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첫 공판, 공소사실·시세조종 의도 대립 '첨예' 다음 공판준비기일 증거 입증·반박 주목
이민우 기자공개 2024-09-12 08:18:32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1일 17: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M엔터테인먼트(SM) 인수전에서 시세조종 등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범수 카카오 공동의장이 첫 공판을 받았다.검찰 측은 김 공동의장을 두고 배재현 카카오 전 투자총괄 대표의 제안에 동조해 SM 인수, 조직적 장내 매집을 사실상 최종 승인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이에 대해 경영상 합리적 결정으로 객관적·주관적 요소 모두 위법 사항이 없다고 변론했다.
첫 공판에서 공소사실 등에서 공방을 나눈 양측은 다음 달 예정된 공판준비기일을 통해 주요 증거와 쟁점에 대한 시시비비를 가린다. 앞서 검찰 측은 오늘 공판에서 2300개에 달하는 방대한 증거를 제출했다. 카카오 변호인단 측은 이달 말까지 제출된 증거를 검토하고 의견을 전달할 방침이다.
◇"공개매수 저지 의도 알고 동조" vs "초기 인수 반대, 평화적 해결 의견"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합의15부는 11일 오후 2시 김 공동의장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 측은 기소요지에 30분 이상을 할애하며 김 공동의장과 배 전 대표 등의 시세조작 정황과 공모사실을 집중 겨냥했다. 변호인단은 이에 대해 경영상 합리적 의사결정이었다며 공소사실에 정면 반박했다.
검찰은 “배 전 대표는 지난해 2월 28일 투자심의위원회를 통해 카카오의 SM 인수 성사를 위해 하이브의 주식 공개매수가 실패해야 함을 이야기했다”며 “이를 위해 장내 매수를 통해 SM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 매수가 이상으로 유지하는 방안을 제안했고 김성수, 홍은택 등도 이에 적극 동조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공동의장 역시 배 전 대표의 제안이 하이브의 공개매수 저지 목적임을 알면서 ‘알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며 “결국 피고인들은 배 전 대표 등과 결탁하여 같은 날 9시~15시 경 동안 총 190회에 걸쳐 시세 조정 및 안정 목적으로 SM 주식 매매를 하였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변호인단 측은 28일 발생한 주식 장내 매수는 지분 경쟁상황에서 이루어진 정상적인 행위로 시세에 인위적인 조작을 가한 위법행위로 볼 수 없다고 받아쳤다. 김 공동의장이 배 전 대표의 제안에 반대하지 않은 것도 하이브의 적대적 입장문 발표에 따라 신속한 지분 확보 필요성이 대두돼 합리적으로 여긴 것뿐이란 입장을 내놨다.
변호인단은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시세 인위 조작 여부 판단은 해당 주식의 주가와 거래량 동향은 물론 경제적 합리성 등 간접 사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하이브 공개 매수 선언 이후 SM 주가는 이미 지난해 2월 15일 공개매수가를 상회했고 16일부터 26일 내내 12만원을 상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관적 요건에선 김 공동의장에겐 임의적 조작을 통해 시세를 고정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다”며 “김 공동의장은 지난해 1월 30일 배 전 대표의 이수만 보유 SM 주식 매수 제안 당시에도 반대했고, 이후 하이브 측의 SM 지분 인수·공개매수에도 싸우기보다 협상으로 해결하자는 입장을 고수했다”고 주장했다.
◇2270개 증거 꺼낸 검찰, 카카오 측 이달 말 관련 입장 제출 예정
한편 오늘 열린 공판에서 검찰 측은 총 2270개에 달하는 방대한 증거 자료를 제출했다. 재판부 측에서 사전에 가급적 요점을 보유한 것을 추려 500개 이내로 전달해 달라는 부탁을 했으나 4배 이상 증거가 제출됐다. 이에 따라 증거 조사가 지연되고 이에 비례해 변호인단의 증거 부동의 역시 증가해 재판 일정이 지연됐다.
재판부는 “증거 조사를 가급적 핵심 쟁점 위주로 빨리 진행을 하고 특히 증인 신문 역시 숫자를 줄여 신속히 마쳤으면 한다”며 “이를 통해 서증 조사와 함께 양측에서 핵심 쟁점에 관해 변론하는 시간을 길게 갖는 것이 사건 쟁점 판단에 더 중요한 만큼 협조해주셨으면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에 따라 김범수 등 카카오 변호인단과 검찰 측은 내달 8일 오후 3시로 예정된 다음 기일에서 주요 쟁점 사안과 증거에 대해 PT 등을 활용한 공방에 집중하게될 전망이다. 다음 기일은 공판준비기일로 김 공동의장 등 피고인들의 출석이 요구되지 않는다. 카카오 변호인단은 검찰 제출 증거를 추려 합당성을 판단하고 주요 내용에 대한 의견을 이달 말까지 제출하기로 했다.
내달 공판준비기일에서 논의될 주요 쟁점은 검찰 측에서 적법한 경영권 인수 방안으로 제시한 대항공개매수, 장내 매집에 이은 5% 보유 상황 보고 등과 카카오 측 주식 매수 패턴에 대한 적절성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 측에서 주요 혐의로 보는 원아시아파트너스와의 공모 여부 입증과 이를 둔 변호인단 반박도 주목할 사안이다.
변호인단 측은 오늘 공판에서 “김 공동의장은 원아시아의 주식 매수 관련해 공모는 물론 누구와 상의한 사실이 없고 당시 원아시아에서 SM 지분을 매입한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며 “공소사실을 보더라도 원아시아의 SM 주식 매수에 어떻게 관여하였다는 것인지 전혀 특정돼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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