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U+를 움직이는 사람들]36년 베테랑 여명희 전무, 장수 CFO 명맥 이을까②보수적 재무전문가, AI 도약 위한 과감한 투자 '균형 맞추기 과제'
노윤주 기자공개 2025-03-31 07:51:55
[편집자주]
이동통신3사는 미래 먹거리로 AI를 점찍었다. 이제 유무선 통신과 함께 AI도 사업 양대축 중 하나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새로운 성장의 시작점에 서 있는 시간이다. LG유플러스도 새로 부임한 홍범식 사장 체제 하에 'AX 그로스 리딩 컴퍼니'로 변신 속도를 내고 있다. 성장이라는 공통 목표 하에 컨설팅 업계 출신 뉴 맨 홍범식 사장과 OB 경영진이 한뜻으로 움직이고 있다. 치열한 통신사 AI 경쟁 속에서 LGU+만의 전략은 무엇인지와 이를 이끌고 있는 경영진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6일 15시1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유플러스 여명희 CFO(전무)는 데이콤 시절부터 36년간 유무선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통신 재무통이다. 곳간 사정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만큼 전무이사 승진 이후 CFO 선임까지 커리어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현재 이동통신 3사는 앞다퉈 재무구조 개선, 비용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 LGU+ 사정도 다르지 않다. '그로스리딩 AX 컴퍼니'라는 새로운 슬로건 하에 비약적 성장을 위해서는 탄탄한 재무기반이 받쳐줘야 한다. 6G와 AI 시대를 앞두고 LGU+의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는 게 그의 가장 큰 미션이다.
◇데이콤에서 LGU+까지…통신산업 '재무통'
1967년생인 여명희 전무는 경북대학교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1989년 데이콤에 공채로 입사했다. 데이콤은 1982년 국내 데이터통신사업을 전담하기 위해 설립된 기간통신기업이다. 1세대 인터넷으로 알려진 천리안 PC통신서비스를 운영했던 회사다. 민영화 추진으로 2000년 LG그룹에 인수된 후 2010년 LG유플러스에 완전히 합병됐다.
여 전무가 이름을 대외적으로 알린 것은 2005년 데이콤 회계팀장으로 부임하면서부터다. 그는 재무건전성을 개선하는 데 주력했다. 2005년에는 200%에 달하던 부채비율이 100%대로 감소하기도 했다. 이후 그는 2009년 금융팀장을 맡았다. 그의 팀장 재직 시절 데이콤 신용등급은 BBB+에서 AA-까지 크게 상향됐다.
금융팀장을 끝으로 그는 데이콤 생활을 마무리했다. 2010년 데이콤이 LGU+에 합병됐기 때문이다. 조직 변경에 따라 여 전무는 LGU+ 경영관리실 회계담당으로 선임됐다. 2년뒤에는 LGU+ 상무로 승진했다. 그 후 경영기획담당 상무를 거쳤고 2021년 LGU+ 첫 여성 전무 타이틀을 얻었다.
2022년 말에는 전임자인 이혁주 전 부사장이 퇴임하면서 여 전무가 CFO직을 물려받았다. 동시에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 직책도 겸임하고 있다.
이 전 부사장은 2016년부터 2022년까지 CFO를 맡았던 장수 CFO로 꼽힌다. 여 전무는 이 전 부사장과 10년 넘게 호흡을 맞춰왔다. 2018년 CJ헬로비전(현 LG헬로비전) 인수전을 함께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게 두 사람의 대표 성과다. 이에 전임자의 업무를 안정적으로 인계받을 수 있었다.

◇비용효율화·재무건전성 개선 착수…신사업 투자 재원 확보
이런 가운데 최근 여 전무가 안고 있는 최대 과제는 비용효율화다. 통신3사 모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부분이다. KT는 유선통신 현장인력 자회사 전출을 통해 인력구조를 개편했다. SKT는 본원적경쟁력강화(O/I)라는 용어를 앞세워 수익성 개선을 1순위로 두고 있다. LGU+는 앞선 두 기업만큼의 대규모 비용효율화 계획을 밝히지 않았지만 저수익 부문 인력 조정과 AI 투자 확대라는 투트랙 전략을 진행 중이다.
LGU+는 재무효율성 제고가 시급한 시점이다. 가장 주목받고 있는 핵심 지표는 부채비율이다. 현재 LGU+는 부채비율을 130%에서 100% 수준으로 낮추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6G 도입 전 달성이 목표다. 6G 상용화 준비 과정에서 대규모 자본적지출(CAPEX) 투자가 필요한 만큼, 선제적으로 재무구조를 탄탄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계획에 맞춰 현금흐름도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가고 있다. 2024년 LGU+ 영업이익은 8631억원으로 전년 대비 13.5% 감소했다. 반면 재고감소와 매입채무 증가 등으로 현금흐름은 오히려 개선됐다. 지난해 기준 LGU+ 영업활동현금흐름은 3조3353억이다.
중장기 밸류업 플랜의 일환이기도 하다. LGU+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을 8~10%로 끌어올리고 주주환원율을 최대 60%까지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주주가치 제고와 미래 투자 여력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지다.
문제는 재무건전성 개선과 동시에 공격적 투자도 이뤄야 하는 상황이란 점이다. 업계에선 여 전무 경우 건전성을 우선순위에 두는 보수적인 CFO여서 투자 면에서는 그리 성과를 보여줄만한 인물이 아니란 평가를 내놓는다. LGU+에 당장 시급한 건 AI 신사업 추진인데 보수적 재무 견해로는 밀어붙이기 어려운 사안이다.
그는 2월 열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는 연결기준 서비스 2% 성장을 제시한다"라며 "원가경쟁력 확보 등 수익성 개선을 통해 이익 턴어라운드를 보여주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AX 사업과 연계된 AICC, AIDC 등에 자원을 집중할 것"이라며 "저수익 사업으로 꼽히는 플랫폼 사업을 상반기 중으로 가능한 정리 및 개선하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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