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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 8.6세대 IT OLED 투자 '꿈틀' 사양 협의 단계, 하반기 흑자전환·중국 공장 매각 여부 관건

김도현 기자공개 2024-07-11 07:37:33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9일 15:2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디스플레이에 이어 중국 BOE가 8.6세대 정보기술(IT)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설투자를 본격화했다. 장기간 디스플레이 산업이 침체한 것을 고려하면 의미 있는 움직임이다. 그만큼 관련 수요에 대한 확신이 있던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 주자로는 LG디스플레이가 꼽힌다. IT OLED 기술력과 생산능력(캐파)을 동시에 높여가는 상태에서 8세대급 라인 확보는 '화룡점정'이 될 수 있다. 그동안 실적 부진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로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 하반기 자금 상황 개선 포인트가 있는 만큼 투자 시점이 가시화할 가능성이 크다.

9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협력사들과 8.6세대 IT OLED 투자 관련 사양 협의를 진행 중이다. 세부 일정은 아직이나 이를 마치면 구체적인 날짜가 나올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중소형 OLED는 6세대(1500mmX1850mm)급 유리원장으로 만들어왔다. 스마트폰 위주여서 큰 패널이 필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응용처가 노트북, 태블릿, 모니터, 자동차 등으로 넓어지면서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유리원장을 키워야 한다.
삼성디스플레이의 8.6세대 IT OLED 투자협약식 현장

삼성디스플레이와 BOE는 크기를 8.6세대(2290mmX2620mm)로 정했다. LG디스플레이도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8.6세대로 확장되면 단순 면적이 2배 이상 커져 면취율(패널을 잘랐을 때 가용 면적 비율)이 1.6배 이상 향상된다. 가령 13인치 패널 제작 시 6세대와 8.6세대에서는 각각 42장, 92장이 나온다. 사이즈에 따라 생산량이 2배 이상 차이 나기도 한다.

LG디스플레이가 한국 파주와 중국 광저우에서 운영 중인 8.5세대 OLED 팹과 다른 점은 구현 방식이다. 이는 대형 OLED로 불리는데 증착원이 백색(W) 소자다. 삼성디스플레이의 퀀텀닷(QD)-OLED는 청색(B) 소자다.

이번에 주요 제조사가 준비하는 8.6세대 IT OLED는 적색·녹색·청색(RGB) 소자 기반이다. 셀로판지와 같은 역할을 하는 별도의 컬러필터가 필요하지 않아 색 재현 등 전반적인 성능이 우위다. 이로 인해 추후에는 중소형에서 중대형 제품으로 범위가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와 BOE는 해당 투자를 위해 조단위 금액을 쓴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초기 8.6세대 IT OLED 캐파를 월 8000장 내외로 검토 중인데 경쟁사 발표 토대로 약 2조원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난해와 올해 LG디스플레이가 차입, 유상증자 등을 실시했지만 8.6세대 IT OLED를 위한 행보는 아니었다. 2조원에 달하는 액수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결국 실적이 개선돼야 한다. LG디스플레이는 작년 4분기 7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했으나 올 1분기 다시 적자(영업손실 4694억원)로 돌아섰다. 여전히 전방산업이 불안정하다는 방증이다.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LCD 팹
다만 2분기부터 반등이 유력하다. 증권가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2분기 2000억대 중반 영업손실을 기록한 뒤 3분기부터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4분기에는 3000억대 중반 흑자를 낼 것으로 추산된다.

애플 아이패드 및 아이폰 신제품 효과, TV 시장의 대형 스포츠 이벤트 특수 등이 반영된 추정치다. LG디스플레이는 애플 공급망에서 점차 영향력을 키워가는 단계다. OLED TV 패널 분야에서는 압도적인 선두다.

더불어 LG디스플레이는 중국 액정표시장치(LCD) 매각을 지속 추진 중이다. 다소 협의 기간이 길어지고 있으나 원매자 경쟁 심화로 매각가가 1조원 내외에서 중후반대로 형성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하반기 중 거래가 성사된다면 단번에 8.6세대 IT OLED 투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당장 의사결정이 이뤄지기는 힘들겠지만 경쟁사 대비 너무 늦어지면 안 되기 때문에 올해 안으로는 대략적인 일정이 나와줘야 어느 정도 속도를 맞출 수 있을 것"이라면서 "LG디스플레이도 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복수의 협력사와 논의를 이어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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