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인더스트리 줌인]길어진 에어로 재편 마침표, 정밀기계 재무장 완료①정밀기계 사업·투자 보충…신설 중간지주, '신성장' AI·반도체 방점
김동현 기자공개 2024-10-10 07:35:17
[편집자주]
지난 2년여간 진행된 한화그룹의 방산 사업 재편이 끝을 향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중심으로 중간지주를 꾸린 후 현 방산업과 별개로 자체적인 사업 확장이 기대되는 인공지능(AI) 솔루션과 기계 사업을 따로 떼냈다. 방산업에 묻혀 빛을 보지 못한 사업이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로 재탄생했다. 그룹 막내 회사로 재출범한 이 회사의 숨겨진 무기는 무엇일까. 더벨이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를 다각도로 분석하며 그 무기를 파헤쳐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07일 16: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2년 100% 완전자회사 한화디펜스 흡수합병을 시작으로 방산 중심으로 사업 재편을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한화 방산과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며 외형을 불렸다. 이 기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과거 삼성테크윈 시절부터 보유한 한화비전과 한화정밀기계는 100% 완전자회사로 자리를 지켰다.하지만 영상보안 회사인 한화비전과 산업용 장비 회사인 한화정밀기계는 방산·항공 중심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업군과 비교하면 이질적일 수밖에 없었다. 한화그룹이 한화비전·한화정밀기계를 인적분할해 별도의 중간지주사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를 출범한 배경이다. ㈜한화 아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인더스트리가 개별 회사로 각각 방산과 인공지능(AI) 솔루션·장비사업의 전문성을 키우는 구조다.
◇1년 미룬 정밀기계 분할, 재정비 시간 확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방산 외형 불리기에 나설 당시에도 한화정밀기계 분할을 시도했다. 2022년 7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로부터 방산사업을 인수하고 대신 보유하던 완전자회사 한화정밀기계(한화상업설비(상해)유한공사 포함)를 ㈜한화에 넘기기로 했다. ㈜한화는 한화정밀기계를 기존 기계·장치(태양광·이차전지 등) 사업을 담당하던 모멘텀 부문에 붙일 계획이었다.
이러한 결정이 이뤄지고 1년여 동안 ㈜한화는 방산사업을 물적분할한 한화방산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넘기는 작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지난해 한화그룹의 또다른 사업축인 태양광·이차전지 사업의 업황 불확실성이 심화하며 ㈜한화는 기존 사업에 집중하기로 결정, 한화정밀기계 인수를 철회하고 오히려 반도체 전공정 부문을 이 회사에 양도했다.
기존에도 반도체 후공정 패키징 장비 및 칩마운터 사업을 영위하던 한화정밀기계는 ㈜한화로부터 전공정 분야까지 장착하며 미래 사업 방향성을 명확히 했다. 수요 급증이 예상되는 AI반도체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 반도체 장비회사로 성장하겠다는 비전이다.
한화정밀기계는 올해 초 전공정 사업·인력 양수를 완료했다. 모회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 1분기에만 한화정밀기계의 두차례 유상증자에 참여해 670억원 규모의 현물(창원사업장 토지·건물)과 1700억원 규모의 현금을 출자해 힘을 실어줬다. 덕분에 한화정밀기계는 현재 창원 통합사업장 구축을 진행 중이다.
한화정밀기계가 한화인더스트리 아래로 분할되기까지 약 1년여의 기간이 미뤄졌지만 회사 입장에선 계열사의 도움을 받아 오히려 반도체 장비 중심의 사업 구조와 투자 여력을 갖출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한화 모멘텀 부문도 같은 기간 한화모멘텀으로 신규 분할하고, 태양광 장비 사업을 한화솔루션에 양도하는 등 사업 재편 과정을 거쳤다.
◇가동률 90% 상회, 고성장 AI·반도체 장비 조화
지난 9월 출범한 한화인더스트리는 내년 초 자회사 한화비전을 합병한다. 한화비전, 한화정밀기계 등 자회사 중 매출이나 자산총계 측면에서 약 2배 가까이 큰 한화비전을 합병해 사업형 지주회사 체제를 꾸린다.
한화비전은 기존 영상보안 사업에 AI 보안 솔루션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한화정밀기계도 계열사 사업 재편에 따라 확보한 반도체 장비 사업을 강화한다. 한화비전의 안정적인 현금창출 능력을 바탕으로 한화정밀기계의 한화정밀기계의 고성장 장비 사업을 지원하는 구조다.
한화비전과 한화정밀기계는 과거 모회사였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연결 사업부문 중 올해 상반기 기준 가동률 90%를 웃돌던 회사다. 지난해까지 양사의 가동률은 각각 80%대와 70%대에 머물렀지만 올해 급격한 성장을 이뤘다.
물론 보안(항공·방산), 다품종 생산(시큐리티·산업용 장비), 주문생산(항공우주) 등 생산 방식이 달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사업부문별 가동률은 해마다 등락이 심하다. 그럼에도 지난해 대비 가동률이 15%포인트(p) 이상 뛴 사업부문은 한화비전과 한화정밀기계 두곳뿐이었다.
항공(한화에어로스페이스), 방산(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 부문의 가동률은 90% 이하이며 주문생산 방식의 항공우주 부문(쎄트렉아이)만 매년 90% 이상의 가동률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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