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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사업구조 재편]금감원의 '정정' 명령이 불러올 여파는합병 실행계획에 제동…그룹 주가에도 불확실성으로 작용

이호준 기자공개 2024-07-26 08:14:50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5일 11: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원이 두산로보틱스에 증권신고서 '정정'을 명령했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내용을 상세히 기재하고 제출하면 그만이겠지만 가볍게 볼 일은 아니다. 일단 언제 받아들여질지부터 확실히 알 수 없다. 사업 시너지와 투자 차질의 문제다. 특히 주가 불확실성도 지속될 가능성이 있어 그룹 안팎이 어지러워졌다.

금감원은 두산로보틱스에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했다고 24일 공시했다. 앞서 두산로보틱스는 두산밥캣과 포괄적 주식교환 등을 통해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의 완전자회사로 이전 및 합병하는 사업구조 개편안을 발표했다. 두산로보틱스가 3개월 이내에 정정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합병 증권신고서는 철회된다.

금감원은 주요 감독기관으로서 이런 막강한 권한을 지녔다. 수정이 필요한 부분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진 않았지만 "현재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구조 개편과 관련한 배경, 주주가치에 대한 결정 내용, 수익성과 재무 안정성에 발생할 수 있는 위험 등을 보완하라"는 게 정정 요청의 취지로 알려졌다.

금감원이 합병을 추진하는 기업의 증권신고서를 수정하라고 요구한 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규모가 큰 기업의 사례를 들면 한국앤컴퍼니가 있다. 한국앤컴퍼니는 2020년 말 배터리 전문 자회사인 한국아트라스BX의 흡수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받았다. 금감원은 이때도 세부 사유를 공개하진 않았다.

SGC에너지(옛 군장에너지) 역시 2020년 삼광글라스-이테크건설과의 합병을 추진할 때 금감원으로부터 증권신고서 수정 명령을 들었다. 카나리아바이오(두올물산)도 모회사인 두올물산홀딩스와의 합병을 진행하며 증권신고서를 고쳐서 다시 낸 바 있다.

실제 철회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합병 작업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었던 최악의 상황을 고려했을 때 무난한 결말이다. 대부분 합병의 목적과 배경, 합병 가액과 투자 위험 요소 등을 일부 수정하고 내용을 추가해 증권신고 효력을 발생시켰다.

다만 정정 명령의 최대 단점은 '사업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한국앤컴퍼니의 경우 수정해서 제출한 증권신고서도 세 번이나 퇴짜를 맞았다. 결과적으로 정정신고서의 최초 제출일로부터 세 달 만에야 승인이 나서 합병을 위한 주주총회도 일정 기간 지연됐다.

특히 앞선 사례들을 보면 금감원이 연이어 퇴짜를 내놓은 이유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이들은 모두 합병이 발표됐을 때부터 합병 비율과 관련해 소액주주의 반발을 샀다는 공통점이 있다. 기업가치 측면에서 두산로보틱스는 부풀려지고 알짜 자회사인 두산밥캣은 평가절하됐단 비판을 사고 있는 두산로보틱스도 예외가 아니다.

두산밥캣을 합병해 선진시장 내 존재감을 빠르게 확대하려던 두산로보틱스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우려가 생겼다. 지주사인 ㈜두산도 사업적 영향을 피해갈 수 없다. ㈜두산은 이제 막 성장하고 있는 신사업 자회사들을 이끌고 있는 만큼 그룹 재건을 위한 M&A에 두산밥캣이 보유한 현금을 사용할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가장 피해를 보는 건 주주들이다. 사업 재편안이 발표된 이달 12일 이후 두산로보틱스뿐 아니라 ㈜두산, 에너빌리티, 밥캣 주가는 널뛰기 장세를 보이고 있다. 수정된 증권신고서가 받아들여지기 전까지 퇴짜와 철회라는 불안은 주가 불확실성에도 계속 파급효과를 미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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