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K-금융 빌드업]동남아 마지막 격전지, 인니 진출의 명과 암①세계4위 인구 대국, 5%대 GDP성장률에 27개 금융사 진출‥‥중장기적 접근 필요
자카르타(인도네시아)=김영은 기자공개 2024-07-31 12:52:28
[편집자주]
아세안 국가 중 최대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인도네시아에 금융사의 관심이 크다. 인도네시아는 인적 물적 자원이 풍부하고 매년 5%대 경제성장률을 보이는 등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해 매력적인 진출지로 꼽힌다. 그러나 한국과의 문화적 차이가 분명하고 금융 인프라도 미흡해 현지에서 단단한 성장 기반을 가지는 것이 과제로 남아있다. 인도네시아 금융 산업의 현황과 현지에 뿌리내리고 있는 국내 금융사의 진출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9일 07: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 지역의 마지막 남은 요충지로 꼽히는 국가다. 2050년에는 세계 4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한다는 전망이 나올 만큼 인적·물적 자원이 풍부하고 현재도5%대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지속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인도네시아의 잠재력을 높이 사 은행과 증권, 보험, 여전을 가리지 않고 27개 금융사가 현지에 진출해 있다.그러나 현지 진출에 있어 높은 성장성에 기대기 보다는 장기적이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한국에서 이뤘던 급속한 성장 보다는 문화와 규제 등 현지의 속도에 발맞춰 성장 기반을 다져가는 방식의 전략이 필요하다.
◇한국 포함 해외 직접 투자 지속 증가…한국계 금융사 진출도 활발
인도네시아는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가진 국가다. 인구 2억8000만명의 대국인 데다 중위연령도 29.7세로 젊다. 동남아 최대 소비시장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 석탄, 니켈 등 광물 자원도 풍부해 중국과 베트남을 대체하는 제조 강국으로 각광받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그간 탄탄한 내수 시장과 외국인 투자 유치를 바탕으로 5% 이상의 높은 경제 성장률을 유지해왔다.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2.07%)를 기록했으나 이후 정부 주도의 경기 회복 정책으로 지난해 5.05%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OECD는 올해에도 인도네시아의 경제성장률을 5.1%로 전망했다. 이는 세계 평균 성장률 전망치 3%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외국인 투자 유치도 최근 5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해 지난해 497억 달러를 달성했다. 싱가포르가 153억 달러로 가장 높았고 중국, 홍콩, 일본, 말레이시아 순으로 투자규모가 높았다. 한국 또한 현대자동차, 포스코, LG전자, KCC 등 대기업들이 활발한 투자로 지난해 25억 달러를 투자하며 전체 7위를 기록했다.
인도네시아의 높은 성장 잠재력과 한국계 기업의 활발한 투자에 발맞춰 금융사들도 대거 진출해 있다. 지난해 6월말 기준 자카르타에 27개 금융사가 32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4대 시중은행을 포함해 7개 은행이 현지에 법인을 두고 있다. 그 외 증권사가 9개 법인, 보험사 4개 법인, 여전사가 8개 법인을 두고 있다.
높은 성장 전망에 대한 기대감으로 금융사의 추가적인 진출 가능성도 높다는 전망이다. 현재 KB금융그룹은 인니를 제2의 마더마켓으로 설정하고 은행·카드·캐피탈·증권·자산운용 등 7개 계열사가 진입해 있다. 뿐만 아니라 한화생명은 생명보험 법인 뿐 아니라 현지 손보, 증권, 자산운용사 인수에 이어 올해 은행 지분 투자를 단행하며 금융그룹의 전열을 가다듬었다.
여타 금융그룹도 현지의 높은 성장 가능성을 높이 사며 추가 계열사 진출을 염두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업은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가 중요하기 때문에 현지 법인 기반이 자리잡은 후 추가적인 계열사의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현지 중심적 접근 필요…"한국 속도 기대해선 안돼"
인도네시아의 유망한 진출지인 것은 분명하나 현지에서 자리 잡기가 만만치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처럼 단기간 내 급속한 성장을 이뤄내기에는 문화적 차이 및 금융당국 규제, 양질의 금융 서비스 제공을 위한 현지 제반 사항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이다.
현지 금융당국인 OJK(금융감독청)은 해외 금융사에 대해 주재원 수를 제한하고 사전부터 상품 출시, 투자 계획 등 세세한 업무 계획에 대한 사전 승인을 하는 등 엄격한 관리를 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한국 본사의 금융사의 업무 방식과 조직 문화를 이식하기가 쉽지 않고 금융서비스 니즈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과 사업 속도를 더디게 하는 요인이다.
더불어 신용 인프라 기반이 약한 현지 특성상 대출 자산에 대한 심사나 부실 관리가 어렵고 이자 수취를 부당이득으로 간주하는 이슬람금융 고유의 특징 등은 한국계 금융사가 국내 기준의 원칙과 지식을 현지에 적용하기 어려운 부분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따라서 인도네시아 진출에 대해 장기적 성장성에 기댄 단순한 접근 보다는 중장기적인 전략과 안목을 가지고 섬세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현지에서 근무하는 금융권 관계자는 “인도네시아가 기회의 땅인 것은 맞지만 한국이 기대하는 성장 속도를 따라가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정책, 금융시스템 등이 글로벌화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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