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풍향계]밸런스히어로 잡은 하나증권, 글로벌 비즈니스 '시동'과거 해외 IPO 주관 레코드 다수…전사적 국외 영토확장 '드라이브'
권순철 기자공개 2024-09-06 07:19:53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3일 15: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증권이 해외 기업공개(IPO) 주관에 나섰다. 네슬레 미국 자회사인 세레신의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인도 주요 핀테크 업체 밸런스히어로의 주관사로도 발탁됐다. 그동안 여러 해외 기업들의 상장을 진두지휘하며 축적된 노하우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이는 그룹 차원의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 흐름과도 궤를 같이 한다. 하나금융은 2025년까지 순이익의 40%를 해외에서 확보하고자 한다. 이에 맞춰 하나증권도 IB그룹 산하 글로벌본부에 중국민생은행 행장 출신을 수혈하며 해외 기업들과의 스킨십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해외 IPO 주관 '시동'…세레신·밸런스히어로 상장 준비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밸런스히어로는 최근 미래에셋증권을 IPO 대표 주관사로 선정함과 동시에 하나증권을 공동 주관사로 선임했다. 밸런스히어로는 인도 자회사 법인에서 매출을 확보하고 있어 외국기업지배지주회사로 분류된다. 해외 IPO 경험과 이해도가 주관사 선정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 배경이기도 하다.
하나증권이 어필할 수 있는 부분도 충분했다. 2016년 당시 하나금융투자는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LS에코에너지(옛 LS전선아시아)를 유가증권시장에 올렸다. 밸런스히어로와 같은 외국기업 지배지주회사로 코스피에 상장한 첫 번째 사례였기 때문에 그 순간을 함께한 하나증권에도 시선이 쏠릴 수 밖에 없었다.
해외 기업들의 국내 IPO 주관 업무는 고난이도 축에 속한다. 실무진들 간의 언어적 장벽을 차치하더라도 관련 선례가 많지 않아 성공 여부를 쉽게 따지기 어렵다. 한때 중국계 기업들의 국내 상장 러시가 불었지만 시가총액 미달이나 감사 의견 거절 등의 사유로 퇴출하는 사례도 잇따르며 기본적인 신뢰도 저하된 상태다.
반면 하나증권은 어느 정도 다양한 구색의 해외 IPO 이력들을 보유하고 있다. 이 하우스는 과거 일본 기업 SBI모기지, SBI핀테크솔루션즈부터 미국 업체인 잉글우드랩과 네오이뮨텍 등을 증시에 올린 경험이 있다. 최근에는 삼성증권과 함께 네슬레 미국 자회사인 세레신의 코스닥 상장 채비도 준비하고 있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이 밸런스히어로 단독 주관을 맡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하나증권도 적극적으로 영업에 나섰다"면서 "여태까지 다양한 국적의 해외 기업들을 국내에 상장시켰다는 부분에서 아무래도 좋은 점수를 받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전사적' 글로벌 비즈니스 확장세…해외기업 스킨십 '확대'
해외 기업들과의 스킨십 확대는 하나증권 IPO 파트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조직개편 당시 글로벌그룹 산하의 글로벌본부를 IB그룹 밑으로 옮기면서 해외 영업에도 박차를 가할 것을 예고했다. 연초 강성묵 대표도 신년사에서 글로벌 비즈니스 확장에 대한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해외 동향에 잔뼈가 굵은 인사도 전진 배치되며 향후 사업 방향이 구체화됐다. 하나증권은 지난 16일 글로벌본부에 모효봉 부사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중국민생은행 행장직에 있었던 인물로 2년 전 하나은행에서 기업금융 파트를 맡으며 중국 사업을 총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도 현지에서 기업들과 주로 소통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나증권의 글로벌 비즈니스 드라이브는 그룹 차원에서도 중요한 모먼트로 여겨진다. 하나금융은 2025년까지 순이익의 40%를 해외에서 확보하겠다는 목표 아래 하나은행을 중심으로 해외 영업의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12개국에 해외 법인을 두고 있지만 순이익 기여도는 3%에 그치고 있어 비은행 부문의 뒷심 발휘도 필요한 상황이다.
수익 다각화 측면에서도 글로벌 부문에 힘을 실을 필요성은 자명하다. 지난 상반기 하나증권은 별도 기준 약 1500억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반등에 성공했지만 아직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다. 한때 최대 수익을 견인했던 부동산도 한계가 명확해 파이 자체를 늘리기 위해선 국외로 시선을 돌리는 것이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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