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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cy Radar]'섣부른' IPO 예심청구 관행, 거래소 방책은기업 이슈 관련 주관사 사전협의 활성화…심사이슈 경중에 따른 처리기간 차등화

손현지 기자공개 2024-07-25 07:08:09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3일 16: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시장에선 상장 주관사들이 발행사들의 이슈를 해결하지 않고 예비심사청구서부터 접수하는 경우가 관행처럼 자리잡았습니다."

최근 다수의 거래소 심사팀 관계자들이 풀어놓은 하소연이다. 기업의 이슈를 해결하기도 전에 일단 '청구서부터 넣고보자'는 기조가 만연하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심사 절차가 지연되고 심사팀 업무 적체가 심화된 상황이다.

거래소는 이러한 관행을 타파하기 위해 주관사와의 사전협의 강화, 심사이슈 경중에 따라 처리기간 차등화 등의 방안을 세웠다. 주관사들이 책임감을 갖고 자발적으로 예심 신청 전 이슈를 정비토록 유도하기 위한 목적이다.

일각에선 거래소 방책에 회의적인 시선도 있다. 주관사들과 사전 협의를 활성화하려면 시스템과 인력 등 인프라가 뒷받침되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심사 인력으론 늘어나는 기술특례상장에 대한 대응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의례적인 질문과 답변이 오가는 수준에 그쳐 심사 기간만 늘리는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다.

◇일단 던지고 본다?…주관사 책임의식 고취시킬 수 있는 방안은

코스피 시장에선 주관사들이 심사청구 전부터 거래소 실무자들과 충분한 사전협의를 하는 편이다. 하지만 코스닥은 다르다. 주관사에서 상장 예비심사 신청을 한 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바로' 심사 절차 진행한다. 그러다보니 예비심사 도중에 이슈가 발생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거래소 한 관계자는 "코스닥 입성을 노리는 기업들은 규모가 작고 시스템화되지 않은 곳이 많다"며 "그로 인해 주관사들은 일부 이슈가 있다 하더라도 우선 예비심사청구부터 하는 기조가 관행처럼 자리잡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야기되는 문제는 심사 속도가 더뎌진다는 점이다. 거래소는 심사 중 기업의 이슈를 발견한다 해서 곧바로 미승인 처리를 하지 않는다. 미승인은 치명적인 문제점을 지닌 기업이란 인식을 주는 만큼, 가급적 기업들 스스로 이슈를 해결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편이다. 올들어 예심청구서를 접수한 기업(스팩상장, 재상장, 이전상장 등 제외) 중 아직도 결과를 기다리는 기업은 총 60곳이다.

앞선 관계자는 "기업들에게 피드백을 주는 부분은 대부분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 이슈들, 회사가 체계적으로 공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는지 등이다"며 "하지만 주관사들이 이를 해결하지 않고 청구를 먼저하면서 심사가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사 처리를 앞당기려면 피드백 과정이 짧아야 한다. 이를 위해 거래소는 주관사의 책임 의식이 가장 절실하다고 보고 있다. 심사 청구 전에 주관사가 주도적으로 이슈를 해결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향후 코스닥 시장에서도 충분한 사전협의를 거친다는 방침이다. 이슈가 장기화될 상황이 있으면 해소하고 신청하는 방향으로 유도할 예정이다.

절차 관행도 개선한다. 상장예비심사는 신청 순서대로가 아니라 심사 난이도를 판단해 빠르게 결론을 내릴 수 있는 기업부터 처리하기로 했다. 주관사들 스스로 단기간 내 이슈 해소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될 경우 사전에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사전협의 시스템화 '미지수'

코스닥 시장에서도 사전협의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테슬라 등 특정 제도로 시행하거나 시장에 시그널을 줄 만한 상장에 대해선 국내 기업 1개월, 해외기업 2개월 이상 협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회의적인 시각도 내비치고 있다. 사전협의가 '시스템화'될 수 있을 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코스닥은 코스피에 비해 기업 수도 훨씬 많기 때문에 일일히 사전협의를 진행할 수 있을 지도 불확실하다.

기술특례 상장 신청건수는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2022년 37%(45곳), 2023년 44%(58곳), 2024년 4월까지 47%(17곳)로 지속해서 높아졌다. 이로 인해 평균 상장심사 기간은 2020년 56.3일에서 지난해 75.6일까지 길어졌다. 파두사태 이후 깐깐한 심사 기준을 적용한 영향도 있다.

이에 비해 심사 인력은 적은 편이다. 코스닥 심사 인력은 현재 20명 정도다. 이들이 늘어나는 심사대기 기업들을 대상으로 사전협의를 진행하고, 심사에 이어 주관사들이 신고서상 중요 위험요인 기재를 누락했는지까지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최근 특별심사 태스크포스(TF) 4인을 추가 투입해 심사 인력을 20% 늘리길 했지만, 이 또한 '임시 조직'이란 한계를 지닌다. 거래소는 수사기관이 아니다. 현실적으로 기업이 먼저 문제를 밝히지 않는 한 문제를 발견하고 거를 수 있는 방법이 없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일부 대형 하우스들이 공격적으로 IPO 실적 창출 경쟁에 돌입했다"며 "이들은 대형사인데도 불구하고 이슈 해결전 심사 청구를 하는 기조가 강한데 거래소의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이 요구되는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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