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 Blue]롯데리츠, 1년 만에 4000원대 돌파…배당 회복 기대52주 최저가 대비 40%대 상승…조달금리 5%대→3%대 하락 속도
정지원 기자공개 2024-08-21 07:37:03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9일 07:5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롯데리츠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달 12일 전날보다 5.07% 오른 4040원에 장을 마감했는데요. 주가 변동이 미미한 상장리츠로서 이례적인 상승폭을 기록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주가가 안정적으로 4000원대에 자리 잡은 모양새입니다. 단번에 5%대 상승을 기록한 이후 주가가 소폭 조정되기도 했는데요. 다만 큰 변화는 없었습니다. 지난 16일에는 52주 최고가인 4055원까지 가격이 올랐습니다. 종가는 4030원을 기록했습니다.
롯데리츠 주가가 4000원대 안팎으로 오른 건 1년 만입니다. 지난해 초 4000원대 초반을 유지하던 주가가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6월 중 소폭 반등해 다시 4000원을 찍기도 했지만 이후로는 계속 가격이 떨어졌습니다. 10월 중에는 52주 최저가인 2805원까지 내려가기도 했습니다.
52주 최저가와 최고가를 비교하면 약 10개월 만에 가격이 43.9% 올랐습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24개 상장리츠 중 같은 기간 40%대 이상 주가가 상승한 유일한 종목입니다.
◇Industry & Event
주가 상승의 가장 큰 이유는 리파이낸싱 금리 하락에 있습니다. 롯데건설은 이달까지 크게 세 차례 리파이낸싱을 진행했는데요. 기존 5%대였던 조달금리를 모두 3~4%대로 갈아끼우는 성과를 냈습니다.
먼저 지난 1월 1300억원 대출을 차환해 금리를 CD+2.08%에서 CD+1.20%로 내렸습니다. 3월에는 750억원의 담보부사채를 차환해 금리를 5%에서 CD+1.00%로 낮췄습니다.
이달 초에는 총 2400억원 담보부사채 차환에 나섰는데요. 당초 시장이 예상했던 것보다 150bp 더 낮은 수준에서 최종 조달금리가 결정됐습니다. 이로 인해 주가가 급등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기존 롯데리츠의 담보부사채는 세 개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700억원, 800억원, 900억원의 만기가 차례로 돌아왔는데요. 각각 발행금리는 5.69%, 5.09%, 4.67%였습니다. 이를 트렌치 두 개로 나눠 재조달했습니다. 800억원은 1년물로 3.454%에, 1600억원은 2년물로 3.445%에 차환에 성공했습니다.
회사에 따르면 현재 롯데리츠 총 차입금 규모는 1조1309억원입니다. 이 중 이달 리파이낸싱을 통해 조달한 차입금은 2400억원으로 약 21%를 차지하는데요. 나머지 79%에 해당하는 8900억원 평균 조달금리는 5% 수준으로 향후 리파이낸싱을 통해 추가로 낮출 계획입니다.
조달금리의 하락은 곧 금융비용 감축으로 이어집니다. 롯데리츠의 배당재원 확대 여력이 높아졌다는 의미인데요. 롯데리츠 관계자는 "금번 리파이낸싱을 통한 조달비용 절감 효과는 올해 하반기 실적에 반영되고 내년 상반기 지급될 배당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리파이낸싱을 계속 진행할 계획인 만큼 점진적으로 배당금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Market View
롯데리츠 주가는 증권가에서 상반기에 예측했던 수준까지 이미 올랐습니다. 지난 4월 중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는 롯데리츠의 목표주가를 각각 3700원, 3500원으로 설정했습니다. 당시에는 기준금리 인하 지연 전망이 우세해 롯데리츠 수익성 개선폭도 제한적일 것으로 본 영향입니다.
물론 아직 기준금리 인하가 본격화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롯데리츠는 당초 업계 예상 대비 리파이낸싱 금리를 크게 떨궜습니다. 더불어 실적 변수가 금리뿐이라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장기적인 성장 방향을 발표했습니다. 이에 주가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더욱 커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증권가는 롯데리츠 주가 눈높이를 보다 높였는데요. NH투자증권은 이달 롯데리츠 목표주가를 4700원으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현재 가격인 4000원대 안팎에서 추가로 15%가량 성장 여력이 있다고 봤습니다.
이은상 연구원은 롯데리츠의 목표주가를 높인 배경에 대해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축소된 점을 반영해 할인율을 기존 20%에서 10%로 줄였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하반기 이후 리파이낸싱을 통해 지속적으로 금융비용을 낮출 수 있는 상황"이라며 "롯데 그룹사 자산을 활용한 투자 섹터 확대 전략도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상반기부터 롯데리츠 적정주가를 4000원대로 제시한 곳입니다. 지난 4월 목표주가를 4500원으로 설정했는데요. 김세련 연구원은 당시 "조달금리로 인해 주가가 저평가된 만큼 금리 인하 수혜를 가장 많이 받을 것"이라면서 "그룹 자산과 함께 외부 우량자산 발굴 및 투자를 통한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
◇Keyman & Comments
롯데리츠는 활발하게 IR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상장리츠로선 드물게 리츠 관련 IR 행사에 모두 참여하고 있는데요. 상반기 중 한국리츠협회 주관 '상장리츠 투자간담회', 삼성증권이 개최하는 'K-REITs Corporate Day', 금융투자협회와 SPI가 열고 있는 '상장리츠 인베스터데이'에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주기적으로 운용 전략과 배당 계획 등을 발표하고 있는 셈입니다.
가장 최근 IR은 지난 6월에 있었습니다. 이 자리에선 포트폴리오 성장 전략을 주로 발표하면서 동시에 신규 투자 물건 개요 및 투자 배경을 구체적으로 설명했습니다.
먼저 롯데리츠는 국내 대표 리테일 리츠이자 그룹 스폰서 리츠로선 정체성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다만 추가적인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기 위해 그룹 외부 자산에 대한 투자를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스폰서 자산에선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확보하고 외부 성장성 자산으로부턴 높은 수익률을 얻겠다는 구상이었습니다. 구체적으로 매각이 용이한 자산이나 고배당 자산 또는 데이터센터, 인프라자산 등 신성장 섹터를 편입한다는 계획입니다.
이 같은 전략의 일환으로 첫 번째 신규 투자를 집행했습니다. 보유현금을 활용해 오피스 우선주 지분을 샀는데요. 코람코자산신탁이 강남 DF타워 투자 및 운용을 위해 설립한 코람코더원강남제1호리츠를 새 자산으로 담았습니다.
첫 신규 투자로서 규모는 작은 편입니다. 70억원을 투입했고 지분율은 3.5% 수준인데요. 앞으로 3년간 연 6.1%의 배당 수익률을 약정 받았습니다. 매각 차익을 포함한 수익률은 11.4%를 달성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롯데리츠의 포트폴리오 확장을 IR 담당자에게 문의했습니다. 그는 "기존에 롯데리츠가 리테일 리츠의 선도적 역할을 수행해 왔다면 앞으로는 외부 우량자산 및 쇼핑 이외 그룹사의 다양한 자산을 담을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로 "DF타워를 시작으로 오피스·호텔·물류센터 등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하는 가운데 장기적으로는 프로젝트 리츠를 활용해 그룹사 개발사업에 참여하는 방안 역시 검토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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