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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풍제약, 15년 숙원 '뇌졸중 신약' 도전 '후기임상' 목전 시장 유일 치료제 '액티라제' 병용요법 겨냥, 글로벌 제약사 도약 핵심

이기욱 기자공개 2024-08-19 08:01:14

[편집자주]

혁신신약을 노리는 기대주, 즉 파이프라인에 대한 가치 평가는 어렵다. 품목허가를 너머 성공적인 상업화에 도달하기까진 임상 평가 지표 외에도 시장 상황, 경쟁사 현황, 인허가 과정이 얽혀 있다. 각사가 내놓는 임상(Clinical) 자체 결과는 물론 비정형화한 데이터를 꼼꼼히 살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내 주요 제약사와 바이오텍의 주력 파이프라인을 해부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6일 11: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풍제약의 오랜 숙원사업 중 하나인 뇌졸중 혁신신약 개발이 막바지 단계에 돌입했다. 관련 후보물질 'SP-8203'(오탑리마스타트)의 국내 임상 3상을 준비하고 있다. 2009년 연구를 시작한지 15년만이다.

SP-8203은 현재 유일한 허혈성 뇌졸중 치료제 '액티라제'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병용 치료제로 잠재 가치가 높다고 신풍제약은 보고있다. 상용화 되면 말라리아 치료제와 함께 신풍제약의 글로벌 진출 주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MMP 활성화 저해하며 기존 치료제 부작용 완화, 환자 852명 대상

신풍제약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급성 허혈성 뇌졸중을 타깃하는 물질 SP-8203의 임상 3상 IND를 신청했다. 표준 치료를 받는 급성 뇌경색 환자를 대상으로 SP-8203의 유효성과 안정성을 평가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

강릉아산병원 외 다기관에서 실시되며 무작위배정, 이중눈가림, 평행, 위약대조 형태로 설계됐다. 각 군에 426명씩 총 852명을 등록했다. 투여는 40㎎씩 1일 2회 이뤄진다. 총 6회 투여하고 첫 투여 이후 90일째에 mRS 0-1 비율 등 유효성과 안전성에 대해 평가한다.


신풍제약은 해당 파이프라인에 대해 앞서 진행한 임상 1, 2상을 통해 'MMP(Matrix Metalloproteinase) 활성화 저해'를 비롯한 항염증, 항산화, 항흥분 독성 등 다중기전을 확인했다. MMP는 단백질 성분을 제거하는 내인성 인자다.

허혈성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혀서 발생하는 질병이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치료제는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의 액티라제 뿐이다. 액티라제는 '조직 플로스모겐 활성화제(tissue plasmogen activator, tPA)'로 MMP를 활성화해 막힌 혈관을 뚫는 혈전 용해제다.

하지만 MMP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뇌졸중 치료 후 추가적인 뇌출혈이 생길 위험이 있다. 뚫린 혈관으로 뇌에 활성산소가 과다공급 돼 뇌세포가 사망하는 부작용도 나타난다. SP-8203은 과도한 MMP 활성화를 방지해 tPA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혁신신약을 겨냥한다.

앞선 임상들도 병용요법에 초점을 맞춰 진행됐다. 액티라제를 사용해 치료를 받은 뇌졸중 환자 80명을 대상으로 2a상(전기 2상)을 진행했다. 2b상(후기 2상)에서는 환자 수를 178명으로 확대했다.

임상 결과 병용투여 시 뇌졸중으로 인한 기능적 장애(90일 mRS 0-2점) 등이 위약군 대비 호전되는 경향성을 발견했다. mRS(The Modified Rankin Scale)는 뇌졸중 환자의 장애정도나 독립성 수준을 평가하기 위해 사용되는 평가도구로 0점(증상 없음)부터 6점(사망)까지 구분된다.

◇최장 기간 개발 진행 중…19조 시장 성장 전망도

SP-8203의 임상 3상은 신풍제약 경영에 주요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뇌졸중 치료제 개발은 2009년부터 15년동안 추진해온 오랜 숙원사업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가장 오랜 기간 임상 단계에 머물러 있는 개발 과제였다.

개발 시작 후 4년이 지난 2013년 1상 승인을 받았고 2018년 2상 승인까지도 5년이 더 소요됐다. 2020년 2a상 결과가 뇌신경학 분야 최고권위 학술지 중 하나인 신경학연보(Annals of Neurology)에 게재되는 등 성과를 냈으나 이후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2b상 일정이 지연됐다.

신풍제약은 해당 파이프라인을 글로벌 제약사로 진출하는 교두보로 삼을 계획이다. 뇌졸중 치료제 시장은 tPA로 극히 제한적임에도 불구하고 2017년 기준 시장규모가 1조4000억원에 달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마켓어스는 글로벌 급성 허혈성 뇌졸중 치료제 시장 규모가 2023년 90억달러(약 12조2300억원)에서 2032년 140억달러(약 19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병용 치료제로 시장은 더욱 확장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는 부작용에 대한 위험 때문에 발병 4시간 30분 이내에만 tPA를 사용할 수 있다. SP-8203을 통해 부작용에 대한 위험이 줄이면 사용량 역시 늘어날 전망이다.

유제만 신풍제약 대표 역시 2010년대 초반부터 뇌졸중 치료제를 말라리아 치료제와 함께 미래 먹거리로 꾸준히 강조했다.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정과 피라맥스과립은 현재 한국 및 아프리카 15개국에 판매 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매출액은 81억원으로 전체 해외 매출의 28.4%를 차지했다.

신풍제약 관계자는 "뇌졸중의 약 80%가 허혈성 뇌졸중이지만 치료제는 한정돼 있다"며 "SP-8203은 기존 혈전 용해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혁신신약"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마지막 관문인 3상 임상시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환자들에게 보다 다양한 치료 옵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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