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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모니터]'상장 철회' 이피캠텍, 내년 재도전 채비 나섰다캐즘 속 실적 달성 저조 탓…상반기 실적 확보 뒤 재신청 목표

양정우 기자공개 2024-08-13 07:11:35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8일 08: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장 예비심사를 전격적으로 철회했던 이피캠텍이 내년 재도전 채비에 돌입한다. 올해 하반기부터 수익이 본격적으로 창출될 비즈니스가 대기하고 있어 내년 상반기엔 기업공개(IPO)에 나설 만큼 실적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피캠텍은 2차전지 섹터의 기대주로 꼽히던 비상장사다. 하지만 글로벌 선두주자 테슬라까지 '어닝 쇼크'를 거둔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탓에 연내 증시 입성을 포기했다.

◇내년 하반기 IPO 재도전 초점…실적 달성 리스크 해소 '주력'

8일 IB업계에 따르면 이피캠텍은 내년 IPO에 재도전하기 위한 사전 채비에 돌입했다. 상장주관사(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와 긴밀한 소통을 나누면서 하반기 실적 인식이 가시화된 수주 건을 완수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 기업은 그간 재무적투자자(FI)를 대거 확보했을 정도로 2차전지 섹터에서 경쟁력을 인정받는 소재 업체다. IPO를 공식화하기 이전부터 장외시총이 약 3000억원 대에 이를 정도로 투자자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기도 했다. 엔켐은 물론 삼성SDI, 동화일렉트로라이트, 더블유씨피 등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증시 입성을 눈앞에 두고 IPO 포기를 선택했다. 기술특례상장 트랙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지난 5월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지 2개월여만의 결정이었다. 심사 철회는 일반적으로 한국거래소 상장심의원회로부터 미승인 결정을 통보받을 가능성이 높을 때 선택되는 카드다. 미승인이라는 낙인이 찍히는 대신 자발적 철회라는 형식을 취하는 게 낫기 때문이다.

거래소측은 심사 승인의 관건이었던 실적 달성의 리스크가 커진 것으로 판단했다. 회사측은 하반기 매출과 수익성에 대한 예측 자료를 사전에 제출했으나 캐즘 탓에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흔들리면서 예상 실적을 크게 벗어나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된다. 상반기 이피캠텍은 고객사 납품 일정이 지연되면서 영업손실 규모가 오히려 커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피캠텍은 글로벌 2차전지 시장이 다시 한번 고속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차의 캐즘 해소는 물론 에너지저장장치(ESS)의 성장세도 가파를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몇몇 고객에 대한 납품이 지연됐으나 하반기부터 수익에 한몫을 할 수주 건도 대기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이피캠텍은 2차전지 전해액, 첨가제 등 고순도 소재 합성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과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IPO 철회를 선택했으나 성장 잠재력은 여전하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단 내년 상반기까지 몸 만들기에 집중할 계획이지만 업황 회복시 더 이른 시점에 상장 재도전에 나설 수 있다"고 덧붙였다.
LiFSI 전해질.


◇엔켐과 사업 협력, 든든한 뒷배…글로벌 고객사와 수주 논의 지속

이피캠텍이 '핫'한 IPO로 조명받고 있는 건 단연 엔켐 덕분이다. 2차전지 전기이중층콘덴서(EDLC)용 전해액과 첨가제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탈중국'이라는 배터리 시장의 트렌드 흐름에 부합한 행보로 투심을 자극하고 있다. 2026년까지 총 생산 캐파(미국 텍사스 공장, 캐나다 온타리오 공장 등)를 연간 27만5000톤 가량 늘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엔켐의 최대주주인 오정강 대표는 개인회사(아틀라스팔천)를 통해 광무를 지배하고 있다. 근래 들어 광무는 이피캠텍에 투자해 지분 10%를 보유한 2대주주로 자리잡았다. 이 때문에 엔켐의 수직계열화에서 향후 이피캠텍이 한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광무의 경우 이피캠텍의 유증에 참여하면서 공동 기술개발부터 생산, 국내외 사업 진출까지 광범위한 협력 관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이 기업 역시 첨가제 제조와 판매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을 선언했기에 이피캠텍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셈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이피캠텍은 엔켐과 특수 관계에 가까운 사업 협력을 계획하고 있으면서도 고객사가 엔켐에 한정돼있지 않다"며 "기술 경쟁력 덕분에 광무가 주요 FI로 자리를 잡았지만 여전히 글로벌 고객과 활발하게 납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엔켐이라는 든든한 뒷배가 있으면서도 성장 여력이 엔켐향 매출로 제한되지 않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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