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TK 스타트업 견문록] "TCMS, 경북 대표 소부장 기업으로 성장 확신"③신태용 대표 "2026년 상장 후 받은 도움에 보답, 이차전지 소재 국산화 앞장"
달서(대구)=이기정 기자공개 2024-07-03 09:33:04
[편집자주]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지난해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 가운데 67%가량이 수도권에 거점을 두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지만 불균형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고 않다. 과거 섬유 등 제조 산업이 크게 발달했던 대구·경북(TK) 지역은 전통 산업이 힘을 잃으면서 위기 의식이 커지고 있다. 지자체는 수년 전부터 지역을 대표하는 스타트업 육성에 공을 들였다. 최근 인공지능, 소재부품장비, 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주목 받는 기업이 등장했다. 더벨이 지역 벤처 생태계 발전에 힘쓰고 있는 투자사와 함께 유망 스타트업을 찾아가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7일 12: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TCMS가 대구·경상북도 지역을 대표하는 소재부품장비 기업이 된다면 벤처캐피탈(VC)에 출자하는 LP(출자자)가 되고 싶다. 기술 기반 제조업 기업들이 지역에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기여하겠다. 선순환 체계가 구축되면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도 살아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지난 12일 대구광역시 달서구에 위치한 TCMS 공장에서 더벨과 만난 신태용 대표(사진)는 진정한 이차전지 소부장 업체로의 도약이 머지 않았다는 포부로 말문을 열었다. 회사는 분리막 연신 클립 부품사로 시작해 연신 시스템 장비와 폴리이미드(PI) 소재 분야로의 진출을 꾀하고 있다.
2020년 설립된 TCMS는 성장 과정에서 지자체와 지역 투자사들에게서 많은 지원을 받았다. 신 대표는 상장 후 회사가 자리를 잡으면 그동안 받은 도움에 보답하겠다는 생각을 줄곧 해왔다. 특히 벤처펀드 출자에 적극적으로 나서 후배 기업들이 성장하는데 조력자가 되겠다는 목표다.
◇분리막 '연신 클립' 시장 니즈 급증 기대감…전문 인력 최대 강점
1989년생인 신 대표는 영남대 기계공학 석사를 졸업했다. 부친이 설립한 섬유 부품기업 디와이테크 연구소장을 지내다가 이차전지 분리막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가 있을 것이라 판단하고 TCMS를 창업했다. 그는 "디와이테크에서 재직하면서 섬유기계 산업의 경쟁력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며 "세상은 변하고 빠르게 적응하지 않으면 경쟁력을 잃는다는 생각에 창업을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분리막 연신 클립을 사업 아이템으로 고른 이유는 평소 자신이 있던 분야였기 때문이다. 신 대표는 "연신 클립은 그동한 공부한 분야와 관련이 깊어 연구가 가능하다는 생각이 있었다"며 "국내에서는 필요한 전량을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시장 니즈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확신했다"고 말했다.
성장 과정에서는 경상북도와 대구시, 지역 투자사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초기 단계에서 액셀러레이터(AC) 와이앤아처, 대경지역대학공동기술지주,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 경북테크노파크 등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신 대표는 "투자사 매칭데이와 사업화 자금 지원, 시제품 제작 사업 등 도움을 통해 회사가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며 "경북도와 경산시는 1만평 규모의 신공장 건설에도 도움을 줘 스케일업에 도전할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
성장 터닝포인트로는 투자사들의 지원과 우수 인력의 합류를 꼽핬다. 그는 "창업 과정에서 자금이 부족해 제품 개발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지역에서 활동하는 투자사들의 투자로 개발을 끝낼 수 있었다"며 "처음에는 혼자였지만 분리막 분야 전문 인력들이 회사에 합류하면서 성장을 이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 TCMS에는 분리막 분야 전문가들이 상당하다. 대표적으로 이호철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일본과 독일 등에서 분리막 설비 역량을 쌓아온 핵심 인력이다. 이 CTO는 분리막 국책 과제를 총괄한 경험이 있다. 또 삼성전기와 2차전지 코스닥 업체 피엔티엠에스 출신의 이광주 최고제품책임자(CPO)도 귀하게 모셔온 인재라고 신 대표는 강조했다.
◇이차전지 핵심 부품 국산화, 화재 문제 해결할 것
신 대표는 이차전지 분리막 분야 소부장을 모두 책임지는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 그는 "분리막은 이차전지의 4대 핵심 소재 중 하나다"라며 "한국은 세계 톱티어 분리막을 생산하는 국가이지만 이를 생산하는 부품과 장비는 모두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사가 해결하려고 하는 문제점이 바로 핵심 부품의 국산화였다"라며 "연신 클립은 분리막 생산 공정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부품으로 1년에 1번 유지보수, 5년에 한번 교체해야 해 반드시 국산화가 필요했는데 TCMS가 이에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현재 신 대표가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이차전지의 화재 문제다. 그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줄곧 이어져 온 난제"며 "여러 소재를 통해 화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은 뚜렷한 해결책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TCMS는 현재 PI 소재를 연구하고 있는데 기존 소재 대비 우수한 내열 안정성을 확인했다"며 "연신 클립과 PI 소재, 현재 제작을 앞둔 기계식 연신 시스템을 통해 분리막 분야 소부장을 모두 다루는 업체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역 스타트업 성장 가능한 선순환 체계 만들겠다"
TCMS는 올 하반기 400억원 규모 시리즈C 펀드레이징을 통해 신공장 이전을 앞두고 있다. 내년 공장 가동을 시작하고 내부 정비에 주력한 후 2026년 기업공개(IPO)에 도전하겠다는 계획이다. 신 대표는 상장을 통해 지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경북에서 사업을 시작한 것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며 "내실 있는 기업으로 성장해 대표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추가로 핵심 제품 국산화에 어려움을 겪는 국내 분리막 시장의 문제점을 해결해 국가 성장에도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후에는 TCMS가 받아왔던 것처럼 지역 스타트업 성장을 위해 기여할 예정이다. 신 대표는 "상장에 성공하고 사업이 안정되면 그동안 도움을 줬던 지자체, 지역 투자사들에게 꼭 보답을 하고 싶다"며 "특히 벤처펀드 출자에 나서 후배 스타트업들이 성장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TCMS가 성장 과정에서 얻은 노하우와 리스크 관리 방법 등을 아낌없이 공유하겠다"라며 "TCMS와 같은 사례가 축적되면 장기적으로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가 활성화 될 수 있는 선순환 체계가 마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신 대표는 국가 차원에서 이차전지 분야에 보다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차전지를 국가 산업으로 지정하고 대규모로 투자하는 중국과 비교해 국내는 아직 이차전지 관련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와 지원이 부족한 것 같다"며 "글로벌 톱티어로 국내 기업들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보다 공격적인 투자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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