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의 부재, AI 길 찾는 카카오]'카나나'에 주어진 4개월, 카톡 활용 서비스? 오리무중②6월 출범한 AI 인력 통합 조직, 연내 출시 중책
노윤주 기자공개 2024-08-08 13:03:47
[편집자주]
카카오가 AI 전환을 위해 전사 역량을 쏟고 있는 와중에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구속됐다. AI 전환은 김 위원장이 진두지휘하던 핵심 전략이다. AI 개발 속도를 더 이상 늦추는 건 위험하다. 글로벌 테크기업들과 비교해 AI 경쟁력은 이미 열위다. 카카오에겐 선택지가 없다. '카카오식 AI 서비스'를 서둘러 도입해 세간의 평을 반전시켜야 한다. 최악의 위기 속 카카오가 들고 있는 비장의 AI 카드는 무엇일지 관련 전략 전반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5일 15: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는 올해 상반기 흩어진 인공지능(AI) 조직을 통합하는 데 집중했다. 글로벌 품귀현상이라는 AI 인력을 대규모로 새롭게 채용하기엔 이미 늦었다. 이에 연구개발(R&D) 자회사 카카오브레인 소속 개발자 대다수와 서비스 일체를 본사가 흡수하는 방식의 해법을 찾았다.카카오 내부 AI 조직과 카카오브레인 인력을 합쳐 6월 '카나나'가 출범했다. 카나나에 대해 공개된 정보는 많지 않다. 기술개발, 서비스개발 두 조직으로 나뉘어 AI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는 것만 알려졌을 뿐이다. 뒤늦게 AI 해법을 찾는 카카오에게 카나나는 그만큼 핵심 임무를 맡은 조직이다.
IT업계서는 그간 카카오의 행보를 토대로 이들이 내놓을 서비스를 예측하고 있다. 카카오톡을 활용한 AI 메신저 서비스, 톡채널·톡광고 AI 도입 등이 거론된다. 다만 아직까진 실마리 정도일뿐이다.
◇카나나, 조직 탄생 반년 안에 서비스 출시 '임무'
카나나는 크게 '카나나엑스'와 '카카나알파' 두 조직으로 구성돼 있다. 새로운 조직이 손발을 맞추기도 빠듯한 시간이지만 이들은 업계가 놀랄만한 서비스를 내놔야 하는 중책을 받았다. AI 분야에서 뒤처진 만큼 이번에는 영향력 있는 서비스를 선보여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카나나알파는 모델 개발을 주도하는 조직이다. 김병학 카카오브레인 대표가 펑션오너(FO)라는 직책으로 수장을 맡고 있다. 구성 당시 카나나알파는 카카오브레인이 개발하던 거대언어모델(LLM) 코GPT(KoGPT)와 이미지 생성 서비스 '칼로' 개선에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상황이 급변했다. 칼로 관련 서비스 일체를 종료하기로 했다.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AI 프로필을 생성하는 B2C 서비스도 중단했다. 카카오는 AI 역량을 연내 서비스 출시로 집결하고자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당분간 카나나알파는 파인튜닝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파인튜닝은 LLM을 기업이 추구하는 AI 서비스 유형에 맞게 조정하고 추가 데이터를 학습시키는 과정을 말한다. 카카오는 KoGPT를 고집하지 않고 오픈AI 등 해외 기업의 LLM을 혼합해서 서비스에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연내 서비스 출시를 위해 칼로 관련 서비스를 중단한 것이고 카나나알파가 하고 있는 AI 모델 개발을 멈추는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기존 서비스를 중단했다고 해서 연구개발을 하고 있는 카나나알파의 방향성이 크게 달라진 건 아니"라고 말했다.
AI를 접목할 서비스를 발굴해야 하는 카나나엑스의 역할도 막중하다. 올해 3월 카카오에 합류한 이상호 프로덕트오너(PO)가 조직을 담당하고 있다. SK텔레콤에서 최고기술자(CTO)를 역임했던 인물이다.
이 PO는 최고AI책임자(CAIO)라는 직함으로 카카오에 합류했으나 인공지능 조직이 카나나로 통합되면서 직함도 PO로 변경됐다. SKT에서 인공지능스피커(NUGU)를 출시한 경험이 있다. 이에 카카오는 이 PO가 카카오에 어울리는 AI 모델을 구상해 내기를 기다리고 있다.
◇업계, 카카오톡 앱 활용 서비스 출시 점쳐
약속한 연말까지 남은 시간은 4개월 남짓이다. IT 업계는 카카오 행보에 주목하며 이들이 내놓을 AI 서비스 방향성을 예측하고 있다.
글로벌 LLM 중 하나를 선택하거나 KoGPT와 타 LLM을 유연하게 사용하는 '멀티 LLM' 전략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 오픈AI의 GPT-4옴니(o), 엔트로픽의 클로드-소넷 등 해외 LLM의 한글 탑재 수준도 크게 향상됐다.
한글 특화 LLM이 아니더라도 한국어 기반 AI 서비스를 구현하는 데 속도 등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미 일정수준 이상 개발된 외부 LLM을 사용하는 게 서비스 출시에 유리하다는 평가도 있다.
카카오가 가장 자신감을 가질 만한 분야는 역시 채팅 메신저다. 이미 작년부터 '실험실' 기능을 통해 카카오톡에 AI를 부분 도입해 고객 반응을 테스트하고 있다. 읽지 않은 채팅을 요약해 주고 문체를 바꿔주는 등 간단한 AI 기능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에 B2C 측면에서는 채팅 기반 AI 서비스를 내놓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카카오가 나서서 서비스 유형을 직접 밝힌 적은 없다. 업계는 올해 초 카카오브레인이 출시한 멀티모달 서비스 '허니비'를 근거로 향후 방향을 예측했다.
멀티모달은 이미지, 텍스트, 음성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입출력하는 AI다. 허니비는 채팅형 서비스로 사용자가 이미지와 명령어(프롬프트)를 입력하면 텍스트로 답변해 주는 형태다. 사진, 동영상 전송 수단으로도 카카오톡이 사용되는 만큼 앱 내 멀티모달 구현이 가능하다면 주도권을 다시 가져올 확률이 커진다.
B2B 분야에서는 톡비즈니스가 거론된다. 톡비즈니스는 채널, 광고 등 기업과 소상공인이 카카오톡을 업무에 활용할 수 았게 하는 서비스다. 여기에 AI를 도입해 챗봇을 고객 상담이 가능한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광고 성과 분석도를 향상하는 방향이 점쳐진다.
다만 뚜렷한 모습은 아직이다. IT 업계 관계자는 "메가앱인 카카오톡을 활용할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며 "연말까지 얼마 남지 않았기에 우선 카카오톡에 AI 기능을 붙이지 않겠냐는 게 업계 중론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AI 시장에서 제2의 카카오톡을 탄생시키기 위한 장기 프로젝트를 별도로 진행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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