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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플렉시티' 얻은 SKT, 포털 대항마로 에이닷 키우나 검색기능 추가…실리콘밸리 AI 스타트업 투자 기회 지속 모색

노윤주 기자공개 2024-08-01 10:05:47

이 기사는 2024년 07월 31일 07: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텔레콤이 AI 사업 확장을 위해 해외서 주목받는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국내 기업에게 좀처럼 투자 참여 기회를 내주지 않던 대어들을 유영상 사장(대표)이 미국 현지에 체류하며 접촉하고 있다.

엔트로픽, 스마트글로벌홀딩스(SGH) 등 SKT가 포트폴리오를 늘리고 있는 가운데 업계는 퍼플렉시티 투자건을 주목하고 있다. SKT는 실리콘밸리 AI 검색 플랫폼인 퍼플렉시티와 상호 지분 투자를 약속하고 현재 에이닷에 퍼플렉시티 검색 기능 탑재를 준비 중이다. SKT가 네이버, 다음 등 전통의 국내 검색 강호들과 경쟁을 선언한 셈이다.

◇실리콘밸리 방문 늘리는 SKT…AI 투자처 물색

3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T는 퍼플렉시티 에이닷 탑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구체적인 일정은 미정이지만 최대한 빠른 속도로 개편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퍼플렉시티는 챗GPT를 개발한 오픈AI 출신 엔지니어들이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엔비디아, 제프 베조스 아마존 의장, 수전 워치스키 전 유튜브 CEO 등 투자를 받으며 기업가치 4조원을 평가받았다.

SKT는 글로벌 유망 AI 스타트업을 찾기 위해 실리콘밸리 기업들 문을 두드렸다. 그 결과 퍼플렉시티와 연을 맺었고 지난 6월 1000만달러(약 138억5000만원)를 투자했다. 동시에 퍼플렉시티도 향후 SKT의 미국 자회사인 '글로벌 AI 플랫폼 코퍼레이션(GAP Co.)'에 투자하며 상호 지분매입을 추진하기로 협의했다.


AI 사업 청사진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기업과 협력해야 한다는 게 SKT의 판단이다. 증권가에서도 이를 눈여겨 보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발표한 리서치에서 "SKT가 퍼플렉시티와 같은 가장 주목받는 AI 기업 투자라운드에 참여한 건 매우 인상적"이라며 "SGH에도 2억달러를 투자하는 등 AI 분야에서 SKT가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SKT는 단순 투자에 그치지 않고 이를 레버리지 삼아 사업 협력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모건스탠리도 보고서에서 이 점을 강조했다. 소비자단에서 가장 빠르게 체감할 수 있는 게 퍼플렉시티 에이닷 탑재다. 에이닷은 SKT의 AI 개인비서 서비스다. 통화녹음, AI 전화 통역 등을 제공 중인데 여기에 검색 기능까지 추가하겠다는 전략이다.

당분간 SKT의 글로벌 AI 기업 투자는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유영상 사장은 해외와 국내를 오가면서 파트너사를 찾고 있다. 이달 중순에는 실리콘밸리에서 현지사업 중인 국내 기업을 만났다. 이 자리에는 오픈AI, 퍼플렉시티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에이닷x퍼플렉시티' 조만간 출시…포털-통신간 사업 경계 허무나

IT 업계서는 AI가 사업 영역의 경계를 지우고 기업 간 경쟁을 부추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과거 인터넷 서비스가 PC 중심에서 모바일로 전환하던 때와 비교하고 있다. 카카오톡 등장으로 통신사가 제공하는 문자 서비스가 타격을 입었다. 검색, 콘텐츠 위주 사업을 전개하던 네이버도 모바일 시대 진입 후 쇼핑, 페이 등 영역을 확대했었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AI가 산업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며 "기술 흐름에 제대로 탑승한다면 그간 진출하지 못했던 새로운 영역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릴 것으로 보고 다들 AI를 개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련 보고서를 내놓은 모건스탠리도 비슷한 의견이다. 퍼플렉시티를 에이닷에 탑재할 경우 SKT와 네이버·카카오 간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관측했다. 플랫폼 시장이 아직 SKT를 경쟁상대로 인식하지 않고 있으나 향후 부분적으로나마 포털을 위협하는 시나리오가 생겨날 수 있다고도 전망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IT기업이 자체 AI를 개발하는 데 집중할 때 SKT는 투자를 통해 서비스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며 "SKT AI 서비스 완성도가 높아지면 시장 평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SKT는 한국에서 퍼플렉시티 앱을 적극 마케팅할 계획도 세웠다. SKT 고객을 대상으로 1년간 무료로 퍼플렉시티 유료버전을 지원한다. 퍼플렉시티 도입 등 에이닷 업데이트는 포털과 경쟁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기능을 탑재하는 방향이라는 입장이다.

SKT 관계자는 "에이닷은 AI 개인비서 서비스이기 때문에 이용자 요구 사항에 부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들을 준비하고 있다"며 "퍼플렉시티 도입도 그 연장선에서 이뤄지는 개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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