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풍향계]NH증권, '느슨해진' 발전공기업 커버리지대표주관·인수 실적하락…고금리 책정 어려워 수임 소극적, 약해진 네트워크
손현지 기자공개 2024-07-29 07:10:22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5일 10: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투자증권이 과거에 비해 발전공기업 커버리지가 약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개의 발전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는 한국전력공사의 대표주관 실적은 눈에 띄게 감소했다. 부채자본시장(DCM) 라이벌인 KB증권이 공고한 위상을 지니고 있는 것과 사뭇 다른 기조다.내부적으로도 이러한 커버리지 기조 변화를 인지하고 있다. NH증권 한 관계자는 "과거 공기업 민영화 등으로 적극적 발행이 이어졌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관련 이슈들이 많이 줄었다"며 "내부 중요성도 약해졌고 공기업 딜 커버가 잘 안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NH, 발전공기업 주관 참여율 저조
과거 발전 공기업 채권은 커버리지 역량이 막강한 대형 증권사의 수혜로 이어졌다. 사실상 DCM 강자인 KB증권과 NH투자증권이 1, 2위를 독식하는 구조였던 것이다. 인수물량도 그에 상응할 정도로 많았다.
NH투자증권은 2020~2021년까지만 해도 한국전력 회사채(SB) 주관 비중이 많았다. 2018년 1위를 차지한 뒤 2021년까지 1~2위를 놓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NH투자증권 주관순위는 눈에 띄게 떨어졌다.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2024년 1월 1일부터 7월 25일까지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중부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남동발전, 한국동서발전 등 한국전력의 자회사인 발전 공기업의 누적 SB 발행량은 2조9500억원에 달한다.
반면 KB증권은 주관실적 1위의 위상을 지켜냈다. 총 11건, 1조7800억원의 주관실적을 기록하며 한국전력 SB의 60.34%에 기여했다. DCM 전체 실적 기준으로 KB증권은 11조4801억원, NH투자증권은 7조8560억의 실적으로 각각 1위, 2위를 차지한 가운데 한국전력 주관실적 순위는 각각 1위, 5위로 다소 차이가 났다.
◇금리 매력 떨어져 수임 소극적
한전 입장에선 회사채가 중요한 자금조달 루트다. 채권 발행을 통해 차입금 상환과 운영자금(설비투자)을 충당하고 있다. 회사채 시장에선 투자심리도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다.
증권사 입장에선 수수료 매력이 떨어지긴 하나, 여전히 매력적인 이슈어다. 특히나 ESG채권시장을 공략하려는 하우스의 경우 연간 트랙레코드의 볼륨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하다. 6개 발전공기업은 ESG 채권 발행량이 많은 기업집단으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 몇년새 NH투자증권 커버리지에서 발전공기업 비중은 눈에 띄게 낮아졌다. 회사채 시장이 한동안 경색되면서 고금리를 책정하기 어려운 한전 계열사들의 주관업무 수임에 다소 소극적으로 임해온 탓이다.
자연스럽게 인수금액도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NH증권은 상반기 1600억원의 한국전력 SB 물량을 확보했다. 전체 발행 물량 중 차지한 인수 비중은 5.67%에 불과하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NH증권 내부적으로도 약점으로 인지하고 있다"며 "대기업 커버리지에서도 LS그룹 등 새로운 기업집단으로 힘을 쏟으려는 움직임"이라고 설명했다.
그 사이 중소형 증권사들이 틈새를 파고들면서 자리를 뺏겼다. 중소형사들에겐 새로운 사업 기회가 될 수 있다. 발전공기업은 발행은 일괄신고제도를 도입해 증권신고서 제출이 면제된다. 수요예측 절차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여신전문금융채권(FB)와 유사하다.
FB시장에서의 영업 노하우를 기반으로 중소형사들도 SB시장에서 활약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올해 하반기에도 한전채 만기 도래 물량이 12조원 대에 달해 발행 릴레이를 벌일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1분기 한전이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발행 급증에 대한 우려감은 크지 않다.
KR증권, 부국증권, 한양증권 등은 새로운 사업 기회로 여기고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현대차증권과 케이프투자증권, DB금융투자, 흥국증권 등도 올들어 1000억원 이상의 인수 실적을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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