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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배성민 디이엔티 대표이사 "레이저 노칭에 쏟아지는 러브콜, 글로벌 확장 적기"경기도 3공장 증설 박차, 기술개발 수주 결실

김혜란 기자공개 2024-07-31 08:50:10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9일 14: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이엔티가 '3공장' 증설과 거래처 다변화를 통한 확장전략을 추진한다. 레이저 노칭 기술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행보다. 지금까지 디이엔티가 판매한 레이저 노칭 장비의 주요 수요처는 LG에너지솔루션과 그 합작회사였다.

배성민 디이엔티 대표이사(사진)는 지난 24일 경기도 오산시 디이엔티 오산공장에서 진행한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배터리 제조사와 완성차 업체에서 많은 러브콜을 받아 왔다"며 "지금까지는 캐파(CAPA·생산능력)가 부족해 대응 여력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북미와 유럽 고객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캐파 확충, 경기도권 신공장 설립 추진

디이엔티는 LG에너지솔루션의 파우치형 배터리 양산라인에 양극과 음극용 레이저 노칭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노칭은 전극판에 탭(Tab) 형상을 만들어주는 공정을 말한다. 칼날을 이용하는 프레스 타입의 장비가 통용되고 있었으나 디이엔티는 레이저를 쏘아 탭 형상만 남기고 잘라주는 레이저 노칭 장비를 개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까지 글로벌 캐파를 540기가와트시(GWh)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고, 업계에선 490GWh까지 확보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투자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만큼 디이엔티도 성장을 위해선 고객사 다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배 대표는 "경기도 내에 약 3만3000㎡ 부지를 알아보고 있다"며 "캐파를 확충해 매출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2022년 지은 향남 2공장과 오산공장(본사) 규모를 합한 1만2570㎡의 3배에 달하는 크기의 공장을 새로 짓겠다는 구상이다.

또 LG에너지솔루션이 원통형인 2170(지름 21㎜·높이 70㎜)과 4680(지름 46㎜·높이 80㎜) 배터리 전극공정에도 양극과 음극 레이저 노칭장비 도입을 검토하면서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레이저 용접, 충방전기 등 신사업도 3공장에서 추진할 예정이다. 차세대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생산 공정에 쓰일 레이저 노칭도 개발 중이다.

디이엔티는 지난해 매출이 1274억원으로 전년대비 2배 넘게 급성장했다. 레이저 노칭 장비 수주가 크게 늘어난 덕이다. 전방산업의 캐즘(일시적 수요둔화) 현상으로 올해는 2차전지 배터리 제조사들의 투자가 주춤할 것으로 예상되나 레이저 노칭 수요 증가로 회사는 올해도 매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배 대표는 내다봤다.

디이엔티의 레이저 노칭 장비. 길이가 30m, 높이가 2.6m에 달한다. (디이엔티 홈페이지)

◇프레스 타입 대비 생산속도 1.5배 향상, 유지보수 강점

배 대표는 "레이저 노칭은 프레스 타입 장비보다 생산속도가 1.5배 빠르다"며 "프레스 타입 장비는 100만 타발에 한 번씩 칼날을 연마해 줘야 하지만 레이저의 교체 주기는 2년이다. 생산속도와 유지·보수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프레스 타입은 레이저 노칭 장비로 대체될 것이란 게 배 대표의 설명이다. 지금은 무지부(활물질이 도포되지 않은 부분)에서 절단하지만, 유지부(활물질이 도포된 부분) 레이저 노칭 장비 개발도 완료한 상태다. 유지부 절단이 가능해지면 전극판에서 불필요한 무지부를 따로 둘 필요가 없어 결과적으로 충전용량이 늘어나는 효과가 생긴다.

배 대표는 "프레스 타입의 장비는 유지부와 무지부 절단이 가능한데 레이저 노칭 장비도 유지부 커팅이 가능해지면, 시장에 깔린 어마어마한 물량의 프레스 장비를 대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레이저 노칭 장비는 생산속도가 빠른 강점이 분리막과 음극, 양극을 탑처럼 쌓는 '라미네이션 앤드 스태킹(Lamination & Stacking)' 공법에서 효율적으로 쓰인다. 다만 분리막을 지그재그로 겹겹이 쌓고 그사이에 음극과 양극을 끼워 넣는 '지그재그 스태킹' 공법에선 생산속도가 빠를 필요가 없어 아직까진 프레스 타입 장비가 쓰이고 있다.

배 대표는 "고객사들이 '어떻게 하면 생산성을 높이고 더 좋은 프로세스를 개발할까'를 고민하고 있기 때문에 노칭 장비는 결국 레이저로 바뀔 것"이라며 "프레스 타입 장비는 1분당 1000개의 생산 가능한 게 한계이지만, (디이엔티의) 레이저 노칭 장비는 1500개까지 생산 가능한 게 검증됐고 2000개까지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2001년 설립된 디이엔티는 디스플레이 장비 사업을 하는 회사였으나 2018년 말 LG에너지솔루션 오창공장 파우치 배터리 파일럿 라인에 양산 장비 공급에 성공하며 2차전지 설비 업체로 변신했다.

배 대표는 "당시 전망이 밝은 배터리 산업에서 사업 아이템을 찾던 차에 고질적으로 문제 되는 공정이 (계속 칼날 연마가 필요한) 프레스 타입의 노칭이라고 해서 레이저 기술 개발에 착수했고 3년 만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남들이 안 하고 기술 집약적이면서 경쟁력 있는 아이템을 발굴해 사업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디이엔티는 최근 LG에너지솔루션과 일본 완성차 업체 혼다의 합작법인인 L-H 배터리 컴퍼니(L-H Battery Company Incorporate)로부터 총 874억원 규모 레이저 노칭 장비를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양극용 13대와 음극용 레이저노칭 장비 14대를 한 쌍씩 2026년 3월까지 순차적으로 납품한다. 전 세계에서 음극과 양극 레이저 노칭 장비를 모두 양산라인에 공급하는 회사는 디이엔티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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