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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를 움직이는 사람들]'CVC' 표본 만든 홍종철, 창업기획자 '먹거리' 늘린다⑤투자활성화 분과 부회장, 과감한 추진력 강점…인포뱅크 성장 노하우 적극 공유

이기정 기자공개 2024-08-02 06:26:55

[편집자주]

한국액셀러레이터(AC)협회와 초기투자기관협회가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로 통합되면서 초기 투자에 나서는 기관들이 하나로 뭉쳤다. 그동안 업계는 AC와, 대학기술지주 등 AC 라이선만을 보유한 운용사로 양분돼 통합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통합 협회의 목표는 투자업계에서 저평가받아 왔던 창업기획자들의 위상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시장에서 투자 역량을 인정받고 있는 AC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의 분과장을 맡아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더벨이 초기투자기관협회를 이끌어나가는 핵심 임원들의 면면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1일 07: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예상하지 못했던 규제가 투자 과정에서 발목을 잡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같은 규제들을 개선해야 창업기획자들의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다. 액셀러레이터(AC)업계에서 가장 활발한 투자 활동을 하는 하우스 중 한 곳으로서 초기 투자 생태계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기여하겠다."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 부회장인 홍종철 인포뱅크 아이엑셀 대표(사진)는 배상승 뉴패러다임인베스트먼트 대표와 함께 창업기획자들의 투자를 활성화시키는 임무를 맡고 있다. 업계는 1세대 벤처기업 인포뱅크에서 액셀러레이터 사업부를 책임지고 있는 홍 대표가 그간 노하우를 살려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의 대변인이 되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메시징 서비스 전문 기업 인포뱅크는 액셀러레이터 역할을 담당하는 아이엑셀을 포함해 총 6개 사업부를 독립경영체제(iCO)로 운영하고 있다. 아이엑셀 역시 엄연하게 구분하면 회사 내 하나의 사업부다. 다만 독립적인 경영을 보장받아 실질적인 역할은 CVC와 다르지 않다.

특히 정책 출자자(LP)로부터 여러번 출자를 받은 아이액셀의 성장 과정은 설립 초기 CVC들에게 귀감이 될 만하다. 독립 경영을 인정받으면서 투자 성과를 창출해 시장에서 실력을 인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홍 대표는 그간 쌓아 온 노하우를 회원사들에게 공유해 초기 투자 생태계를 활성화시키겠다는 목표다.

◇아이엑셀 키운 '1등' 공신…컨설팅 이력 눈길

1971년생인 홍 대표는 한양대 토목공학과 학사와 환경과학대학원 석사를 마쳤다. 이후 삼안기술공사, 비즈모델라인 등을 거쳐 2011년 인포뱅크에 합류했다. 인포뱅크에서는 부사장이자 아이엑셀 투자총괄 대표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1995년에 설립된 인포뱅크는 2016년부터 본격적인 액셀러레이터 활동을 시작했다. 이에 앞서 2015년 중소벤처기업부 팁스(TIP) 운용사로 선정됐고 이듬해 아이엑셀 사업부를 신설했다. 홍 대표는 사업부 수장을 맡아 아이엑셀 성장을 주도한 1등 공신이다.

인포뱅크의 현재 운용자산(AUM)은 751억원으로 총 18개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누적 투자기업은 약 280개다. 특히 액셀러레이터임에도 모태펀드와 성장금융 등 정책 출자자(LP) 출자를 7번이나 받은 이력이 있다. 첫 출자 시기는 2019년으로 정책 LP가 참여하고 있는 펀드 규모만 630억원에 이른다.

홍 대표는 업계에서 추진력이 강점인 인물로 평가받는다. 특유의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과감한 의사결정을 하는 성향이다. 이는 벤처기업의 사업부 수준이었던 아이엑셀이 시장에서 하나의 액셀러레이터로 인정을 받을 수 있었던 원동력이기도 하다.

인포뱅크 관계자는 "경영진이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리다보니 모든 업무에 속도가 붙어 아이엑셀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며 "특히 홍 대표는 투자 경력뿐 아니라 재무와 경영 등 컨설팅 이력도 있어 다방면에서 회사 성장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 독립적인 의사결정 보장 받아야"

인포뱅크는 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에서만 활동하던 하우스였다. 적극적으로 협회 활동을 하던 편은 아니었다. 다만 전화성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 회장의 설득으로 올초 부회장사로 합류했다. 업계는 홍 대표가 CVC들의 투자 활성화를 이끌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전 회장은 "인포뱅크는 창업기획자 중에서 투자를 가장 많이 하는 하우스 중 한 곳으로 업계 영향력이 크다"며 "홍 대표는 투자 생태계에 오랜시간 몸 담은 인물로 사실상 CVC와 같은 체제 속에서 회사를 성장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간 홍 대표가 쌓아온 노하우가 다른 CVC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대표는 CVC들이 독립적인 투자 의사결정을 보장받아야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서 모회사가 개입하게 되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라며 "투자도 경쟁인데 다른 하우스들에게 좋은 딜을 빼앗길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일반적인 기업과 심사역은 기업을 판단하는 기준도 다르기 때문에 모회사의 영향을 받아서는 안된다"라며 "다만 투자 성과를 모회사와 공유하고 시너지를 내기 위해 고민하는 노력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회원사들이 적극적인 딜 공유를 통해 동반 성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홍 대표는 "클럽딜이 활발한 벤처캐피탈(VC)처럼 창업기획자들도 딜을 공유해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며 "창업기획자마다 강점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도 뭉치면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자 발목잡는 '규제' 완화 절실, AC향 출자사업 확대 필요

홍 대표가 협회에서 맡은 공식적인 역할은 창업기획자들의 투자활성화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배상승 대표가 분과장으로 함께 참여하고 안창주 엔슬파트너스 대표, 이승호 데일리파트너스 대표 등이 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투자활성화 분과의 주요 추진 과제는 △창업기획자의 의미와 필요성 설득 △정부 부처별 벤처투자 재원 확보 △창업기획자 투자 역량 강화 등이다. 다만 별도의 역할 구분은 없다.

홍 대표는 창업기획자들의 투자 활동을 가로막는 제도를 개선하는데 힘쓰겠다는 목표다. 특히 창업기획자들이 주로 비히클로 사용하는 개인투자조합의 투자의무가 완화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추가로 창업기획자를 위한 정책 출자사업이 늘어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목소리를 낼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창업기획자가 업무집행조합원인 개인투자조합은 출자금액의 50%를 창업 후 3년 미만 스타트업에 투자해야 한다. 다만 금리 인상 등 영향에 초기 스타트업들의 성장이 느려지면서 관련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2022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유동성이 풍부해서 설립 3년차 미만의 유망 스타트업들이 많았는데 시장 환경이 어려워지면서 스타트업의 성장 속도가 느려져 조건에 맞는 기업을 찾기가 상당히 어려워졌다"며 "시장 상황을 고려해 정부에서 1년만 의무 투자 기간을 연장해줘도 투자할 수 있는 기업이 크게 늘어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외에도 개인투자조합에 출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인원 제한을 확대하고 창업기획자를 위한 출자사업이 늘어나야 한다"며 "같은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더라도 창업기획자가 운용하면 더 많은 스타트업들이 투자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시장에서 알아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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