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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미래사업본부에 '블록체인팀' 추가 배경은 증권성 없는 신사업, 별도 관리 필요성…'부산시와 협력' 싱크탱크 구축 청사진

손현지 기자공개 2024-08-14 15:06:47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3일 13: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구상 중인 새 조직 미래사업본부에 '블록체인 연구'를 담당하는 디지털사업팀이 투입될 예정이라 주목된다. 당초 인덱스·데이터 사업 등 일명 수익성 부서로 여겨지는 조직 중심으로 편재하기로 했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내용이다.

블록체인 조직을 추가하기로 한 여러 배경이 숨어있다. 우선 주식, 채권, 파생상품 등 거래로 수수료 중심의 사업구조를 영위해왔던 기존 거래소 업무와는 완전히 결히 다른 신사업이기에 별도로 떼어낼 필요가 있다는 전략적 판단이 이뤄졌다.

두번째는 부산시와의 업무 연계성을 고려한 조치다. 이번 미래사업본부는 부산에 신설될 예정이라 블록체인 국제자유특구로 지정된 부산시와의 협력이 원활하다는 판단에서다. 부산을 미래 싱크탱크로 구축해 향후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와의 경쟁에 대비하겠다는 의도도 담겨있다.

◇미래사업본부가 블록체인도 담당, STO는 '글쎄'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연내 신설될 미래사업본부(가칭)에 인덱스·데이터사업부와 함께 디지털사업부를 추가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거래소 내 몇 안되는 알짜 수익을 내는 인덱스·데이터사업부와는 달리 디지털사업부의 편입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데이터사업부는 과거 시장 자료 정리, 공공데이터 판매 등을 맡고 있으며 인덱스사업부는 밸류업 프로그램 지수 상장 등을 관할 한다.

디지털사업부는 유가증권시장본부 현재 소속돼 '토큰증권 발행(STO)'과 '블록체인'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산하 디지털 증권시장팀이 STO 업무를, 디지털사업팀이 블록체인 연구쪽으로 분담하고 있다.

STO와 블록체인 모두 현재로선 증권 카테고리 안에 포함이 안되는 영역이다. 현재로선 사업화가 안되지만 미래에 사업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미래사업본부로 편입 대상에 올랐다.

디지털사업부 전체가 편입될 지는 미지수다. 블록체인 사업을 담당하는 디지털사업팀 편입은 유력시되고 있으나, STO 업무를 담당하는 디지털증권시장팀의 경우 아직은 고려 대상이다. 아직 본부 구성 조율이 확정된 건 아니라 추가 변동 가능성이 남아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STO는 입법화 전 단계"라며 "증권성을 어느정도 인정받고 있는 상태라 유가증권본부 내에서 관할하는게 효율적이라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사업본부는 정 이사장이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야심차게 기획해온 조직으로 알려진다. 주요 수익 부서를 한데 모아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존 '중개 수수료 중심'의 사업구조의 한계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수익 활로를 마련하겠다는 의도다.

내년 상반기 넥스트레이드 등장으로 약 70년 만에 경쟁체제를 맞이하게 된 상황과도 맞물려 있다. 수수료 수익 감소가 전망되자 대비에 나섰다. 지난달 23일 주주총회에서 미래사업본부 신설을 위한 정관 개정안이 통과된 뒤 금융위원회의 승인 절차만을 남겨두고 있다.

◇부산화 3.0 일환…'블록체인 특구' 부산시와 협력

정 이사장이 블록체인 조직을 미래사업본부에 추가하기로 한 건 부산시와의 업무 연계성을 고려한 조치이기도 하다. 거래소 부산본부는 블록체인 특구로 지정된 부산시와 긴밀한 협력 중이다. 부산시가 그동안 육성했던 블록체인 기술이 지역의 주요 인프라에 결합하는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거래소도 금융시스템 고도화를 위한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거래소는 이번 조직 개편을 '부산화 3.0'으로 설명한다. 2005년 거래소 부산 이전이 '부산화 1.0', 2021년 청산결제본부 부산 설립이 '부산화 2.0'이다. 이번 미래사업본부 신설은 청산결제본부 신설에 이은 지역 생태계 강화 전략인 셈이다.

부산을 미래 '싱크탱크'로 만들겠다는 의도도 담겨 있다. 금융데이터, 인덱스, 블록체인 신규 사업을 발굴해 글로벌 금융 중심지 부산에 기여하는 방안을 모색해 나갈 방침이다. 정 이사장도 앞서 "부산 경제와 산업 생태계의 실질적 성장을 지원하고 금융중심지인 부산의 위상에 맞는 활동을 펼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래사업본부는 향후 새 산업분류체계에 따라 새로운 인덱스를 개발할 예정이다. 다변화된 투자 니즈에 부응하기 위해 채권·리츠·고배당주 등 다양한 인컴형(배당·이자) 인덱스 라인업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가 시황에 따라 차별화 전략을 구사할 수 있도록 돕는 고도화된 전략형 지수 개발 계획도 있다.

미래사업본부는 부산에 시설되지만 업무 효율성 고려 차원에서 서울에 남는 직원들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거래소의 현재 6개 본부 중 경영지원본부·파생상품시장본부·청산결제본부가 부산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유가증권시장본부·코스닥시장본부·시장감시본부 등이 서울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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