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네트워크' 메를로랩, 코스닥 출사표 독자 기술 적용 스마트조명, 시설 에너지 절감 시장 겨냥
이종현 기자공개 2024-09-14 12:45:34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3일 11: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무선 네트워크 기술 기업 메를로랩이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지난 6월 기술성 평가를 통과하면서 기술특례 상장 발판을 마련했다.메를로랩은 2012년 설립된 기업이다. 반도체, 무선 네트워크, 클라우드 서버 등을 결합한 스마트조명 시스템을 구축해 판매하고 있다. 핵심은 대규모 사물을 안정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메시 네트워크(Mesh Network)' 기술이다. 컴퓨터 네트워크 분야에서 네트워크에 연결된 기기를 '노드(Node)'라고 지칭하는데, 복수의 노드를 그물망 형태로 묶어 일부 장비에서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네트워크가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특징이다.
메시 네트워크는 최근 일반 가정에서도 사용되는 추세다. 복수의 공유기(노드)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어 사용 범위를 넓히고 네트워크 품질을 높이는 '메시 와이파이'가 대표적이다. 층고가 높은 매장이나 주택 등에서 사용되고 있다. 다만 넓은 공간을 커버하기 위해서는 가격이 비싼 공유기를 여러 대 비치해야 한다. 사용 기기가 많을수록 전력 사용량도 커진다.
메를로랩의 메시 네트워크는 이와 같은 단점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조명에도 탑재할 수 있을 만큼의 소형 반도체로 메시 네트워크를 구성한다. 가격 면에서 큰 이점을 지닌 데다 소비전력도 극히 낮다.
해당 기술을 바탕으로 메를로랩이 눈여겨 본 사업은 스마트조명이다. 조명을 켜고 끄는 것부터 밝기 조절 등을 가능케 하는 사물인터넷(IoT) LED 조명을 제공한다.
스마트조명 시장의 경우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제품이 주를 이루고 있다. 중국 이커머스 기업이 한국에 진출하면서 영향력을 점차 키우고 있다. 메를로랩은 독자적인 메시 네트워크 기술을 차별점으로 제시하는 중이다. 메를로랩의 메시 네트워크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조명은 각 조명끼리 통신하며 환경을 제어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와이파이 등으로는 불가능한 빌딩과 공장 등 대규모 시설에 대한 제어도 가능하다.
신소봉 대표, 송용철 부사장과 함께 메를로랩을 창업한 최원재 부사장(사진)은 더벨과의 인터뷰를 통해 "가정에서는 메시 와이파이로도 충분하다. 하지만 관리해야 할 노드가 많아질수록 딜레이가 발생하고 비용도 많이 발생해 도입 실익이 없기 때문에 산업 현장에서 메시 네트워크 기술이 적용된 사례는 드물다"면서 "메를로랩이 경쟁력을 보이는 것도 이 부분이다. 수백, 수천개 이상 노드도 안정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기술을 갖췄다"고 말했다.
메를로랩은 스마트조명 제품을 갖췄고 직접 생산하기도 하지만 엄밀히 말해서 '조명 기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원천 기술은 어디까지나 메시 네트워크고, 해당 기술을 응용할 분야로 조명을 택한 것이다. 일상 어디에나 있는 조명을 정밀하게 제어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것을 핵심 사업모델로 삼았다.
메를로랩의 스마트조명을 활용할 경우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고효율 LED보다도 전력 사용량을 50%가량 줄일 수 있다. 전력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아예 조명을 끄는 것이 아니라 적정 밝기를 유지함으로써 업무 효율성도 유지한다는 것이 특장점이다.
ESG 차원에서 에너지 절감에 힘을 싣고 있는 대기업과, 전기요금에 대한 부담이 큰 대규모 시설 사업자들이 메를로랩의 제품에 관심을 보이는 중이다. 한국전력 자회사를 비롯해 GS네트웍스 등 대기업과 협력하고 있다. 에너지 절감을 중요시하는 공공기관에서도 메를로랩의 제품 도입을 검토하는 중이다.
메를로랩은 제품 도입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한 여러 방법을 고려 중이다. 그중 하나가 금융기관과 연계해 고객사의 초기 설치비를 지원하고, 제품 도입을 통해 발생하는 에너지 절약분을 고객사와 금융기관이 나줘 갖는 '제품 금융화'다. 매월 전기요금이 1000만원씩 발생하는 기업이라면 제품 도입으로 500만원을 아끼고, 아낀 비용 중 일부는 금융기관과 고객사가 나눠 가진다. 최종적으로 금융기관이 초기 설치비 이상의 수익을 거두면 이후 절약분은 고객사가 모두 가지게 된다.
최 부사장은 "ESG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보니 한국전력 자회사나 금융기관 등에서도 적극적"이라면서 "한국전력 자회사로서는 에너지 저감 실적을, 금융기관과 도입 기업은 비용 절감을 통한 수익과 ESG 경영을 도모할 수 있는 일거삼득의 효과"라고 피력했다.
공모는 전액 신주 발행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공모 과정에서 구주매출의 비중이 높을 경우 공모 흥행과 이후 주가 흐름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기존 투자자의 자금 회수가 이뤄지다 보니 사업에 대한 전망이 좋지 않다는 시그널로 해석되곤 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메를로랩은 구주매출 없이 신주만 발행한다.
이번 딜의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고, 신한투자증권이 공동 주관사로 선정됐다.
최 부사장은 "스마트조명 사업을 하는 것은 맞지만 메를로랩의 정체성은 독자적인 기술로 경쟁력을 갖춘 테크 기업"이라며 "상장을 잘 준비해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안착하도록 하겠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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