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넥스원의 변신]수주잔고 20조 코앞, 성장 이끌 다음 무기는②신형 함대공유도탄 개발 착수…해궁은 말레이시아와 최종 논의 단계
이호준 기자공개 2024-08-06 08:49:46
[편집자주]
차곡차곡 바닥을 다져 온 노력파가 기반을 잘 다질 수 있듯, 무기 사업도 오랜 기간 기술과 영업을 발전해 온 기업이 대기만성할 수 있다. LIG넥스원이 그렇다. 지난한 기술 개선과 세일즈를 거친 천궁과 비궁이 드디어 빛을 보고 있다. 그러면서도 '반짝'하고 끝나지 않기 위해 로봇 등 신사업에도 열심이다. 이제는 미국 진출도 가시권에 들자 시장도 이 새로운 도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더벨은 지칠 줄 모르는 LIG넥스원의 확장을 다각도로 점검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1일 14: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IG넥스원의 수주잔고는 20조원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중동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지난 2022년과 2023년 두 해 동안 7조원 가까운 규모로 계약된 천궁 II의 역할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 부분이다.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수주잔고가 10조원을 채 못 넘었던 상황을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천궁 II의 활약도 활약이었지만 업계는 유도무기 전문 기업으로서 신기술이 적용된 제품 개발에 꾸준히 투자해 온 노력이 더 많은 수주를 이끌어냈다고 본다.
천궁 II 이전에는 현궁이 있었다. 현궁은 보병용 중거리 유도무기다. 국방과학연구소(ADD) 주도로 2007년부터 약 9년에 걸쳐 개발됐다. 회사가 2015년 기업공개(IPO)에 나설 당시 중동지역 수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며 핵심 밸류로 작용했다.
목표는 이미 이뤄졌다. 수주 내용이 기밀인 업계 특성상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현궁은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에 최소 수천억에서 최대 1조원대 규모로 수출돼 후티 반군과의 교전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진다. 올해 6월에 들어서는 방위사업청과 1440억원 규모의 계약도 공개되며 수주잔고의 든든한 한 축을 맡고 있다.
함대공유도탄도 빼놓을 수 없다. 함대공유도탄은 아군 함정으로 날아오는 미사일을 근거리에서 격추하는 해상 무기다. LIG넥스원은 원래 미국 레이시온사의 기술 지원을 받아 2009년에 국산화에 성공해 현재 해궁 등 다양한 제품을 포트폴리오에 갖추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에 사용할 신형 함대공유도탄을 개발하기 위해 2030년까지 체계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는 대함유도탄 방어유도탄인 해궁과는 이름이나 기술 면에서 다르다. 국산화율 90% 이상을 목표로 LIG넥스원이 개발 주관 업체로 선정돼 지난 3월 3306억원 규모의 수주를 받았다.
차세대 다기능 무전기(TMMR)도 수주잔고를 든든히 채우고 있는 주요 제품이다. LIG넥스원의 주력 사업은 유도무기이지만 감시정찰 장비도 활발히 개발하고 있다. 이 중 핵심이 TMMR로 작년 말 방위사업청과 8565억원 규모의 2차 양산 계약이 체결됐다. 3년 전에는 1조2000억원 규모의 1차 양산 계약이 맺어진 바 있으며 이로 인해 연달아 큰 수주를 받고 있다.
보안용 및 다대역 통신망 구축 사업도 인도네시아 경찰로부터 수주한 상태다. 이는 TMMR과 비슷한 무전기 분야로 2022년에 각각 2057억원, 1929억원 규모로 계약을 체결하며 수주잔고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이 계약들은 2025년까지 매출로 인식될 예정이라 단기적으로 수익 증대와 실적 반영도 기대할 수 있다.
수출 가능성이 높은 제품 후보군들은 더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신궁이다. 신궁은 휴대용 지대공 유도무기로 적 항공기와 소형 헬기에 대한 야전군 주요 군사시설 방어에 사용된다. 현재 루마니아와 1180억원 규모의 신궁 54기 수출을 추진 중이라는 소식이 현지로부터 들려오고 있다.
해궁은 말레이시아와 최종 논의 단계에 있다. 해궁이 수출된다면 말레이시아 연안초계함(LMS) 배치 2함정에 장착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LIG넥스원은 필리핀 'ADAS', 태국 'D&S' 등 동남아시아에서 열리는 방산 전시회에 참여해 해궁의 기술력을 높이 알리고 있다.
업계는 무기 수출 다변화가 회사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는 다양한 수주 실적이 추가 모객 가능성을 높일 걸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수주 잔고가 매출로 반영될 때마다 기업가치(밸류에이션) 재평가가 이루어질 가능성도 크다는 관측이 많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수주잔고의 양대 축은 유도무기와 감시정찰 장비"라며 "감시정찰 장비의 경우 통신체계를 업그레이드하고 노후화된 장비를 교체하는 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이호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포스코그룹 CEO 성과평가]보릿고개 넘는 계열사들, 관건은 '비재무적 성과'
- [포스코그룹 CEO 성과평가]장인화 회장, 재건과 회복에 초점 맞춘 한해
- [2024 이사회 평가]지배구조 최상단 ㈜한화, 건설업 부진에 경영성과 '글쎄'
- [2024 이사회 평가]불황 넘는 HD현대인프라코어, 평가시스템·견제기능 '우수'
- [2024 이사회 평가]평가시스템 '부재' 팬오션, 운임지수 하락에 경영성과 부진
- [현대차그룹 인사 풍향계]부품사도 세대교체, 미래차 준비하는 현대트랜시스·케피코
- [현대차그룹 인사 풍향계]이규복 사장 승진, 현대글로비스 미래 밸류업 '올인'
- [현대차그룹 인사 풍향계]송호성 체제 굳건…기아, 성과 기반 임원진 대거 약진
- [재정비 나서는 현대제철]주주환원책 발표 보류, 밸류업 현실화 방안은
- KAI, 폴란드 신화 수뇌부 용퇴…수출 인력 집중 배치 배경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