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사업구조 재편]두산에너빌리티, 투자 플랜대로 가야할 이유밥캣 분할해 로보틱스와 합병안은 그대로, 1.2조 재원 쏟아부어야 할 '타이밍'
허인혜 기자공개 2024-09-02 08:23:19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9일 18시5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의 주식교환 방식을 활용한 합병 방안이 무산됐다. 하지만 두산그룹의 사업구조 재편이 '올스톱' 됐다는 의미는 아니다.두산에너빌리티에서 두산밥캣을 떼어 두산로보틱스에 합류시키는 큰 틀은 유지된다. 두산밥캣이 여전히 손자회사로 남게 되지만 두산그룹이 이 부분은 포기해도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의 분할을 추진하는 이유가 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갈급한 사정 때문이다. 원전 시장이 르네상스를 맞으며 원전을 주력 사업으로 삼은 두산에너빌리티에 본격적으로 물이 들어오는 때라는 진단이다.
체코와 폴란드, 사우디 등 글로벌 원전과 국내 원전 등 수주 기회가 연달아 찾아오는 상황에서 두산밥캣 분할과 비영업용자산 처분으로 얻는 1조2000억원은 단비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시간'을 앞둔 지금이 분할합병의 적기라고 시장은 분석한다.
◇주식교환은 철회해도 에너빌리티-밥캣 분할안은 유지
두산은 29일 주식교환·이전 결정 공시를 통해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 사이의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의 합병을 철회한다고 알렸다. 이에 따라 주식교환과 관련한 모든 절차는 중단된다. 원안은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의 주식을 1대 0.63으로 교환하기로 했다.
두산은 "두산밥캣의 포괄적 주식교환의 필요성 및 적절성과 관련한 주주 설득 및 시장 소통 등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주주 및 시장의 부정적 의견이 강하고 관계기관 역시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두산밥캣은 비록 본건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한 시너지가 존재하더라도 현 시점에서는 추진하지 않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의 주식교환 계획이 철회되더라도 사업구조 재편이 원점으로 돌아가지는 않는다. 두산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를 사업법인과 두산밥캣 지분 46%를 보유한 신설회사를 1대 0.25 비율로 인적분할할 방침이다. 신설법인은 1대 0.13의 비율로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한다. 이후 손자회사인 두산밥캣을 상장폐지하고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해 수평 계열화를 이루고 사업 시너지를 도모한다는 계획이었다.
이중 두산밥캣을 상장폐지해 두산로보틱스와 합하는 방안만 철회했을 뿐 이 안이 통과된다면 두산에너빌리티에 미치는 사업구조적 영향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신설회사와 두산로보틱스가 합병하면 두산에너빌리티와는 분리돼 두산밥캣이 두산로보틱스의 자회사가 된다. 안대로라면 결과적으로 이별은 이행된다.
물론 원안을 폐지하며 두산밥캣을 손자회사로 두지 않으려던 계획은 없던 일이 됐다. 공정거래법 규제상 지주회사의 손자기업은 피인수 기업 지분을 100% 인수해야 한다. 두산밥캣은 인수합병(M&A)을 통해 신사업을 영위하려 했는데 이 부분의 활용도는 크게 떨어졌다.
또 금융감독원이 2차 정정요청을 통해 요구한 '두산밥캣 지분을 보유할 분할 신설 부문의 수익가치는 관련 규정에 따라 일반적으로 공정·타당하다고 인정되는 모형을 준수해야 하므로 현금흐름할인법, 배당할인법 등 미래 수익에 발생하는 효익에 기반한 모형을 적용해 기존 기준시가를 적용한 평가 방법과 비교하라'는 부분은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두산에너빌리티의 인적분할로 보유분이 줄어든 주주에게 지급되는 두산로보틱스의 지분 비율은 일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의 분할을 꼭 추진해야하는 두산그룹의 입장으로서는 충실한 검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두산에너빌리티 근간 '원전'에 집중할 타이밍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의 인적분할이 필요한 이유는 말그대로 '타이밍' 때문이다. 원전 르네상스를 맞은 상황에서 원전을 주력 사업으로 영위하는 두산에너빌리티는 투자에 목마른 상황이다.
분할합병 계획이 이행되면 두산에너빌리티는 투자재원 1조2000억원을 얻는다. 우선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의 분할이 이뤄지면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밥캣 분의 차입금 7000억원이 줄어든다. 여기에 두산큐벡스, D20 등 외부 매각이나 차입에 활용하기 어려웠던 비영업용 자산을 함께 처분해 5000억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하게 된다.
투자 재원은 원전 설비 투자 등에 빠르게 집행해야 한다. 앞으로 5년간 연 4기 이상의 대형원전 제작 시설을 안정적으로확보해야 한다는 게 두산에너빌리티의 계산이다. 소형모듈원전(SMR)은 연 20기 규모의 제작시설 확충을 목표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5개년 사업계획을 보면 체코 원전 1기와 폴란드 등 해외원전 2기가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올해 원전 시장이 부흥하며 사업기회가 대폭 늘었다. 우선협상대상자가 된 체코 2기에 더해 추가적인 2기 가능성이 거론된다. 폴란드와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의 원전 추가 수주 전망도 나온다. 영국과 스웨덴, 네덜란드 등의 신규 원전 건설도 기대된다.
국내에서도 11차 전기본안에서 원전 3+1(SMR)이 제안돼 있다. 앞으로 5년간 적어도 원전 10기의 기회가 남은 '잭팟'이다. SMR도 마찬가지다. 5년간 약 62기의 수주를 목표했지만 수요가 늘며 추가적인 수주도 계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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