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엔티테크 액셀러레이팅 스토리]내이루리 "배달 넘어 노인 일자리 플랫폼으로 도약"②정현강 대표 "인력 중개 영역으로 영토확장 중…시니어에 '살아있다'는 감정 선물하고파"
이기정 기자공개 2024-08-22 13:18:14
[편집자주]
액셀러레이터(AC) 씨엔티테크는 2012년부터 스타트업 보육 사업에 뛰어들었다. 약 12년 동안 4000개 이상의 기업을 육성하면서 시장에서 인지도를 확보했다. 특히 단순하게 정부 지원금을 받아 액셀러레이팅만 나서고 있는 것이 아니라 직접 투자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실제 씨엔티테크의 누적 투자 기업수는 340여곳으로 투자액은 400억원을 넘어선다. 더벨이 씨엔티테크가 육성하고 있는 유망 스타트업들의 면면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9일 16: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처음에는 시니어 빈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목표였다. 이제는 시니어에게 '살아있다'는 감정을 선물하고 싶다. 시니어가 행복하면 우리 사회도 더 건강해질 수 있다."최근 서울시 광진구에 위치한 캠퍼스타운 기업성장센터에서 더벨과 만난 정현강 내이루리 대표(사진)는 시니어 인력 중개 플랫폼으로 도약해 노인 일자리 부족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통해 건강하고 건전한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하겠다는 목표다.
2021년 설립된 내이루리는 시니어 배송 플랫폼 '옹고잉'을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정기 배송이 필요한 업체들에게 시니어 인력을 소개하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 사업모델을 인정받으며 배달 영역뿐 아니라 다른 직업군으로 사업 반경을 넓히고자 도전하고 있다.
◇학창시절부터 사회문제 해결 관심…할배달 실패로 '절치부심'
1995년생인 정 대표는 고려대 사학과를 졸업했다. 어린시절부터 사람들을 회복시키는 일에 관심이 많았던 정 대표는 노인 일자리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자 시니어 배송 플랫폼 내이루리 창업 이전 '할배달'을 선보였다. 할배달은 시니어가 거주하는 지역 근처에서 배달 주문이 생기면 시니어들이 직접 배달을 진행하는 서비스다.
그는 "학창시절 꿈이 줄곧 의사였을 정도로 사회적 약자를 돕는 것에 관심이 많았다"며 "대학에서 다양한 비영리 사업과 프로젝트에 참여했는데 수익이 없는 사업 모델로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창업을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창업을 결심하고 가장 해결하고 싶은 문제 10가지를 리스트업했는데 이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고 앞으로 심각해지는 문제가 시니어 빈곤과 소외였다"며 "문제 해결가능성 측면에서도 풀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물류 시장이 커지는 모습을 보며 할배달을 론칭했지만 예상치 못한 문제에 직면하며 사업을 철수했다. 그는 "할배달을 이용하는 시니어의 이탈율이 생각보다 높아 1년 반만에 서비스를 종료해야 했다"며 "아이디어는 좋았으나 현실적인 문제를 생각하지 못한 것이 주요 원인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수시로 바뀌는 배송지를 찾는데 어려움이 많았고 배송 주문도 정기적이지 않아 직업 만족도가 낮았다"며 "결국 시니어 알선 기관에서도 더 이상 인력을 소개시켜주지 않아 철수할 수 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정기배달 플랫폼 '옹고잉' 사업모델 인정…연 매출 13억 달성
절치부심한 정 대표는 그간의 시행착오를 해결해 2021년 '옹고잉'을 론칭했다. 옹고잉은 정기 배송 물량만 취급하기 때문에 시니어에게 안정적인 업무를 제공할 수 있다. 배송지 역시 상대적으로 고정적인 편이라 시니어 직업 만족도가 크게 높아졌다.
정 대표는 "옹고잉은 낮은 업무 난이도와 유연한 근무시간, 높은 임금을 제공하는 시니어 최적화 서비스"라며 "정규직 시니어 배송원을 정기배송 업체에 전담 배정하기 때문에 고객 만족도도 높은 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자체적으로 시니어가 업무를 쉽게 익힐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한편 배송효율 증대 및 수수료 감소에 주력하고 있다"며 "이같은 노력 덕분에 서비스 론칭 2년만에 배송 물량 250만인분, 연 매출 약 13억원을 달성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내이루리는 시니어 인력 중개 영역으로 영토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기존 배송 분야에서 미화, 요리 등 다양한 직업군에 시니어들을 직접 소개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시니어를 자체 교육하는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그는 "고용주가 시니어에게 일자리를 맡기며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충분한 업무 능력이 있는지 여부인데 내이루리에서 이를 해결할 수 있다"며 "현재도 시니어 일자리를 알선하는 서비스는 많지만 직접 업무 능력을 검증해주는 곳은 없기 때문에 사업 성공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행복한 사회 만들겠다"
정 대표는 단순하게 시니어 일자리를 만들어 노인 빈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넘어 구성원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품고 있다.
그는 "우리나라 노인 중 30% 이상이 우울증을 진단받을 정도로 노인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며 "노인들이 생존을 위한 자금을 지원받는 개념이 아닌 일자리를 제공해 사회에 참여하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옹고잉에서 활동하는 시니어를 보면 20대가 보기에도 건강하고 젊게 산다는 느낌을 받는 경우가 많다"며 "시니어가 '살아있다'는 감정을 느끼기 위해서는 하고 싶은 일을 오랜시간 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시니어가 행복하면 아래 세대들도 자연스럽게 행복도가 높아질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정 대표는 "시니어가 행복하게 사회 활동에 참여하면 이를 보고 자라는 청소년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수 있다"며 "이같은 선순환 작용이 이어지다 보면 사회 전체가 건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내이루리는 지난 5월부터 캠퍼스타운 기업성장센터에서 액셀러레이팅을 지원받고 있다. 센터는 스타트업의 전략적 육성·발굴을 위해 설립된 보육 공간이다. 사무공간 제공을 시작으로 초기 기업들이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여러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액셀러레이터(AC) 씨엔티테크가 스타트업을 보육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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