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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K-금융 빌드업]금융 인프라 미흡, 낮은 침투율…어려운 영업 환경②신용평가·담보회수 체계 미흡…소득 양극화·페이앱 발전에 은행 수요 낮아

자카르타(인도네시아)=김영은 기자공개 2024-07-31 12:52:36

[편집자주]

아세안 국가 중 최대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인도네시아에 금융사의 관심이 크다. 인도네시아는 인적 물적 자원이 풍부하고 매년 5%대 경제성장률을 보이는 등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해 매력적인 진출지로 꼽힌다. 그러나 한국과의 문화적 차이가 분명하고 금융 인프라도 미흡해 현지에서 단단한 성장 기반을 가지는 것이 과제로 남아있다. 인도네시아 금융 산업의 현황과 현지에 뿌리내리고 있는 국내 금융사의 진출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9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도네시아는 아직 금융 인프라의 정착이 미흡한 국가다. 특히 기업 및 개인의 신용 정보를 조회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정착되지 않아 한국계 금융사는 대출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지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비재무적 요소를 고려해 여신을 제공하는 현지 금융사와 영업 경쟁이 쉽지 않다.

은행과 카드 등 금융서비스의 침투율이 낮은 것 또한 기회인 동시에 장애물로 작용한다. 게다가 코로나19 시기 결제 핀테크를 중심으로 전자 결제 시장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며 은행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더욱 낮아진 상황이다.

◇신용평가제도 미정착,기업 재무제표 투명성↓…대출 심사 난항

인도네시아는 양질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기반이 아직 정착되어있지 않은 국가다. 대표적으로 신용시스템이 취약하다. 은행에서 개인의 신용정보를 조회할 수 있는 공유 시스템이 부재하고 신용평가제도도 정착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러한 탓에 여신 영업도 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기업의 재무제표 등 공시 데이터에 대해서도 정보에 대한 투명성이 낮다. 은행 및 세금 신고 등에 따라 데이터를 임의적으로 수정하는 등 공시 체계가 명확히 자리잡혀있지 않아 대출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어려움이 있다.

이러한 환경에 현지 은행들의 여신 영업도 공개된 기업 데이터가 아닌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앞선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공시되는 재무 데이터를 봤을 때는 신용등급이 낮아 한국계 금융사는 대출 승인이 불가한데 현지은행에서는 네트워크를 통해 파악한 비재무적 요소를 고려해 기업에 여신을 제공한다"며 "그렇게 해도 부실 문제가 없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한 이슬람 종교적 문화로 빈번한 구조조정 요청이 발생해 연체 관리에 어려움을 격고 있다. 현지 금융사는 대부분 서구의 투명한 금융시스템을 표방하고 있으나, 인도네시아에서는 아직도 이슬람금융(Syariah Bank)이 공존하고 있다. 이슬람금융은 실물 거래가 수반되지 않는 자본대여만을 통한 이자 수취를 부당이득으로 간주해 수익과 손실에 대해서 공동 부담의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이슬람금융 특징으로 인해, 인도네시아 차주의 대부분은 상거래 채권을 은행이자보다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사업이 어려워지게 되면 대출금 상환 노력보다는 이자 및 연체이자 면제, 원금 상환 유예 등의 구조조정을 빈번히 요청하는 관행을 보이고 있다.

◇40% 그친 은행 계좌 보유율…페이 시장 발전 '엎친데 덮친격'

인도네시아는 한국과 달리 금융 서비스의 접근성이 낮다. 인도네시아 국민 중 60% 이상은 은행 계좌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신용카드 보급률은 3% 수준에 그친다. 보험 침투율 또한 1.4%로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에서 의무로 시행하는 자동차 보험도 의무화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기본적인 금융 서비스 기반이 자리잡히지 않은 와중에 간편결제 시장이 빠른 속도로 발전했다. 코로나19 시기를 지나며 Ovo, GoPay 등 핀테크 플랫폼을 중심으로 생활금융 시장에 대한 디지털화가 이루어졌다. 2022년 인도네시아의 결제 시장을 통한 카드 사용 건수는 16억건, 핀테크 앱 내에서 사용하는 E-Money 규모는 508조루피아에 달한다.
인도네시아 전자결제 거래액 규모 추이

이러한 환경은 현지에 진출해 있는 한국계 금융사에게 리테일 기반을 확장하는 데 어려움으로 작용한다. 인도네시아는 부의 양극화가 뚜렷해 소득 상위 계층을 제외하고는 은행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들의 금융 서비스 수요가 핀테크 서비스를 통해 충족되면서 은행에 대한 니즈는 더욱 사라진다는 분석이다.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에서 근무하는 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금리 경쟁력을 갖춘 파킹통장 상품을 내놔도 한국에서는 기대해볼법한 만큼의 성과가 없었다”며 “소득 상위 계층은 현지 은행의 충성 고객인 소득 상위 계층은 움직이지 않고 그 외 서민들은 소득이 매우 적어 은행 거래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향후 경제 성장을 통해 중산층 인구가 확대되면 은행에 대한 수요도 함께 늘어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현지의 또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은 중산층 기반이 매우 얇지만 5%대 경제성장률과 함께 임금도 매년 10% 가까이 오르고 있어 중산층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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