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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경쟁력 달린 AI 도입, 최태원 회장 "공생모델" 제시 "울산·SK 관계사 다 모여도 부족"…'레지던시 프로그램' 제안

울산=김동현 기자공개 2024-09-26 08:20:35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6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인공지능(AI) 도입을 추진 중인 기업에 '공생모델'을 함께 찾자고 제안했다. 제조, 생산 등 업무 전 영역에 걸쳐 AI 전환이 과제로 떠오르며 기업들은 각자 환경에 맞춘 산업용 AI를 개발·도입하는 추세다. 최 회장은 개별 기업 차원의 AI 도입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이 협업하는 공생모델을 제시했다.

최 회장은 25일 울산 울주군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 울산포럼'에서 "혼자 따로 (AI를 도입)하겠다는 건 비용도 엄청 들어가지만 AI가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공생모델을 찾지 못한다면, 울산시나 SK 관계사가 다 모여서 해도 부족하다"고 밝혔다. 올해 3회째를 맞은 울산포럼은 SK그룹의 제조·생산의 기반이 되는 울산 지역의 미래를 논하는 자리로, 이번 주제는 'Pivoting 울산, 기술과 문화로 만들다'였다.

최 회장이 AI를 화두로 던진 것 역시 울산 내 기업들의 미래가 AI 기술 도입에 달려있다고 인식했기 때문이다. 개별 기업들이 AI 도입에 속도를 내며 자체적인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비용과 에너지 효용성 측면에서 공통의 과제를 찾아 낭비를 줄이고 AI 도입의 효과를 창출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고유 노하우라 외부에 주기 싫을 수 있지만, 제조 AI라 한다면, 안전·에너지 관리와 같이 제조 공정에 들어가는 공통적인 것들이 많다"며 "공통적인 것부터 모아 AI가 효율(Efficiency)을 내기 시작하면 비용과 에너지를 줄일 방법을 찾고 전체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5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 울산포럼'에서 기술과 문화를 활용한 울산의 혁신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SK이노베이션)

이날 포럼에선 SK그룹 계열사 중 SK에너지가 대표로 나와 울산지역 AI 스타트업과의 협업 사례를 발표했다. SK이노베이션 다른 계열사들과 함께 SK 울산콤플렉스(CLX)를 운영 중인 SK에너지는 AI를 접목해 공장 지능화를 추진하던 가운데 지역 기반의 기술업체들과 공동으로 솔루션을 개발했다. 이를 단순히 회사 내에만 적용할 것이 아니라 외부와의 추가 협업을 통한 선순환 구조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물론 최 회장은 개별 기업 차원의 AI 도입이 업무 능률을 높이는 데 일조한다는 점에 대해 인정했다. 다만 장기적 관점에서 AI가 제조 과정에 얼마나 유용하게 쓰일지만 볼 것이 아니라 제품 측면에서 '차별화' 지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복 학습한 AI에 의존하다 보면 자사 제품이나 경쟁사 제품의 차별점이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미래 위험 요소로 꼽은 셈이다.

AI 인재 유치와 관련해선 울산을 하나의 '문화도시'로 디자인해 사람이 머무를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그 방안으로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꼽았다. 레지던시 프로그램이란 예술가에게 입주 공간을 제공해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을 의미한다.

제조·생산 중심의 산업도시 울산시에 예술가들이 내려와 활동하도록 공간을 시에서 제공하고 예술가들은 울산 산업 환경에 맞춰 도시를 새롭게 디자인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산업계는 울산 곳곳의 원유 저장탱크나 산업 현장을 예술 공간으로 탈바꿈하도록 지원할 수 있다.

최 회장은 여기서 나아가 AI 엔지니어링 인력에게도 레시던시 프로그램을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해당 프로그램을 활용해 울산에 내려온 엔지니어들은 산업단지 내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프로그램이나 솔루션을 개발하는 등의 방식으로 울산 지역과 기업에 기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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