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Watch]DB하이텍, 업황 부진에도 '차량용 반도체' 희망은 있다가동률 80%대 회복 예고, 고성장·고부가 제품 집중
김도현 기자공개 2024-08-02 07:21:01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1일 10: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산업 회복세가 더딘 가운데 DB하이텍이 활로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동차, 산업용 반도체 등으로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최근 인공지능(AI)으로 수요가 몰리는 상황에서 구형(레거시) 반도체 위주인 DB하이텍이 할 수 있는 최선이다.당분간 DB하이텍은 양보다는 질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생산능력(캐파)보다는 생산라인 효율화 및 최적화 등에 무게중심을 둔다는 의미다. 이 과정에서 제품군 또는 고객군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영업이익률 반등, 매출처 다변화 효과
DB하이텍은 1일 2024년 2분기(연결기준) 매출 2989억원, 영업이익 683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전기 대비 14.30% 늘고, 전년 동기 대비 3.22% 줄었다. 영업이익은 전기 대비 66.32% 증가, 전년 동기 대비 24.09% 감소했다.
이번 실적에 대해 DB하이텍 관계자는 "자동차, 산업, 의료기기 등에서 매출 증가 영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와 비교해서는 여전히 부진한 수치지만 1분기보다 개선된 점은 긍정적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2분기에는 시황 회복 지연으로 지속적으로 고객사 재고 조정이 일부 이어졌다"고 밝힌 바 있다. 아직 파운드리 시장에 활기가 부족하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DB하이텍이 반등을 이뤄낸 셈이다. 특히 영업이익률이 1년 만에 20%대를 기록한 것이 눈에 띈다. 작년 3분기(19%)부터 10%대 머무르다 올 2분기 23%로 향상됐다.
구체적으로는 중국향 매출 회복, 자동차·산업·정보기술(IT) 중심 수요 증가가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역별 매출에서 중국 비중은 58%로 전기(56%) 및 전년 동기(56%) 대비 소폭 상승했다. 중국 고객이 재고확보를 위해 반도체 구매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자동차의 경우 전기차 성장 둔화세는 계속되고 있으나 자동차 전동화 트렌드에 따라 반도체 사용량 자체가 늘면서 DB하이텍도 수혜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인포테인먼트, 하이브리드카 등이 확산한 덕분이다.
DB글로벌칩이 물적분할 이후 반등한 부분도 주목할 만하다. DB글로벌칩은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등을 개발한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응용처 다변화 등으로 전기 대비 45% 증가한 584억원의 매출을 냈다.
DB하이텍 관계자는 "고전력반도체, 특화이미지센서 등 고성장·고부가 제품 비중을 확대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동시에 적극적인 원가절감을 통해 이익 극대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가동률 지속 상승, 보수적 투자 기조 유지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경영환경이 나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선단공정 위주로 반등이 이뤄졌다면 하반기부터는 레거시 공정으로 유사한 분위기기 펼쳐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올 5월을 기점으로 아날로그 반도체 수요가 바닥을 찍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DB하이텍은 공장 가동률을 꾸준히 높여가고 있다. 상반기 중 70%대까지 끌어올린 데 이어 하반기에는 80%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에는 95%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현실화하면 올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실적 개선이 유력하다.
더불어 신공정 개발 및 신사업 준비로 미래 성장 기반 마련에도 속도를 낸다. DB하이텍은 자동차 및 산업 분야 중심으로 개발 라인업을 확장하는 단계다. 차세대 전력반도체 갈륨나이트라이드(GaN) 소자는 연내 개발을 마치고 2025년 하반기부터 양산할 방침이다.
이 같은 움직임과 별개로 자본적 지출(CAPEX)은 신중하게 접근한다. 캐파 측면에서는 2021년 이후 사실상 증설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노후장비 대체, 보완투자 일부만 단행해왔다. 대신 신규공정 투자에 집중한 바 있다.
결과적으로 올해는 약 1860억원을 투자할 예정으로 이는 전년(3501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파운드리 업황이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들기 전까지는 최소한의 비용만 쓰겠다는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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