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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장 빅뱅]조병규 우리은행장, 반복되는 '내부통제 부실' 뇌관 부상③임기 중 '횡령 사태' 이어 '부정대출' 논란…하반기 '책무구조도 도입' 시험대

최필우 기자공개 2024-08-14 10:47:44

[편집자주]

은행권 리더십이 변화 기로에 섰다. 연말 5대 은행장 임기가 일제히 만료되면서 CEO 연임 또는 교체 결정을 앞두고 있다. 금융감독원 지배구조 모범관행이 적용되는 첫 CEO 승계 시즌으로 임기 만료 3개월 전부터 프로세스를 가동해야 한다. 지주 회장과의 역학관계, 임기 중 경영 성과, 금융 당국의 기준이 변수로 작용한다. 은행장들의 재직 기간 성과를 돌아보고 리더십 교체 가능성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2일 09:4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사진) 연임 변수로 내부통제 부실 리스크가 부상했다. 2022년 700억원 규모 횡령 사건에 이어 조 행장 임기 중인 올해 100억원 규모 횡령이 재발하면서다. 여기에 전임 회장 친인척 부정대출이 조 행장 임기 중에도 취급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또 다른 뇌관으로 떠올랐다.

조 행장은 내부통제 부실을 해소하기 위한 인적 쇄신과 시스템 재건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횡령 사건 이후 강도 높은 문책성 인사를 단행하며 조직 기강을 세워나가고 있다. 취임한 지 1년 된 CEO에게 금융사고 책임을 물어 연임을 제한하는 건 과도하다는 견해도 존재한다. 하반기 책무구조도 도입으로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는 게 조 행장의 과제로 남았다.

◇'100억 횡령·350억 부정대출' 잇따르는 금융사고

우리은행 영업점에서 지난 6월 발생한 100억원 규모 횡령 사건은 은행권을 넘어 사회적 파장을 낳았다. 우리은행 본점에서 700억원 규모 횡령 사건이 발생한 지 불과 2년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선 횡령 사태 이후 조 행장 체제 우리은행이 대대적인 시스템 개편으로 재발 방지를 확언했던 터라 강도높은 비판이 쏟아졌다.

2022년 횡령 사건은 CEO 리더십에도 영향을 미친 바 있다. 당시 행장이었던 이원덕 전 우리은행장은 이듬해 3월 용퇴를 선언했다. 손태승 전 회장이 연임을 포기하고 임종룡 회장이 새로 취임하면서 우리은행도 새로운 리더십을 세워야 한다는 게 주된 이유였으나 횡령 사건도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횡령 사건을 CEO 책임으로만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은행에는 준법감시인을 필두로 하는 내부통제 시스템이 존재한다. CEO 개인의 역량을 바탕으로 금융사고를 사전에 감지하고 차단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CEO로 내부통제 체계 강화를 위한 경영 활동을 했느냐가 평가 기준이 될 수 있다. 올해 횡령 사건이 조 행장의 향후 거취를 결정할 유일한 변수는 아닌 셈이다.

그럼에도 내부통제 부실 리스크를 가볍게 볼 수 없는 건 대규모 금융사고가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금융감독원은 우리은행에서 전임 회장 친인척을 대상으로 한 350억원 규모의 부적정 대출이 취급됐다고 발표했다. 부적정 대출은 전임 회장 임기 중 시작됐으나 조 행장 임기 중에도 취급된 것으로 드러났다. 조 행장은 임기 중 두 차례나 대규모 금융사고를 방지하지 못했다.

조 행장이 문책성 인사를 단행하는 등 내부통제 기강을 수립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은 참작 사유다. 지난달 인사에서 우리은행은 올해 횡령 사태를 방지하지 못한 기존 준법감시인을 사실상 경질 조치했다. 횡령이 발생한 영업점을 관할하는 본부장, 지점장, 내부통제지점장 등에 대한 인사 조치도 이뤄졌다. 이번 부정대출 사건이 드러난 이후 사후 조치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하반기 '정무위 국감' 고비

조 행장의 노력에도 불구 올 하반기 우리은행 횡령 사건과 부정대출을 둘러싼 여론이 CEO 연임 또는 교체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오는 10월께로 예정된 정무위원회 국정감사가 고비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횡령 사태가 잦았던 2022년 정무위 국감에는 은행권 CEO가 일제히 증인으로 소환돼 재발 방지를 약속한 바 있다.

올해는 대형 금융사고가 반복해서 일어난 우리은행에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2년 동안 수백억원대 금융사고가 세 차례 발생했다는 점을 고려해 구체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 행장 체제 우리은행은 지난해 7월 공개한 내부통제 시스템 및 인사 제도 보완 방안에서 한발 더 나아간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는 은행권이 올 하반기 도입해야 하는 책무구조도가 재발방지 대책으로 제시될 수 있다. 책무구조도는 금융사고와 관련된 임직원 책임을 구체적으로 적시해 금융 당국에 제출하는 제도로 금융권 내부통제 강화의 일환이다. 조 행장은 은행권 모범이 될 수 있는 수준의 책무구조도를 통해 해법을 제시해야 연임 걸림돌을 해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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