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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뉴챕터]공기업 소임에 재무 악화, 특화된 이행 시스템 필요성②재무위험기관 지정, 3기 신도시·공공임대주택 원인

전기룡 기자공개 2024-07-11 07:33:09

[편집자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보통(C) 등급을 받았다. 임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사태 이후 미흡(D) 등급까지 떨어진 뒤 3년만이다. 한때 LH가 3년 연속 우수(A) 등급을 받았던 만큼 다시 반등을 노리고 있다. LH의 재도약이 본격화 된 지금 공공기관 경영평가부터 재무여력과 실적, 미래 먹거리를 함께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0일 07: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2022년 기획재정부로부터 '재무위험기관'에 선정됐다. 부채비율이 기준인 200%를 상회한다는 이유였다. 부채비율을 10년 넘게 꾸준히 개선해왔지만 기획재정부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 현재도 '사업수익성 악화(징후) 기관' 중 한 곳으로 분류된다.

LH의 공적 기능이 부채 상승을 야기한 주된 원인으로 거론된다. '국민 주거생활의 향상과 국토의 효율적인 이용'이라는 설립 취지에 따라 정책 사업을 진행하다 보니 부채로 계상되는 항목들이 상당하다. 대표적인 공적 기능에 해당하는 공공임대주택 관련 사업의 부채가 전체의 62%를 차지한다는 점이 현 상황을 방증한다.

◇부채비율 218%, '사업수익성 악화(징후) 기관' 분류

기획재정부는 2022년 6월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거쳐 LH를 재무위험기관으로 지정했다. 재무위험기관은 재무상황평가 점수가 14점 미만(20점 만점+2점 가점)이거나 부채비율이 200% 이상일 경우 선정된다. LH는 이 중 후자인 부채비율이 200%를 상회한다는 이유로 재무위험기관에 분류됐다.

기준이 된 부채비율은 LH가 2021년 말 기록한 별도기준 221.1%다. LH는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가 합병된 이듬해부터 10년 넘게 부채비율을 개선해 왔지만 아직 기획재정부의 기준치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록한 부채비율도 218%로 여전히 200%를 상회한다.

기획재정부는 LH를 재무위험기관 중에서도 사업수익성 악화(징후) 기관으로 분류했다. 3기 신도시라는 정책 사업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부채가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 판단한 셈이다. 금리 인상과 같은 불확실성에 직면할 시 대규모 부채가 금융비용을 야기해 수익성도 떨어질 수 있다.

LH가 재무위험기관에 지정된 이후 발표한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도 부채총계가 늘어난 배경으로 3기 신도시를 언급했다. 실제 부채총계는 주택시장 안정정책을 통해 3기 신도시 계획이 공표됐던 2018년 당시 127조9532억원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말 152조7120억원까지 급증한 상태다.

3기 신도시의 회수시기가 도래할 경우 부채비율은 보다 악화될 여지가 있다. 사업 특성상 보상 단계에서는 선수금을 포함한 비금융부채가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LH의 비금융부채는 19조4887억원으로 오는 2027년에는 42조원을 상회할 것이라 전망되고 있다.

◇공공임대주택 부채총계 94조, 전체 62% 수준

공공임대주택도 LH의 부채비율을 끌어올리는 대표적인 공적 기능 중 하나다. LH의 지난해 연결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공공임대주택 관련 사업'의 부채총계는 94조7981억원으로 집계됐다. '그 밖의 사업(58조493억원)'보다 규모면에서 앞선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2%에 달했다.

공공임대주택의 관리 규모가 늘어날수록 부채도 함께 증가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공공임대주택 사업을 추진할 시 기금 차입금과 임대보증금이 필수 불가결하다. 이때 사용되는 기금 차입금과 임대보증금은 회계상 비유동부채에 해당한다. 실제 공공임대주택 관련 부채총계 중 대부분이 비유동부채(76조2483억원)에서 나왔다.

문제는 LH의 경영목표상 공공임대주택의 규모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LH의 '전사적 경영목표'에도 주거복지 200만호를 제공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지난해 말 기준 LH가 임대·운영하고 주거복지 규모는 143만3000호로 오는 2027년에는 160만8000호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한준 사장도 연초 LH의 특성을 반영한 재무구조 이행 시스템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3기 신도시와 공공임대주택이라는 공적 기능이 부채비율 상승으로 이어지는 만큼 기획재정부의 재무상황평가 같은 일괄된 가이드라인을 적용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었다.

당시 이 사장은 "기획재정부가 2027년까지 LH의 부채비율을 208%까지 완화시키겠다는 목표를 정했지만 이는 잘못된 재무 구조"라며 "부채비율에 초점을 맞출 경우 3기 신도시 보상이 늦어지는 문제점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부채비율에 문제가 있더라도 공기업으로서 소임을 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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