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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로 보는 사외이사]4명 중 1명 타사 이사회 진출…"제한된 인력풀 결과"⑦삼성화재·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일부 삼성 계열사 사외이사 전원 타사 사외이사 겸직

이돈섭 기자공개 2024-10-17 08:09:54

[편집자주]

기업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는 이사회다. 이사회를 누가 어떻게 구성하고 있느냐에 따라 사업의 향방이 바뀔 수 있다. 더벨은 국내 주요 기업들의 이사회 면면을 들여다보고 그 함의를 도출하기 위해 시총 상위 100개 기업 781명 등기이사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령대는 어떤 분포를 그리고 있는지 각 이사들의 커리어는 어떤 행보를 기록했는지 들여다봤다. 한발 더 나아가 주요 기업 이사회가 개선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생각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07일 15:3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형 상장사 사외이사 4명 중 한 명은 타사 사외이사직을 겸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고도의 전문성을 가진 인사를 집중 영입하길 희망하고 있지만 인력풀이 제한된 결과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해석이다. 사업 확대 분야가 다양하게 분화한 점도 특정 전문성을 갖춘 인사들에게 러브콜이 쏠리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개별 기업 중에서는 삼성화재와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삼성그룹 계열사 소속 사외이사의 겸직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타사 대비 비교적 사업 규모가 큰 삼성그룹 계열사에서 사외이사로 재직한 경험이 주요 이사회 활동 이력으로 인정받고 있는 데다, 삼성그룹 계열사가 이력이 탄탄한 사외이사를 주로 영입하고 있는 결과라는 설명이다.

◇ 대형 상장사 사외이사 4명 중 1명 타사 이사회 진출

지난 6월 말 코스피 시총 상위 100개 상장사 사외이사 448명의 면면을 분석한 결과 해당 사외이사들 중 25.4%에 해당하는 112명이 타사 사외이사직을 겸직하고 있었다. 현행 법에 따르면 현직 사외이사는 상장·비상장 불문 2개 이상의 사외이사직을 겸직할 수 없다. 사외이사 겸직 2곳이 모두 조사 대상에 들어가 있는 경우도 17건에 달했다.

겸직 사외이사 중에는 대학교수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112명 중 61명(54.5%)이 현직 교수로 일하고 있었다. 서울대 재직 교수가 12명으로 가장 많았다. 연세대와 고려대 교수가 각각 6명이었으며 카이스트 교수 5명. 국민대 교수 4명, 성균관대와 이화여대, 서울시립대 교수가 각각 3명씩이었다. 교수 대부분(93.4%)은 박사 학위를 갖고 있었다.

대학교수 출신 겸직 사외이사 중에서는 금융과 경영, 재무·회계, 세무, 법조 등 단골 전문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은 경우가 37.7%였다. 전기와 로봇, 화학, 축산 등 특정 전문 분야에서 활동하는 교수가 16.3%인 점도 눈에 띄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트랜시스에서 사외이사로 일하는 김현진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가 대표적이다.


써치펌 관계자는 "국내외 불문하고 기업 진출 분야가 우주항공 등으로 다양해지면서 특정 기술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고 있는 인사들을 사외이사로 영입하려는 시도가 많아지고 있다"면서도 "이 경우 기업 경영진에 의미있는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인사풀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 일부 소수 전문가들에 러브콜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인 인사들도 16명(14.3%)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고위 관료 출신 인사와 전현직 고문 인사가 각각 9명씩으로 집계됐고, 변호사(9명)와 연구원(4명), 회계사(2명), 세무사(2명) 등 전문직 종사자도 17명으로 확인됐다. 정부부처 장·차관과 국세청장, 판사, 검사장 등 고위 공무원 재직 경험이 있는 인물이 31명(27.7%)인 점도 눈에 띄었다.

◇ 삼성화재·삼성바이오 사외이사 전원 타사 이사회 겸직

기업별로 보면 삼성그룹 계열사 사외이사들의 타사 겸직 비율이 높았다. 삼성화재의 경우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4명 등 등기이사 7명으로 이사회를 꾸리고 있는데, 이중 사외이사가 4명(57.1%)이 모두 타사 사외이사직을 겸직하고 있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등기이사 7명 중 사외이사 4명(57.1%) 전원 역시 타사 사외이사로도 활약 중이었다.

삼성화재의 경우 김소영 김·장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가 현재 효성 사외이사를 겸직하고 있었고 박진회 전 씨티은행장이 SK이노베이션, 박성연 이화여대 교수가 대홍기획, 성영훈 법무법인 태평양 소속 변호사가 BGF에서 일하고 있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외이사 4명의 겸직처는 스틱인베스트먼트, 한화손해보험, 우영산업, HD현대 등이었다.

삼성전자의 경우 6명 사외이사 중 2명(조혜경·유명희, 33.3%)이 각각 현대건설과 HD현대건설기계 등에서 근무하고 있었고 삼성생명과 삼성SDI, 삼성E&A 소속 사외이사 중 일부도 타사 이사직을 겸직하고 있었다. 삼성그룹 사외이사 경험이 주요 이력으로 인정받는 데다 삼성그룹이 경험이 풍부한 인사를 영입한 결과라는 게 전문가 해석이다.

우리금융지주의 일부 사외이사는 계열사 이사회에 진출키도 했다. 7명 사외이사 중 4명 사외이사가 우리벤처파트너스와 우리은행, 우리아메리카은행, 우리은행 등에서 사외이사로 일하고 있는 것. 금융지주의 경우 지주사 집행임원이 자회사 이사회에 진입한 경우는 많아도, 지주사 사외이사가 자회사 이사진으로 활약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정원 하나금융지주 사외이사가 과거 하나은행 사외이사로 근무한 경험이 있긴 하지만, 신한지주와 KB금융 등 타 금융지주의 경우 유사 사례가 발견되진 않는다. 우리금융지주 산하 우리은행 비중이 상당한 만큼 지배구조 안정을 위해 지주와 은행이 함께 움직여야 했고 이러한 움직임이 최근 해외와 비은행 계열사로도 확장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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