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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큐리티 컴퍼니 리포트]'삼성SDS 사내벤처 태생' 파수, DRM 최강자로 '우뚝'①1999년 조규곤 대표 설립, 세계 최초 디지털저작권 시장 개척…AI 신사업 확장

이상원 기자공개 2024-07-16 08:18:22

[편집자주]

해킹의 고도화로 개인정보를 비롯해 기업, 정부의 기밀 유출 위협이 커진 시절이다. 특히 이들 정보는 개인뿐 아니라 우리 경제, 안보와 직결된다. 사이버보안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다만 국내 보안시장의 성장은 여전히 더디다. 과거 벤처 열풍을 타고 탄생한 보안기업 경우 실적이 주춤하거나 주가가 저평가된 곳들이 대부분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저마다의 기술력 강화뿐만 아니라 신사업에도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국내 주요 보안기업들의 현실과 미래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8일 16: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파수는 1999년 6월 삼성SDS의 사내벤처로 설립됐다. 문서를 암호화하고 데이터 유출을 막는 역할을 수행하는 '디지털 저작권 관리(DRM)' 기술을 개발했다.

2000년 해당 기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는데 성공하고 삼성SDS로부터 분사해 정식 법인으로 설립됐다. 데이터 베이스(DB)를 지키는 파수꾼이 되겠다는 의미를 사명에 그대로 담았다.

이후 국내 1위 기업용 문서보안솔루션(EDRM)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점유율이 60% 이상이다. 이제는 DRM을 넘어서 애플리케이션 보안, 인공지능(AI)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고 나섰다.

◇네이버에 이은 삼성SDS 사내벤처, 전 세계 고객 270만명 돌파

파수는 PC나 모바일용 기기에서 전송되는 문서, 데이터 보안전문 기업이다. 조규곤 대표가 과거 삼성SDS에 몸담고 있던 시절 팀원 8명과 만든 사내벤처 '뉴트러스트(NuTRUST)'가 파수의 모태다. 네이버에 이어 삼성SDS의 두 번째 사내벤처였다. 조 대표는 2000년 삼성SDS를 나와 팀원들과 회사를 창업했다.

세계 최초로 DRM을 개발해 해당 시장 개척자로 통한다. 회사 설립 첫 해 매출은 6000만원 남짓했지만 불과 8년 뒤인 2008년 매출 100억원을 달성했다. 그로부터 2년 만에 연 매출 200억원을 돌파하며 빠르게 외형을 키워나갔다. 이를 통해 2013년에는 코스닥 입성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상장 후 성장통을 겪기 시작했다. 2012년까지만 해도 매출 200억원대, 영업이익 40억대였던 실적이 들쑥날쑥 해졌다. 외형은 꾸준히 성장해 나갔지만 수익성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았다. 2015년 영업이익은 3억원 남짓에 그쳤고 이듬해에는 78억원의 적자를 냈다.

당시 파수는 신규투자 증가에 따른 결과라고 밝혔다. 일시적인 상황일 뿐 중장기적인 펀더멘탈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2019~2020년 2년 연속 36억원, 12억원의 적자를 내며 불안한 모습을 이어갔다.

쇄신이 필요했다. 2020년 회사 설립 20년을 맞아 사명을 파수닷컴에서 지금의 파수로 변경했다. 소프트웨어 기업의 이미지를 강화하는 차원이었다.

이런 가운데 만난 코로나 팬데믹이 전화위복 기회가 됐다. 2021년 코로나 팬데믹으로 IT기기 사용 증가로 보안 수요가 늘자 수익성 개선이 이뤄졌다. 2013년 1000여곳 정도였던 고객사가 10년간 국내외 1500여곳을 넘어섰다. 전 세계 270만명 이상의 사용자가 파수의 솔루션과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공공기관과 금융사를 비롯해 굴지의 대기업 등 대부분이 고객에 포함된다.

21명으로 시작했던 직원 수는 작년 말 기준 250명으로 늘어났다. 작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27억원, 38억원으로 전년 대비 다소 줄었지만 DRM 시장에서는 60% 이상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보안업계에서도 시장 선점 효과 외에도 기술력 측면에서도 압도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제로트러스트 확산 수혜, 새로운 수익 확보 기대

최근 들어서는 한 차례 더 점프업을 할 준비가 한창이다. 정부가 작년부터 제로트러스트 도입을 활성화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파수도 훈풍을 맞게 됐다.

제로트러스트는 시스텝 접근부터 데이터 열람까지 신원 확인을 반복적으로 진행해 보안을 강화하는 새로운 개념의 보안 체계다. 정부가 2017년까지 30조원 규모로 키우고 2026년부터는 공공기관의 도입을 의무화하기로 한 영역이다.

이에 따라 기존의 백신과 방화벽 기반의 보안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파수의 DRM은 콘텐츠 사용 권한을 제한하고 통제하는 기술로 수혜 기대감이 높다. 자회사 스패로우는 소프트웨어 개발 단계에서 코드단위 보안 취약점을 파악하는 '시큐어 코딩' 등 앱 보안을 담당해 추가적인 공급 확대도 전망된다.

파수의 주요 제품은 EDRM으로 DRM 기술 특허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핵심 정보를 담고 있는 전자 문서를 암호화해 외부자는 물론 내부자의 접근까지 통제하고 제한해 기업의 기밀 유출을 방지한다. 해킹 공격이 고도화되고 있지만 내부자의 정보 유출도 갈수록 증가하고 있어 DRM은 핵심 보안솔루션으로 꼽힌다.

파수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는다. 그동안 DRM으로 성장해 왔다면 앞으로는 이와 함께 데이터, 클라우드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로 뻗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선제적 투자로 2010년대 적자를 이어왔지만 이제 결실을 맺겠다는 계획이다. 올 들어 기업용 '경양대규모언어모델(sLLM)'을 출시해 인공지능(AI) 사업도 본격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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