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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증 공시 번복 제주맥주, 신뢰도 타격 불가피 납입일 5월 30일→8월 30일 5번 정정,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가능성도

홍다원 기자공개 2024-08-19 10:36:22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6일 18: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대주주가 변경된 제주맥주가 유상증자 납입일을 수차례 미루면서 자본시장 내 신뢰도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본업과 연관이 크지 않은 자동차 기업이 제주맥주를 인수한데다 투자 유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투자금 확보 등 투자자와의 조율 과정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코스닥 상장사가 최초 공시한 유상증자 납입일을 6개월 이상 연기하면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될 수 있다는 점이다. 오는 30일 제주맥주가 유증 납입을 마쳐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유증 마치면 최대주주 '더블에이치엠'→'지와이투자조합' 변경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주맥주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 납입일을 8월 16일에서 8월 30일로 기재 정정했다. 제주맥주가 유상증자결정 공시를 정정한 건 이번이 벌써 다섯 번째다. 주식 수 변동을 포함해 한 번, 납입일 변경으로 네 번 정정했다.

제주맥주는 지난 3월 19일 최대주주 변경과 함께 100억원의 운영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했다. 제3자배정 대상자는 지와이투자조합이다. 발행되는 신주는 931만987주다. 최초 납입일은 5월 30일이었다.

지와이투자조합은 올해 3월 신규 설립됐다. 제주맥주는 해당 투자 조합을 회사 경영상 목적 달성 및 필요자금의 신속한 조달을 위해 투자자의 의향 및 납입능력, 시기 등을 고려해 선정했다고 밝혔지만 납입일이 미뤄졌다.

5월 30일 당일 제주맥주는 유상증자 납입일을 두 달 뒤인 7월 30일로 연기한다고 공시했다. 일각에서는 투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납입 일정이 밀린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최대주주인 더블에이치엠은 수제맥주와 관련 없는 자동차 용품 제조기업이다. 창업자인 문혁기 대표가 지분을 넘기면서 향후 더블에이치엠의 구체적인 경영 방안에 이목이 집중됐다. 이에 더해 유상증자 납입이 완료되면 최대주주가 더블에이치엠(5.89%)에서 지와이투자조합(13.72%)으로 변경될 예정인 만큼 잦은 손바뀜에 경영 불확실성도 커졌다.

8월 8일에는 8월 30일까지 밀렸었던 납입일을 8월 16일로 당기겠다고 정정했다. 그간 밀리기만 했던 납입일이 앞당겨진 만큼 시장에서는 제주맥주의 투자 유치 성공 가능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러나 8월 16일 결국 납입이 이뤄지지 않았다.

제주맥주가 납입일을 또 다시 8월 30일로 미루면서 납입일만 총 네 번 정정하게 된 것이다. 공시 번복이 계속되면서 제주맥주는 8월 30일까지는 납입을 완료하겠다고 계획을 밝힌 상태다.


◇또 밀린 납입일, 6개월 연장시 '불성실공시법인' 리스크

납입일이 밀리는 동안에는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 무상감자를 단행했다. 올해 1분기 기준 제주맥주 자본총계는 218억원으로 자본금(292억원)보다 적다. 결손금은 877억원을 기록했다.

무상감자는 실제 자본이 유입된 것이 아닌 회계적으로 자본구조를 정상화시키는 것이다. 통상 자본잠식기업은 재무 개선을 위해 무상감자 후 유상증자 코스를 밟는 경우가 많다. 제주맥주도 이러한 절차로 유동성을 확보할 계획이었지만 자금 조달이 지연되고 있다.

게다가 제주맥주가 8월 30일까지 납입을 마치지 못하면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상장사가 최초 유상증자 납입일을 6개월 이상 연기하는 경우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검토한다.

불성실공시는 공시불이행, 공시번복, 공시변경 등이다. 상장사가 규정에 의한 공시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면 벌점이 부과되고 제재금이 발생한다.

납입기한이 6개월 이상인 만큼 단순 계산하면 제주맥주는 11월 30일까지 유상증자 납입을 마무리해야 한다. 물론 아직 시간이 남은데다 납입이 원활하게 이뤄진다면 해당 리스크는 해소된다. 앞으로 제주맥주가 추가적인 납입일 정정 없이 투자금을 확보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제주맥주 IR 담당자는 "투자 조합쪽에서 이사회 등 행정적인 일정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납입이 미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8월 30일까지는 납입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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