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2일 10:1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은 압축성장으로 인해 주식회사의 발달과정을 거치지 않고 개념만 차용해 왔습니다. 그런 이유로 서구의 이사회 구조보다 오너(지배주주)의 의결권이 더 존중받는 기업문화가 강하죠.한국 기업문화에도 변화가 일고 있습니다. 이사회 중심 경영이란 거대한 시대의 흐름이 거스를수 없는 대세입니다. 경영과 소유를 구분하는 마인드가 확산되고 이사회의 역할이 커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최근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차원에서도 이사회 책임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경영진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하고 이행하는 과정에서 이사회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는 것이죠. 특히 국내에선 지배주주로부터의 이사회 독립성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전체 주주보다 특정주주(오너)의 이익을 우선하는 자본배분과 의사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커서죠.
문제는 기업 이사회가 바람직한 구성을 갖고 제대로 운영되는지 어떻게 판별하고 평가할 수 있느냐입니다. 이사회 스스로의 평가도 좋지만 외부에서 제3자의 시각으로 객관성을 담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쉽게도 국내에선 이 같은 역할을 하는 기관은 찾아보기가 어렵죠. THE CFO가 바람직한 이사회에 대한 경종을 울리기 위해 이사회 평가 체계를 시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THE CFO가 선보이는 '이사회 평가 시스템'은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에 나오는 지배구조핵심지표를 토대로 화우, 세종 등 국내 대형 로펌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의견을 받아 평가지표를 구축했습니다.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를 수립하고 카테고리별로 문항을 설정, 점수화했습니다.
문항별 1~5점, 총점 255점을 배점했으며 최대한 객관식에 가깝게 계량 평가하는데 역점을 뒀습니다. 문항별 점수를 합친 총점으로 순위를 정하고 6대 공통지표 각 문항당 점수 합의 평균을 육각형 모델에 적용했습니다. 평가는 지배구조보고서와 사업보고서 등 공시자료를 기초로 진행했습니다.
6대 공통지표와 관련 내용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구성
가장 기초라 할 수 있는 이사회 구성과 멤버들의 성향, 구조여부를 보기 위한 항목입니다. 이사회 수와 사외이사 비중, 그들의 경력과 전문성,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등의 독립성을 보장할 수 있는 구조 등의 문항을 중점적으로 담았습니다. BSM(Board Skills Matrix)과 함께 9개 문항으로 문항당 1~5점, 최대 45점의 점수를 배정했습니다.
②참여도
구조가 갖춰졌으면 이사들의 성실도와 구성원 후보들의 관리,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을 상대한 회사의 교육체계 등을 보는 항목입니다. 이사회의 적정한 개최횟수와 출석률, 사외이사 풀(Pool)의 정기적 관리, 감사위원회 개최횟수와 지원, 이사들에게 대한 적정한 교육 여부 등의 문항을 중점적으로 담았습니다. 8개 문항으로 문항당 1~5점, 최대 40점을 배정했습니다.
③견제기능
국내 이사회 제도의 최대 관건은 지배주주의 독단을 견제할 수 있는 구조와 운영체계를 갖췄느냐 여부입니다. 사외이사 추천을 어떤 경로로 받는지, 사외이사 후보추천 과정에서 지배주주나 경영진의 개입을 차단할 수 있는지,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을 마련하고 절차대로 진행되는지, 부적격 임원의 선임방지를 위한 정책이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보는 항목입니다. 9개 문항으로 각 문항당 1~5점, 최대 45점을 배정했습니다.
④정보접근성
지배주주로부터의 독립성과 더불어 투명성 역시 이사회 운영의 수준을 가늠케 하는 지표입니다. 회사 밖에 있는 이들이 기업 내 이사회 운영을 보는 가장 대표적인 수단은 공시인데요. 결국 기업 이사회가 공시를 얼마나 자세하게 투명하게 하는지가 정보 접근성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홈페이지 및 사업보고서에 어떤 항목을 얼마나 상세히 공개하는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봅니다. 7개 문항으로 각 문항당 1~5점, 최대 35점을 배정했습니다.
⑤평가 개선 프로세스
이사회는 단순히 꾸리고 운영해서 끝날 게 아닙니다. 이사회 활동, 사외이사에 대한 평가를 하고 재선임에 이를 반영할 필요가 있죠. 다만 평가여부와 주체, 그리고 이를 반영하는지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평가결과를 공개하는지 그 결과를 근거로 개선안을 마련하고 실행하는 지 등을 보는 항목입니다. 7개 문항으로 각 문항당 1~5점, 최대 35점을 배정했습니다.
⑥경영성과
이사회 경영의 최종 목적은 경영성과와 주주가치 제고입니다. 독립·투명하게 움직이는 이사회에서 내린 의사결정이 기업 자원배분과 경영에 더 도움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숫자로 증명이 돼야 합니다. 자기자본순이익률(ROE), 주가순자산비율(PBR), 총주주수익률(TSR), 매출·이익성장률과 각종 건전성 지표로 말입니다. 11개 문항으로 각 문항당 1~5점, 총점 55점이 배정됐습니다.
THE CFO는 코스피 상장기업을 시작으로 금융회사 및 코스닥, 경제적 파급력이 큰 비상장 회사들의 이사회를 평가해 나갈 예정입니다. 바람직한 이사회의 구성 모델부터 이사회 멤버들의 경영 활동에 대한 감시와 견제를 통해 한국 기업의 거버넌스를 한단계 업그레이드하는데 일조하고자 합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농금원 "2027년까지 농식품펀드 1조원 추가 조성"
- 머스트운용, 영풍에 주주제안 "자사주 소각하라"
- 코스닥 장수기업의 '뚝심'
- 'MBK 투자처' 메디트, 3Shape와 특허 소송 종결 합의
- [i-point]덕산그룹, 채용 연계형 외국인 유학생 동계 인턴십 모집
- 조병규 행장 연임 불발, 차기 우리은행장 '안갯속'
- [여전사경영분석]한국캐피탈, 업황 악화에도 순이익 경신…빛 본 다각화 효과
- [여전사경영분석]OK캐피탈, 하반기까지 이어진 영업 중단에 분기 적자
- [양종희호 KB 1년 점검]난세의 리더십, 치세의 리더십
- OK금융, 오너 일가 소유 대부업 정리 '속도'
원충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이슈 & 보드]박막사업 매각 결정한 넥실리스 이사회, SKC와 한 몸
- [피플 & 보드]SKB 매각이익 주주환원 요청한 김우진 태광산업 이사
- [2024 이사회 평가]삼성SDS가 품은 엠로, 지배구조 개선은 아직
- [2024 이사회 평가]코스모화학, 구성 지표 아쉽지만 감사위 설치 등 노력
- [2024 이사회 평가]대주주 입김 강한 한전KPS…준시장형 공기업 한계
- [Board change]LS머트, 이사회에 케이스톤 인사 모두 빠졌다
- [Board change]자산 2조 넘은 제주항공, 이사회 개편 불가피
- [그룹 & 보드]KT, 스카이라이프 사추위 독립성 발목
- KT 문제는 '주주' 아닌 '외풍'
- [이슈 & 보드]KT, 내부 참호 구축 vs 정치적 외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