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7월 31일 07:3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 티몬·위메프 정산지연 사태가 커진 가운데 모회사인 큐텐그룹은 책임자로 지목된 구영배 큐텐 대표를 싱가포르 기반의 물류 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 대표직에서 물러나게 하고 후임으로 마크 리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선임, 비상경영체제를 본격화했다.#. 게임사 넷마블은 2022년 CFO인 도기욱 전무를 공동대표로 선임했다. 게임업계에서 CFO가 대표직을 맡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2021년 홍콩 소재 소셜카지노 게임사 '스핀엑스'를 인수하면서 재무 부담이 가중되자 구원투수 격으로 내세웠다. 이후 2024년 재무상태가 어느 정도 개선되자 대표 자리에서 내려왔다.
#. 코로나19 진단키트로 유명한 미코바이오메드는 엔데믹 이후 적자가 커지자 2023년 대표이사 교체를 단행했다. 2019년부터 CFO를 맡아왔던 이성규 부사장이 CEO 자리에 올랐다. 침체된 분위기를 쇄신하고 수익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삼기 위한 조치다.
앞서 세 가지 일화는 재무적 이슈가 불거진 기업의 CFO가 대표이사직을 맡아 소방수로 나선 사례다. 자금 부담과 수익성 저하를 해결하기 위해 숫자에 밝은 CFO들에게 전권을 쥐어줬다. 이때 소방수로 나선 CFO는 재무개선에 성공할 경우 구원투수, 실패하면 패전처리 투수가 된다.
모든 회사가 그런 것은 아니긴 해도 통상 CFO를 2인자로 여기는 기업문화가 이럴 때 드러난다. 언뜻 보면 재계에서 CFO의 위상을 가늠할 수 있는 스토리다. 하지만 이면에는 그들 역시 대표이사에 올라가기 전까지 현직 CFO였으며 재무구조를 악화시켰던 의사결정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인사들이다. 그 책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얼마 전 더벨과 인터뷰한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전 대표(현 고문)는 "CFO는 최고경영자(CEO)를 견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지론을 펼쳤다. 기업이 잘될 때는 반대 목소리가 없어도 무방하나 잘못됐을 땐 반대 목소리 없이 추진한 일이 큰 문제를 일으킨다.
이에 비춰보면 앞서 세 가지 사례는 CFO의 견제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거나 오히려 동조했을 때 벌어진 현상이라 볼 수 있겠다. 기업에는 수많은 의사결정이 있고 그 결과들이 쌓여 지금의 모습이 된다. 그 속에서 CEO는 성장과 비전을, CFO는 현실과 위험을 보는 역할이다. 성장에 취한 CEO나 오너를 CFO가 말리지 못하고 현실과 위험을 충분히 경고하지 못한, 또는 하지 않은 결과다.
그런 의사결정이 독처럼 쌓여가면서 최근 티몬·위메프 같은 사태로 비화된다. CFO 출신으로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성공적으로 CEO 직무를 완수했던 권 고문의 말을 다시 한 번 곱씹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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