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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한진칼]외부주주들 영향력 확대, '양날의 칼' 우군[소수지분 거버넌스]⑦오너 일가 지배력 감소, 호반 등 외부세력 관계 중요

원충희 기자공개 2025-04-29 08:22:18

[편집자주]

국내 재계에서 창업자는 신성불가침의 영역이다. 오너 대다수가 창업자 가문의 사람들이다. 다만 SM엔터테인먼트의 이수만 전 의장, 아미코젠의 신용철 전 회장 등 지분율이 낮은 오너는 경영진과 주주들의 지지를 잃을 경우 밀려날 수 있다. 기업 성장과 상속 등의 과정에서 지분이 희석된 오너들은 어떻게 지배력을 보강하고 있을까. theBoard가 기업 총수의 오너십 유지 비결을 들여다 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5일 13시06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의 최상위 지배회사인 한진칼은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 별세 후 상속에 따른 지분 분산과 상속세 납부를 위한 매각 등으로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떨어졌다. 게다가 가족 간의 경영권 분쟁으로 지분 결집마저 어려워지면서 총수 가문의 지배력이 현저하게 저하됐다.

이런 가운데 호반건설, 델타항공, 산업은행 등 외부주주들의 지분율이 높아 이들의 입김이 강하게 서리는 구조다. 현재 조원태 회장은 외부 우호세력과의 협력, 이사회 장악, 정석인하학원 등 특수관계자 활용 등을 통해 경영권을 유지하고 있지만 외부 우군은 '양날의 칼'로 작용할 수 있어 불안감이 남아있다.

◇가족 간 분쟁 탓 오너 일가 지분 결집 어려워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은 생전에 한진칼의 최대주주로서 지분 17.84%를 보유했었다. 이 밖에 친족과 그 영향력 하에 있는 정석인하학원, 일우재단, 정석물류학술재단 등 특수관계자 지분을 합치면 2018년 말 기준 28.95%였다. 당시 자사주는 6492주에 불과한 탓에 의결권 지분율도 별 차이가 없다.

이때만 해도 조 전 회장 중심으로 친족과 특수관계자가 지분이 결집돼 있어 충분한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의 사후 얘기가 달라졌다. 일단 조 전 회장의 지분이 법정상속 비율에 따라 유족들에게 분할 상속됐다. 이명희 고문(배우자)에 5.94%, 조원태 회장(장남)에 3.96%. 조현아 전 부사장(장녀) 3.96%, 조현민 사장(차녀)에 3.96%가 넘어갔다.

상속세 납부를 위한 지분 매각이 이뤄지면서 오너 및 특수관계자 지분율은 더욱 하락했다. 조 전 회장 별세 전에는 29%에 육박했으나 작년 말 기준으로는 20.13%로 떨어졌다. 현재 주요 오너 일가 지분을 보면 조원태 회장이 5.78%, 조현민 사장이 5.73%로 양대 주주이고 이명희 고문은 2.09%, 김현모(대한항공임직원 자가보험)가 2.27%, 정석인하학원 1.9%, 대한항공사우회가 1.09%로 분산돼 있다.

*2018년 말 → 2024년 말

오너 일가 중 특정인에게 지분이 몰리지 않고 나눠진 만큼 가문 내 지분 결집이 중요하나 가족 내 경영권 분쟁이 벌어지면서 이 또한 어렵게 됐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2019년 말부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에 도전하며 KCGI(당시 한진칼 17.29% 보유)와 반도건설 (당시 8.28% 보유)를 끌어들였다.

◇조원태 회장, 외부세력과 연대 통해 경영권 유지

오너 일가 내 지분 결집이 어려워진 조원태 회장은 델타항공(14.9%)과 산업은행(10.58%) 등의 우호세력과 손잡고 경영권을 방어했다. 지금도 자체적인 지배력이 약한 만큼 외부 주주들과의 협력을 통해경영권을 유지하는 형태가 이어지고 있다.

오너 일가를 제외하고는 현재 한진칼의 2대 주주는 호반그룹이다. KCGI로부터 한진칼 지분 13.97%를 인수한 데 이어 콜옵션과 신주인수권, 팬오션 보유지분 매입을 통해 17.9%를 확보했다. 호반건설은 지분 인수 전에 한진그룹과 협의를 진행했으며 반도건설과는 접촉하지 않았던 만큼 호반그룹은 조 회장의 우호세력으로 분류되고 있다.

달리 말하면 조 회장과 호반그룹 간의 관계는 경영권 분쟁의 핵심 변수이기도 하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우군과 관계가 틀어져 적대적으로 변하는 사례가 다수 있기 때문이다. 고려아연와 영풍은 오랜 동업관계이자 우호세력이었지만 지금은 적대세력이 됐으며 한미그룹 경영권 분쟁 사태 때도 우군이던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의중에 따라 모녀와 형제 간의 승패가 달라졌다.

호반건설은 2015년 금호산업 인수전에 참여했던 전례가 있는 등 항공업에 대한 관심을 드러낸 적이 있다. 게다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경영진이 상정한 이사 보수한도 증액(90억원→120억원)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호반그룹 지분이 한진 오너 가 지분과 2% 남짓한 차이에 불과해 향후 한진그룹의 지배구조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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