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 People & Movement]하나벤처스 신임 대표에 또 지주 'CSO' 낙점…배경은VC업계 빠른 변화 대처 목표…내부 정비 시간 최소화 '과제'
이기정 기자공개 2024-12-17 09:22:05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6일 10: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벤처스 신임 대표에 다시 한번 하나금융지주 최고전략책임자(CSO)가 선임됐다. 모기업과 연결고리를 단단하게 구축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하나벤처스는 잇따라 비심사역 출신 대표를 맞이하며 다른 은행계열 VC와는 다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하우스가 내년 대형사 도약을 꾀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수장이 얼마나 빠르게 업계에 적응하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하나벤처스는 현재 안선종 대표가 취임하는 과정에서 약 6개월을 내부를 정비하는데 투자한 경험이 있다. 특히 신임 대표는 안 대표 재임 기간 실패했던 정책기관 출자를 이끌어내는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13일 관계회사 경영관리위원회를 열고 하나벤처스를 포함한 9개 회사의 대표이사 후보를 추천했다. 하나벤처스 신임 대표로는 양재혁 하나금융지주 그룹전략부문장(사진)이 추천을 받았다. 이에 따라 양 부문장은 내년 3월부터 공식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다.
1968년생인 양 부문장은 강서고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하나금융지주에서 전략기획팀 부팀장, 팀장, 그룹전략총괄 직무대행을 역임한 전략통으로 꼽힌다.
공교롭게도 현재 안선종 하나벤처스 대표도 지주 CSO 출신이다. 안 대표는 하나금융지주 전략기획팀 부장, 그룹전략총괄 상무를 역임했다. 차이점은 안 대표는 부행장을 역임하고 VC로 왔지만 양 부문장은 이를 건너뛰고 하우스 수장에 오를 예정이다.
하나금융이 잇따라 VC 대표로 전략통을 배치하는 배경은 업계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다. 실제 하나금융은 이번 인사에 대해 "양 부문장은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벤처캐피탈 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통"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다른 금융지주와는 다른 행보다. 대표적으로 신한금융지주가 최근 박선배 우리벤처파트너스 전무를 신한벤처투자의 신임 대표로 등용했다. 또 KB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NH농협금융지주도 산하 VC에 심사역 출신의 대표가 수장으로 있다. 비심사역 대표를 두고 있는 곳은 BNK벤처투자와 하나벤처스뿐이다.
하우스를 총괄하는 역할을 벤처투자 업무에만 국한하지 않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심사역 출신의 대표는 투자와 포트폴리오 관리, 회수 등에 강점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모회사와의 연결고리는 약한 편이다. 실제 안 대표의 경우 이같은 장점을 극대화해 △펀드레이징 △관계사와 투자 포트폴리오간 사업 연계 △공동 펀드결성 등을 이끌어냈다.
양 부문장 역시 안 대표와 같은 전략통 출신이라 하나벤처스와 지주간 시너지 창출 노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양 부문장의 과제는 빠르게 VC 생태계를 이해하는 것이다. VC업계는 안정적인 경영을 선호하는 은행과 달리 보다 과감하고 획기적인 시도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양 부문장이 이같은 문화 차이를 빠르게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무엇보다 경영진 손바뀜 속 내부를 정비하는 시간을 최소화해야 한다. 실제 하나벤처스는 김동환 전 대표에서 안 대표로 바뀌는 과정에서 약 6개월 동안 펀드레이징, 투자 등 활동이 위축된 경험이 있다. 내년 상반기에도 이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하우스 운영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하나벤처스는 내년 보다 공격적으로 정책기관 출자사업에 도전할 계획이다. 올해 하나금융의 출자로 2300억원 규모의 펀딩에 성공했지만 정책기관 출자사업에서는 성과가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내부 정비 영향으로 펀딩 적기를 놓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특히 하나벤처스는 안 대표 재임 기간 정책기관 출자를 단 한 번도 받지 못했다. 실제 지난해 1월 한국성장금융 출자로 결성한 '하나-제피러스 프론트원 스타트업펀드(150억원)'가 마지막 정책기관 출자 펀드였다. 양 부문장은 모회사와 시너지를 창출하면서 시장에서 하우스 경쟁력을 인정받는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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