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10월 08일 07: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들어 만나는 이차전지 업계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시장 분위기가 이렇게 급격하게 변할지 몰랐다"고 말하곤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이차전지 산업을 둘러싼 시선이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정반대로 바뀌었다. 2년 전만 해도 이차전지 업계의 성장은 마치 영원히 이어질 것만 같았다. 이차전지주에 투자하지 않는 투자자가 바보 같아 보일 정도였다.최근의 분위기는 완전히 반대다. 모든 기대가 불안으로 바뀐 모습이다. 일시적 수요 둔화라는 캐즘이 단기간에 끝날지 확실치 않다. 실적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다 보니 업계 전반이 침체한 분위기다. 투자자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도 덩달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분위기가 분위기인 만큼 LG에너지솔루션이 긍정적인 중장기 목표를 공개한 일이 남다르게 다가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비전 발표회를 통해 2028년까지 매출을 지난해의 두 배인 67조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수익성을 두 자릿수 중반대(IRA 세액공제 제외)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시기에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목표치가 대외적으로 공개된 만큼 달성하지 못할 경우에 대한 부담이 생긴다. 문제는 말 그대로 불확실성이 큰 만큼 변수가 발생할 수 있어 예상과는 동떨어진 결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점이다.
때문에 LG에너지솔루션이 중장기 목표를 제시한 일은 자신감으로 해석된다. 이차전지,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다는 메시지로도 읽힌다.
LG에너지솔루션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제시한 전략들이 아주 새로운 내용은 아니다. 비(比) 전기차 사업 및 소프트웨어·서비스 사업 확대,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기술 리더십 확보는 이전부터 진행해온 일들이다. 거꾸로 보자면 사업이 잘 되든 못 되든 미래를 위해 꾸준히 준비한 사업들이 LG에너지솔루션이 세운 목표의 근거가 되는 셈이다.
결국 LG에너지솔루션의 자신감은 이차전지 사업에 대한 흔들림없는 믿음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그 믿음의 기반은 이차전지에 그룹의 미래가 있다고 본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신념에서 비롯됐다. LG에너지솔루션이 새로 발표한 비전 'Empower Every Possibility'는 에너지로 세상을 깨운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배터리에서 에너지로 확장되기는 했지만 이차전지가 세상을 바꿀 것이라던 구 회장의 뜻과 크게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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