씨앗(씨드)을 활용해 식음료를 만드는 스타트업 마일포스트가 최근 5억원 규모의 시드 브릿지 투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회사는 내년 상반기까지 시리즈A에 도전해 추가로 약 15억원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특히 출시가 임박한 헴프우유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2021년 9월 설립된 마일포스트는 지금까지 주로 지역 액셀러레이터(AC)로부터 투자를 받아왔다. 다만 이번 라운드에서는 처음으로 벤처캐피탈(VC)이 투자사로 합류해 눈길을 끈다. 첫 VC 투자사인 비하이인베스트먼트는 마일포스트의 글로벌 진출 가능성에 주목해 5억원을 베팅했다.

마일포스트는 지난해 약 4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목표액은 약 80억원으로 더블 성장을 이뤄내겠다는 각오다. 투자사들은 마일포스트가 보유한 헴프 씨드 가공 기술력과 자체 생산 설비를 모두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목표치 달성이 어렵지는 않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비하이인베 첫 VC 투자사로 합류…"글로벌 진출 가능성 높아"

마일포스트는 설립 이듬해인 2022년 첫 투자를 유치했다. 대구 지역 엔젤투자자들이 만든 개인투자조합에서 1억원을 투자받아 사업 기반을 마련했다. 이후 대구광역시가 운영하는 '리더스펀드'로부터 매칭 투자 5000만원을 받아 공장을 매입하고 사업을 본격화했다.

지난해 7월에는 마일포스트의 경쟁력을 알아 본 대경지역대학공동기술지주와 와이앤아처가 시드 라운드에서 3억원을 베팅했다. 또 같은해 11월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가 3억원을 투자했다. 현재까지 누적 투자금은 7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투자사들은 마일포스트가 최근 관심이 커지고 있는 식물성 우유에 도전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또 헴프 씨드 가공을 위한 마일포스트의 기술력에 높은 점수를 줬다. 글로벌 시장에서 헴프 씨드 관련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부분 역시 투자 의사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마일포스트 투자를 담당한 조민주 와이앤아처 책임심사역은 "비건과 채식 문화 등 트렌드가 변화하면서 맛과 향이 좋으면서도 영양가가 높은 식물성 우유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며 "회사는 독자적인 가공 기술로 헴프우유뿐 아니라 다양한 식음료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헴프 산업은 안동을 중심으로 국내에서 활성화되고 있고 특히 해외에서는 관련 규제가 완화되는 추세"라며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헴프 산업이 성장하면서 마일포스트도 글로벌 진출을 통해 사업 확장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해 투자를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마일포스트는 최근 비하이인베스트먼트에서 시드 브릿지 5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현재 비하이인베스트먼트는 내부 투자심의위원회를 마무리하고 다음주 투자금을 납입할 예정이다.

투자를 담당한 오유택 비하이인베스트먼트 팀장은 "아직 국내에서 헴프 관련 규제가 확실하게 풀리지는 않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규제가 완화되고 있어 기회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초기 기업임에도 자체 설비를 모두 보유한 점도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확대 목적 원료 확보 '박차'…가격 경쟁력 우수

마일포스트는 내년 상반기까지 추가로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목표액은 20억원으로 비하이인베스트먼트가 투자한 5억원을 제외하고 15억원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만약 목표치를 달성하게 되면 누적 투자액은 27억5000만원까지 증가하게 된다.

확보한 실탄은 회사 운영자금과 재료비, 마케팅에 활용한다. 구체적으로 마일포스트는 현재 대형 카페들과 헴프우유 공급을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인데 이를 위한 헴프 씨드를 선제적으로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또 고객사를 늘리기 위해 본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후 2025년 시리즈B, 2026년 시리즈C 라운드를 거쳐 2027년에는 투자사의 엑시트 기회를 열어줄 생각이다. 기업공개(IPO)와 인수합병(M&A)을 모두 열어두고 고민하고 있다. 회사가 희망하는 엑시트 단계에서의 기업가치는 약 5000억원 수준이다.

김주희 마일포스트 대표는 "회사는 식품 기업이지만 기술 스타트업처럼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식물성 우유에 대한 시장의 인식이 좋아지면서 헴프우유가 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헴프우유가 본격적으로 판매된다면 매출 규모는 연간 200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일포스트의 강점은 헴프 씨드 가공 기술력이다. 구체적으로 회사는 △효모 이용 우유 단백질 생산방법 △헴프우유 △수율이 개선된 우유 단백질 생산 방법 등 십여개의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헴프 씨드 탈지박(기름을 짜내고 남은 찌꺼기)을 활용해 단백질 공급원을 만드는 기술력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김 대표는 "마일포스트가 만드는 제품은 폐기되는 헴프 씨드 탈지박을 활용하기 때문에 원료 가격이 거의 들지 않고 단백질 함유량도 높다"며 "가격도 기존 제품과 비교해 약 40% 이상 저렴해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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