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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아세안 공략' 숙제 [thebell desk]

고설봉 산업1부 차장공개 2024-08-29 14:18:13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8일 07: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은 국내를 넘어 글로벌 완성차업계 톱티어로 부상했다. 내연기관부터 전기차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갖춰 글로벌 판매량 상위를 지키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제네시스로 이어지는 브랜드 모두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안방인 국내 시장에선 자동차 산업을 넘어 제조업 생태계를 이끄는 중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오랫동안 공을 들인 북미와 유럽 등 시장에선 전통적 강호인 유럽계와 미국계, 일본계 자동차 브랜드를 위협하는 위치까지 성장했다.

신흥시장인 아시아와 남미, 중동, 아프리카 등지에서도 현대차그룹의 명성은 하루가 다르게 상승하고 있다. 완성차 라인업과 신차 품질, 가격 경쟁력 등을 무기로 매년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동시에 브랜드 파워도 높아지는 모습이다.

현대차그룹이 최근 주력하고 있는 시장은 아세안이다. 자원부국인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원재료 수급과 부품 생산, 완성차 조립까지 생산체계를 일원화하는 시도가 펼쳐지고 있다. 현대차는 2022년 3월 인도네시아 공장을 준공했다. 연간 15만대 생산 능력을 갖췄고 향후 25만대 규모로 확장할 예정이다.

공장이 가동되면서 완성차 생산과 판매 실적은 매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도 인도네시아 공장 가동률은 100%를 넘어섰다. 글로벌 전역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공장 가운데서도 효율성이 높은 곳으로 통한다. 현지 전략 차종인 아이오닉5는 90%에 육박한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현대차그룹의 성공적인 아세안 시장 안착은 국내 금융사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지주사 중심으로 인도네시아 전역에 영업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빠르게 아세안 사업을 확장하는 모습이다. 현대차그룹을 매개로 그 협력사에 이르기까지 기업금융을 주선하려는 영업활동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의 시장 개척은 여전히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이 있다. 아세안 시장에서의 내연기관 판매량과 브랜드 파워 면에서 경쟁사인 일본계 완성차 업체들에 많이 뒤쳐져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 시장은 오랫동안 일본계 완성차 브랜드의 텃밭이었다.

실제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한국계 금융사 대다수가 여전히 의전 차량으로 도요타 등 일본계 브랜드를 선호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및 그 관계사들을 만나 기업금융을 주선하는 자리에도 일본계 브랜드 차량이 이용된다.

현대차그룹 입장에선 뼈 아픈 대목일 수 밖에 없다. 아직 현지 판매망이 부족하고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란 평가를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이 또한 현대차그룹이 풀어야할 숙제다. 현대차그룹이 아세안 시장에서 주요 비즈니스 파트너들이 앞다퉈 이용하고픈 완성차 브랜드로 거듭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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