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er Match Up/LG에너지솔루션 vs CATL]재벌 오너십 vs 엔지니어 경영인의 사업 육성기②양 사 상이한 지배구조도에 투영, 물적 분할로 탄생한 공통점도
박기수 기자공개 2024-08-13 08:09:11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6일 15:4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 배터리 기업을 제외하면 전 세계 1위 배터리 공급 기업은 한국의 LG에너지솔루션이다. 다만 중국 배터리 기업까지 포함하면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사용량 순위는 CATL과 BYD에 이어 3위로 내려앉는다. 전기차 주요 수요처인 미국에서 중국 기업의 활로가 아직은 비교적 막혀있지만 LG에너지솔루션이 언제까지나 CATL을 배제할 수는 없다. 현재 혹은 미래에도 CATL은 LG에너지솔루션의 엄연한 최대 라이벌이다.양 사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주목받으면서 단일 기업으로 물적 분할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LG그룹은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에 이어 현 구광모 회장 등 국내 특유의 '재벌' 리더십 하에 배터리 사업을 꽃 피워왔다. 반면 CATL의 창업자 쩡위친 회장은 자수성가한 엔지니어 출신 경영인으로 2010년대 초반부터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이끌었다.
◇시장 개화하자 물적 분할된 LG엔솔-CATL
LG에너지솔루션은 LG그룹이라는 대기업집단의 산물이라면 CATL의 역사는 쩡위친 회장 1인 중심의 서사다.
CATL의 창업주인 쩡위친(曾毓群) 회장은 중국 닝더의 빈민 지역에 속하는 페이롼진 란커우촌이 고향이다. 공부밖에 몰랐던 그는 상하이교통대학으로 진학한 뒤 세상에 눈을 뜬다. 선박공학을 전공했던 쩡위친 회장은 일본계 기업인 '신커츠덴창'에 입사해 기술 엔지니어로 일했다. 당시 중국은 개혁·개방의 시기로 대학 졸업 후 창업이 유행이었던 시절이었는데 쩡위친 회장은 기업에 입사하는 길을 택했다.
이후 신커츠덴창에서 능력을 인정받았던 쩡위친 회장은 장위제·천탕화 등 경영 동반자들과 함께 1999년 휴대폰 배터리를 생산하는 ATL(Amperex Technology Limited)를 창업한다. 이후 10년의 기간 동안 희노애락을 겪었다. 후발 주자들의 등장으로 2005년 도쿄전기화학(TDK)에 경영권을 매각하기도 했다.
이후 쩡위친 회장은 시대의 흐름을 간파하고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가능성을 엿본다. 중국 정부의 보조금 정책도 하나 둘 씩 나오고 있었다. 쩡위친 회장은 ATL 설립 당시 동업자였던 장위제와 함께 2011년 ATL 내 차량용 배터리 사업부를 분할한다. 이것이 CATL의 시초다. 이후 CATL은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더불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면서 2017년 SNE리서치 기준 BYD를 제치고 글로벌 이차전지 1위 기업으로 떠올랐다.
LG에너지솔루션도 LG화학의 배터리 사업부가 물적 분할된 법인으로 법인 설립일은 2020년 12월 1일이다. 모회사 LG화학은 1995년부터 리튬이온배터리의 연구와 개발을 시작해 1997년 청주에 공장을 준공하고 1999년에 국내 최초이자 일본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리튬이온배터리 양산에 성공했다.
이후 2000년 자동차용 리튬이온배터리 개발을 시작한 LG화학은 2005년 세계 최초로 원통형 리튬이온배터리를 양산했다. 이후 2009년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시보레 볼트(Chervolet Volt)의 리튬이온배터리 단독 공급 업체로 선정됐다. 이후 2019년 볼보(Volvo)와도 전기차 배터리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2020년에는 미국에 GM과 합작사인 얼티엄 셀즈를 설립하기도 했다.
◇LG엔솔, CATL 대비 깔끔한 지배구조
양 사의 배터리 사업 연혁은 회사를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도에 녹아있는 모습이다. 전체적인 모습으로는 LG에너지솔루션이 CATL 대비 비교적 간단하고 깔끔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구광모 회장 및 특수관계인→LG→LG화학→LG에너지솔루션'이라는 지배구조도 안에 속해 있다. LG가 LG화학의 지분 30.06%를 보유하고,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의 지분을 81.84% 보유하는 구조다. 구 회장 및 특수관계인의 LG 지분율은 41.7%다. 지주사 LG 입장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지배력을 약 24.6%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기타 주주로는 국민연금(5.54%)이 있다.
CATL의 최대주주는 창업주인 쩡위친 회장이 보유한 샤먼루이팅투자회사(Xiamen Ruiting Investment)로 상반기 말 지분율은 23.3%다. 샤먼루이팅투자회사의 경우 쩡위친 회장이 100% 보유한 루이화투자회사(Ruihua Investment)가 지분 45%, 쩡위친 회장이 55%를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쩡위친 회장이 100% 보유한 곳이다.
쩡위친 회장 외 황스린(黄世霖) CATL 전 부회장과 리핑(李平) CATL 부회장이 각각 CATL의 지분을 10.59%, 4.58% 보유하고 있다.
이외 홍콩증권거래소의 자회사인 홍콩증권청산소(HKSCC)가 CATL의 지분 10.99%를 보유하고 있다. 이외 닝보 조인트 이노베이션 뉴에너지 인베스트먼트 등 투자회사들을 비롯해 혼다 중국 법인도 CATL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박기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기업집단 톺아보기]'적자 늪' 빠진 대한유화, 불황기 현금흐름 관리법은
- [유동성 풍향계]10조 또 푸는 삼성전자, 3년전 특별 배당과 비교하면
- [유동성 풍향계]사업은 잘되는데…경영권 분쟁에 현금 마른 고려아연
- [LG의 CFO]여명희 전무, 36년 LG유플러스 '한 우물'
- [LG의 CFO]이노텍 LED 역사의 '산 증인' 김창태 LG전자 부사장
- [기업집단 톺아보기]대한유화, 'KPIC코포'의 옥상옥은 어떻게 탄생했나
- [비용 모니터]K-배터리 감가상각 역습, 캐즘과 맞물린 과투자 상흔
- [유동성 풍향계]LG그룹, 작년보다 현금흐름 일제히 악화…투자도 위축
- [IR 리뷰]LG엔솔·전자, 돋보이는 IR의 '디테일'…주주 소통 '진심'
- [2024 이사회 평가]롯데정밀화학 이사회, 100점 만점에 '70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