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AUM 10조' VC의 등장과 파레토 법칙 [thebell desk]

박상희 벤처중기1부장공개 2024-08-26 08:26:47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0일 07: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매출과 자산은 회사의 성장과 위상을 가늠하는 잣대다. 일정 수준 이상 성장한 스타트업이 감사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 게 대표적이다. 외감법에 따르면 자산이나 매출이 500억원 이상이면 대상이 된다. 공정위가 지정하는 대기업집단 기준은 올해부터 국내총생산(GDP)의 0.5%이상으로 변경됐지만 그 이전엔 자산총액이 기준이었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은 여전히 자산 기준이다.

벤처캐피탈 업계에서는 통상 AUM(운용자산)을 기준으로 삼는다. 넘어야 할 첫 번째 고지는 AUM 1000억원이다. 이후 5000억원을 향해 나아간다. 다음 목표는 1조원이다. ‘1조클럽’ 가입은 일반 기업에 빗댄다면 중견 이상 내지는 대기업으로 성장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상반기말 기준 AUM(VC+PE) 1조클럽은 모두 18곳이다.

톱티어 하우스는 이제 더 높은 목표를 바라보고 있다. IMM인베스트먼트를 이끄는 지성배 대표는 개별 하우스 AUM 10조 시대가 멀지 않았다고 말한다. “성장하지 않는 회사는 존재 이유가 없습니다. 매년 일정한 속도로 AUM이 성장한다면 10조원 시대도 곧 올 거라고 확신합니다.”

IMM인베스트먼트의 상반기말 기준 AUM은 7조3154억원으로 업계 1위다. 2018년 1위로 올라선 이후 7년 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직전인 2017년 스틱벤처스를 분사하기 이전의 스틱인베스트먼트(3조3104억원)에 이어 2위를 차지한 것을 마지막으로 이후로는 줄곧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IMM인베스트먼트의 AUM 성장 추이는 놀랍다. 사실상 매년 조 단위에 가까운 성장을 하고 있다. 2017년 1조9962억원에서 2018년 2조7991억원, 2019년 3조6729억원, 2020년 4조907억원, 2021년 5조 9815억원, 2022년 6조 1000억원, 2023년 7조1291억원으로 성장했다. 올해 목표로 한 펀드레이징이 성공한다면 AUM 8조원 시대를 바라본다.

VC부문 기준 AUM으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투자파트너스도 장기적으로 AUM 10조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다.

VC업계 큰 형님들의 행보를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벤처캐피탈의 위상이 지속적으로 올라가려면 AUM 10조 하우스의 탄생이 필요한만큼 이들을 응원하는 시각이 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톱티어 하우스들이 시장의 유동성을 상당 부분 흡수해 소규모 하우스의 다양성과 다채로움이 사라질까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흔히 '8대 2 법칙'으로 불리는 파레토법칙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실제 리그테이블 AUM 전체 규모에서 IMM인베스트먼트와 한국투자파트너스의 비중은 20%에 육박한다. 톱티어 하우스들이 덩치를 더 키울수록 하위 80%를 차지하는 중소 및 소규모 하우스들이 설 자리가 좁아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감이다.

비관적으로만 볼 일은 아니다. 파레토 법칙에 반대되는 주장도 있다. 미국의 크리스 앤더슨은 파레토 분포에서 80%의 긴 꼬리(long tail)에 주목했다. 역 파레토 법칙으로 불리는 롱테일(긴 꼬리) 법칙이다. 80%에 속하는 개별 하우스의 AUM은 작을지언정 이들이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단정지을 순 없다.

벤처캐피탈 경쟁력의 핵심은 심사역과 관리역 등 인력에 있다. VC업계 위상이 높아지면서 IB나 PE, 자산운용업계에서 VC업계로 넘어오는 이들이 늘고 있다. 최근에는 변호사, 의사, 약사, 변리사 등 다양한 라이선스를 보유한 이들이 속속 진출하고 있다. ICT, 자동차, 전기전자 등 산업계에서 VC업계로 진출하는 이들의 커버리지도 점차 확장하고 있다.

하우스의 스펙트럼도 다양해지고 있다. 바이오 및 헬스케어를 전문으로 하는 운용사도 있고 문화 컨텐츠 투자만을 전문으로 하는 하우스도 있다. 지적재산권 관련 투자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하우스도 있다. 파레토 법칙과 롱 리테일 법칙이 균형감 있게 공존하는 VC업계의 미래를 그려본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