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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밸류업 점검]사라진 키워드 '수소', 기업가치 높일 새 열쇠는③고정비 우려되는 전동화 부품…AAM 등은 아직 성장 중

이호준 기자공개 2024-09-12 07:38:30

[편집자주]

K-밸류업 정책이 본격화 하면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윤곽을 드러냈다. 기업들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지배구조, 이익창출력, 주주가치 등 여러 방면에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정책에 호응하는 한편 미래지속가능성장을 위한 투자유치 기회로 삼고 있다. 글로벌 대표 부품사로 거듭나고 있는 현대모비스가 준비하는 밸류업 전략을 살펴보고 시장의 가치평가 기준이 되는 재무·비재무 요소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0일 15: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모비스는 일찌감치 '수소'를 미래 신사업으로 점찍었다. 2017년부터 충북 충주에 세계 최초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양산 공장을 세웠고 2021년에는 증설과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 가입 등으로 수소 분야 사업을 지속적으로 강화했다.

현대모비스 입장에선 '베팅'을 안 할 이유가 없었다. 무엇보다 2013년 세계 최초로 양산형 수소차 개발에 성공한 현대차가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회사들과의 기술력 격차가 컸던 데다 수소가 '친환경' 시대의 대안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이제는 사라진 주가 상승의 원동력

자연히 시장 관심을 끌어모았다. 수소로 테마를 잡자 현대모비스는 수소경제와 재생에너지 확산 국면에서 주가가 올랐다. 2019년 정부가 정책적 지원 등으로 수소 사회 구현 의지를 보이자 주가가 일 년 만에 38% 올랐던 시기가 대표적이었다.

이후 경제정책 방향이 원자력발전으로 바뀌며 수소에 대한 관심은 줄었지만 현대모비스는 작년까지도 수소연료전지파워팩 연구개발(R&D)에 집중하며 투자를 이어갔다. 건설기계 분야 최초로 굴착기에 연료전지 시스템을 탑재하는 성과도 냈다.

하지만 앞으로는 현대모비스와 '수소'의 연결 고리가 사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현대모비스가 지난 5월 수소연료전지 사업과 관련된 인력과 자산, 설비 모두를 현대차로 이관하는 작업을 완료했기 때문이다. 관련 양도가액은 2175억원이다.

수소 관련 사업을 여러 계열사가 분산해 진행하기보다 수소차를 만드는 현대차 홀로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평이다. 다만 이로 인해 현대모비스는 주가의 잠재적 동력이자 최대 역점 사업인 수소 사업을 접는 셈이 됐다.

물론 수소차 대중화는 2030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평이 많다. 수소연료전지 부품 업체로서의 대표적인 상징성은 잃었으나 수익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유지되던 공장의 고정비 부담을 해소한 게 오히려 잘된 일이라는 반론도 적지 않다.

2018년 충북 충주에서 열린 현대모비스 수소연료전지공장 신축공사 기공식에 참석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당시 수석부회장, 왼쪽 네번째) . 출처: 현대차

◇고정비 우려되는 전동화 사업…AAM 등은 아직 성장 중

문제는 수소 사업을 포기하고 다른 신사업에 집중하더라도 당장 기업가치를 높이기 어렵다는 점이다. 현대모비스의 핵심 신사업은 전동화 부품 사업이다.

이를 위해 미국 조지아주에 9억2600만달러(1조2236억원) 규모 전기차파워일렉트릭 시스템 생산시설을 짓고 있다. 올해 4분기 중 제품 생산을 앞두고 있지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인한 고정비 부담이 더 클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다른 미래 사업도 마찬가지다. 현대모비스의 '2024년 주주가치제고정책'을 보면 회사는 첨단항공모빌리티(AAM), 로보틱스, 오픈이노베이션 등 신사업 투자를 위해 3~4조원의 자금을 확보한 상태다. 인수합병(M&A)과 지분 투자 등을 예고하고 있다.

AAM과 로보틱스는 현대모비스가 각각 지분 33%, 20%를 보유한 도심항공기체 개발사 '슈퍼널'과 미국 로봇 전문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통해 진행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도 각각 2628억원, 2000억원의 순손실을 낼 정도로 손익 개선이 더디다.

오픈이노베이션은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인공지능(AI)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로 이루어지고 있다. 벨로다인, 옵시디언 등이 포트폴리오에 포함되어 있지만 대부분 성장기업들이라 본격적인 기업가치 확대를 기대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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