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 Blue]1년간 60% 오른 동원F&B, 사업 다각화 노력 '빛 봤다'참치캔·양반김 해외 판매 호조 효과도 반영, 신사업 안착 위한 M&A도 검토
정유현 기자공개 2024-07-16 07:44:25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2일 07: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글로벌 시장에서 K푸드가 각광을 받으며 전반적으로 오랜 기간 저평가로 고심이 많았던 식품 기업의 주가에 화색이 돌고 있습니다. 삼비디아(삼양식품+엔비디아)로 불리는 삼양식품과 농심, 풀무원 등 북미에서 성과가 나오고 있는 기업들의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검은 반도체로 불리는 '김'관련 상장사들의 주가에도 불이 켜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워낙 주요 식품 종목의 상승세가 가파르다 보니 소외됐다고 착각했던 식품주가 있는데요. 바로 캔참치의 대표주자인 동원F&B입니다. 차곡차곡 성과를 쌓으며 주가가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1년 전 대비 60% (종가 기준)이상 주가가 상승했습니다. 2023년 액면분할 후 뚫리지 않았던 주가 4만원의 벽도 깼습니다. 6월 18일 장중에는 4만89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습니다. 주가뿐 아니라 외국인 보유량도 6%대에서 9%대로 확대됐습니다.
참치 어가 하락에 따른 호실적에 대한 기대감, 참치캔과 양반김 등의 해외 사업 호조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최근 '역대급'으로 '매운 불참치'를 출시한 것도 투자자들의 마음을 움직였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의 매운맛으로 소비자들을 사로잡은 K라면의 명성을 이은 새로운 제품이 될 것이란 기대감도 반영이 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Industry & Event
전반적으로 동원F&B가 자본 시장에서 주목을 받는 것은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유효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일찍부터 사업 다각화를 추진한 영향에 일반 식품, 조미 유통, 사료 분야 등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일반식품은 동원 브랜드의 참치캔, 양반 브랜드의 조미김·김치, 덴마크 유제품 등이 있습니다.
조미유통은 자회사인 동원홈푸드, 사료는 동원팜스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중 동원홈푸드는 지난해 연매출이 2조원을 넘기며 알짜 자회사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사업 다각화에 따라 경기 변동에 따른 실적 변동성이 낮은 점이 동원F&B의 강점으로 꼽힙니다.
특히 최근에는 주요 원재료인 참치 어가 하락도 투자 포인트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참치는 기후 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높은 편입니다. 동원F&B의 연간 참치 매입액은 약 22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됩니다.
3년간의 추이를 살펴보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라니냐 기간에 참치 어가가 상승했습니다. 2019년 톤당 1200달러 수준이었던 글로벌 어가는 2020년 1340달러, 2021년 1380달러, 2022년 1680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최근 엘니뇨로 인해 참치 어가가 하락 전환한 상태입니다. 어획량 증가와 참치 어가 하향 안정화에 따라 동원F&B의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동원F&B는 소비와 유통트렌드에 기민하게 반응하면서 제품을 다각화하고 육성하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특히 참치캔 제조 역량을 확장해 참치액 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는데요. 그동안 동원홈푸드에서 OEM 방식으로 참치액을 생산했는데 창원 공장에 차제 생산 설비를 갖추면서 직접 사업을 추진합니다. 수익원이 추가된 것이죠. 온라인 사업을 위해 떼어냈던 자회사 동원디어푸드도 다시 흡수하면서 경쟁력을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Market View
동원F&B의 주식 유통 주식 비율은 25.58% 수준입니다. 대주주인 동원산업이 74.38%(1435만1590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국민연금과 외국인 보유량을 빼면 사실상 소액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물량은 크지 않습니다. 이에 따라 자본시장에서 주목을 받는 종목은 아니었으나 지난해부터 동원F&B를 분석한 리포트가 다수 발간되고 있습니다.
올해만 10건 이상의 리포트가 나왔습니다. 대부분의 증권사 연구원들은 참치 어가 하락에 따라 수익성이 개선되는 것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실적 대비 저평가 상태인 점에서 '저점매수' 전략을 추천하기도 했습니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외변수 악화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가 부각되는 시점이다"며 "투입 원재료 부담 하락 또한 대외변수 리스크를 희석하는 등 기존에 보인 호실적 흐름이 유지될 전망으로 주가 우상향에 대한 기대가 가능하다"고 평가했습니다.
견조한 실적 대비 주가가 싼 점도 부각되고 있습니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연결 매출액 및 영업이익을 각각 4조6142억원, 1935억원으로 각각5.8%, 16.1% 추정한다"며 "본업과 더불어 연결 자회사인 동원홈푸드 및 동원팜스도 수익성 개선이 기대 된다"고 진단했습니다.
◇Keyman & Comments
동원F&B의 IR 공식 작성책임자는 조영부 경영지원실장(CFO) 입니다. 조 실장은 2006년부터 2013년까지 동원F&B의 재경팀장을 지내다 최근까지는 자회사 동원홈푸드의 경영지원실장 역할을 맡았습니다. 영업과 재무 분야에 잔뼈가 굵은 인사로 손꼽힙니다.
동원홈푸드 재임 시절 각종 M&A(인수·합병)를 추진했습니다. 2014년 조미소스 1위 기업인 삼조쎌텍과 동원홈푸드의 합병을 통해 본격적인 식자재 유통기업으로의 성장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2015년 농축산물 가공·유통 기업 금천의 합병을 추진해 동원홈푸드의 매출 규모를 2014년 4000억수준에서 2020년 1조1700억까지 끌어올린 주역입니다.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동원홈푸드는 지난해 2조365억원의 매출을 달성했습니다. 이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2021년 8월부터 동원F&B의 경영지원실장으로서 안살림을 챙기고 있습니다.
조영부 실장에게 최근 주가 흐름에 대한 질문을 남겼습니다. 직접 통화하기는 어려웠지만 홍보팀을 통해 질문을 남겼고 답변을 받았습니다.
조 실장은 "주력 제품인 참치캔과 양반김 등이 K푸드로 주목받으며 해외 판매가 늘고 있고 미래먹거래로 육성중인 조미(참치액), 반찬(맛참), HMR(뚝배기/비빔드밥), 유가공(덴마크하이), 육가공(리챔, 그릴리)이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고 하반기에도 선전할 것으로 기대되는 분위기가 반영된 것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동원F&B는 주력 사업 강화를 위해 투자를 단행하거나, 신성장 동력 마련을 위해 건기식과 펫푸드 사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성장세를 공고히하기 위해 추가적인 시설 투자뿐 아니라 M&A에 나설 채비도 갖추고 있습니다.
조 실장은 "다양한 브랜드를 육성하고, 제조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즉석밥,참치액,펫푸드 생산 라인을 증설했다"며 "국내외 M&A도 공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 있고 이를 위해 영업 현금흐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F&F, '강남 사옥 이전' 차입카드 꺼낸 배경은
- [유통가 인사 포인트]롯데쇼핑, 정기인사에서도 곳간관리 중요성 '부각'
- [i-point]지오릿에너지, 파킨슨병 치료물질 특허 기술이전
- [i-point]한컴위드, 양자보안 기술 적용 데이터 보안 솔루션 출시
- [Peer Match Up/에스앤디 vs 엠에스씨]'무차입 vs 단기차입활용', 자금조달 전략 온도차
- [유통가 인사 포인트]안정 방점 롯데그룹 '유통군', 연내 성과 가시화 과제
- [밸류업 프로그램 리뷰]동원산업, 'ROE 상향' 키워드 '4대 산업 육성'
- [1203 비상계엄 후폭풍]실효성 의문인데...'밸류업 정책' 동력 흔들리나
- [롯데관광개발은 지금]복합리조트에 '명운' 건 제주행, 실적부진 터널 끝 눈앞
- [1203 비상계엄 후폭풍]'엎친데 덮친' IPO 예비기업…내년 빅딜도 떨고 있다
정유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유통가 인사 포인트]롯데지주, '경영혁신실' 약진…컨트롤 타워 역할 강화
- [CJ제일제당 식품사업 점검]보릿고개 넘는 내수, K-푸드 신영토 확장 '승부수'
- [빙그레 지주사 전환]'인적 분할' 후 자사주 소각 결정, 승계 시계추는
- [CJ제일제당 식품 사업 점검]경영 시험대선 오너 4세, 글로벌 '주도권' 선점 미션
- LG생활건강, 재무 진단 아쉽지만 주주 환원 '진심'
- [롯데그룹 재무 점검]롯데쇼핑, '8조대 잉여금' 밸류업 원동력 제공
- [캐시플로 모니터]노랑풍선, '수탁금' 증가 덕 현금 흐름 개선
- 잇츠한불, 장남 '임진성 체제'로 후계 구도 굳히나
- [롯데그룹 재무점검]롯데쇼핑, 타인자본 의존도 낮추기 '과제'
- [롯데그룹 재무점검]FCF 남기는 롯데쇼핑, 투자→수익 '선순환'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