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증권 매각]KCGI 딜 클로징 '내년 5월' 목표…LP 구조협상 한창대주주 적격성 심사, 이르면 연내…OK금융·메리츠, 세부조건 조율 중
백승룡 기자공개 2024-09-23 11:13:52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0일 16: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KCGI가 한양증권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 최종 관문으로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만 남겨두게 됐다. 다만 곧바로 속도를 내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KCGI 측은 이르면 올해 말, 늦으면 내년 초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나설 예정이다.배경으로는 펀드 출자자(LP)와의 세부조건 협상이 꼽힌다. 오케이(OK)금융그룹과 메리츠증권이 LP로 나섰지만 세부 내용들을 두고 KCGI 측과 여전히 조율을 진행하고 있어서다. KCGI 측도 한양증권 인수 ‘딜 클로징’(거래 종결) 시점을 내년 상반기로 넉넉하게 잡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CGI는 한양증권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내년 1~2월께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KCGI는 전날 학교법인 한양학원을 비롯해 백남관광, 에이치비디씨(HBDC) 등 한양대 재단 계열회사들이 보유한 한양증권 주식 376만6973주를 약 2204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KCGI 측은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변경 승인만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위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신청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완료하는 것이 원칙으로, 자료 보강 등이 필요할 경우 기간이 연장될 수도 있다. KCGI 측은 내년 초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돌입, 4월 전후로 금융위 승인을 받아 5월까지 인수를 마무리 짓는다는 방침이다.
IB업계 관계자는 “KCGI가 한양증권 인수를 위해 프로젝트 펀드를 조성하고 OK금융그룹과 메리츠증권이 참여하는 큰 틀은 갖춰졌지만, 지분 관련 세부 조항들이 아직 협상 중이다”며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이르면 연내 신청할 수도 있지만 금융위 심사가 길어질 수 있어 결국 내년 상반기 딜 클로징을 예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2200억원 규모 인수금액은 OK금융그룹이 1200억원, 메리츠증권이 1000억원 수준의 자금을 댄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두 출자자의 출자 방식은 사뭇 다르다. OK금융그룹이 선순위·후순위로 나눠 사실상 전부 에쿼티(Equity) 투자에 나선 반면, 메리츠증권은 절반가량 에쿼티 투자에 나서고 나머지 금액은 기업대출 방식을 택한 것으로 전해진다.
즉 한양증권 주식 376만6973주 가운데 약 200만주는 OK금융그룹의 몫이고, 나머지 주식은 메리츠증권과 KCGI가 나눠 갖게 되는 셈이다. 특히 메리츠증권의 에쿼티 참여금액이 500억~600억원 이내인 점을 고려하면 메리츠증권과 KCGI가 한양증권 지분 85만~90만주 안팎을 각각 소유하게 될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 같은 구조가 확정되면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KCGI와 OK금융그룹만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주주가 기관전용 사모집합투자기구인 경우 금융투자업 적격성 심사는 사모펀드의 업무집행사원과 그 출자지분이 30% 이상인 유한책임사원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메리츠증권의 기업대출 규모를 제외하고 펀드 출자액이 500억~600억원 이내인 경우 출자지분 30% 미만으로 적격성 심사에서 배제된다.
OK금융그룹과 같이 펀드 출자지분이 30% 이상이더라도 사모펀드에 대해 사실상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계약서나 확약서 등에 명시될 경우에도 적격성 심사에서 배제될 수 있다. 다만 OK금융그룹의 이번 출자에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한 목적이 내포돼 있어 이 같은 확약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LP 사이에서도 이해관계가 서로 다른 데다가,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승인을 받지 못하면 주식매매계약 자체가 해제될 수 있어 신중하게 구조를 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위 승인까지 변수가 많고 심사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최대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 대상을 줄여 불확실성을 낮추는 방안을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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