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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억 조달 나선 하이브, '빵빵채권+할증' 흥행 성공할까 표면금리·만기금리 0%, 주가 대비 20% 할증…발행사 우위 조건

이영호 기자공개 2024-08-26 07:59:57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2일 10: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브가 전환사채(CB)를 발행해 4000억원을 끌어모으고 있다. 다수 재무적투자자(FI)들이 투자를 검토 중이다. CB 발행 조건이 발행사에 유리하게 설정되면서 시장 호응을 이끌어내는데 변수가 될지 눈길을 끈다.

22일 IB업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2021년 발행한 CB를 차환하기 위해 4000억원 규모 CB 발행을 새롭게 추진 중이다.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 맡았다. 미래에셋 측에서는 조달금액 4000억원 가운데 1800억원을 부담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상당수 FI들이 투자안을 들여다보는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하이브 CB 발행 조건에 대해서도 눈길이 쏠린다. 하이브가 내민 조건은 표면금리와 만기금리는 각각 0%인 일명 ‘빵빵채권’이다. 전환가액은 현 주가 대비 20% 할증이 붙는 조건이다. 또한 주가 변동에 따라 전환가가 조정되는 리픽싱 조건은 붙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발행사 우위’라는 평가가 대다수인 이유다.

빵빵채권은 2020년대 초 주가 상승기 당시 메자닌 투자에서 유행하던 투자 구조다. FI가 CB 보통주 전환 후 블록딜을 통해 시세 차익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만약 주가 상승에 실패해 전환가액을 하회할 경우 FI들의 만기 수익률은 0%로 제한된다.

물론 만기 엑시트를 한다 해도 FI가 직접적으로 손실을 보는 구조는 아니다. 그러나 투자기간 대비 기회비용, 자금조달비용 등을 감안하면 사실상 손실과 다름없다. 여기에 리픽싱까지 없다면 FI는 만기시 빈 손으로 돌아갈 위험에 보다 노출된다.

때마침 하이브 주가는 52주 기준 최저가에 근접했다. 이날 오전 기준 주가는 17만원 초반대다. 52주 최저가는 16만원이고 최고가는 26만1000원이다. FI 입장에서는 주가 흐름이 좋지 않은 와중에 프리미엄을 주고 하이브 CB를 매입하는 셈이다. 전환가액은 최종 발행 단계에서 결정된다. 근래 하이브 주가가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20% 할증이 붙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하이브가 내건 조건이 부담스럽다는 평가도 있다. 다만 하이브의 탄탄한 아티스트 라인업, 회사 실적, 전망성을 감안하면 흥행에 성공할 것이라고 점치는 분위기다.

한 IB 관계자는 "빵빵채권에 할증까지 붙였다는 건 하이브가 그만큼 향후 주가 상승에 자신감이 있다는 뜻으로 보인다"며 "회사 위상을 고려하면 어지간한 상장사 메자닌보다 구미가 당기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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