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10월 07일 07: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식 투자. 가족이나 동기들과 술자리를 갖다 보면 싸움, 이별의 주제로 자주 거론되는 이슈다. 함께 공부하며 알아봤고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것이란 확신 아래 투자했음에도 중간에 주가가 급락하거나 투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는 과정에서 다툼이 잦다. 잘 살겠다고 넣은 돈이 누구 하나를 죄인으로 만든다.목적이 같은 사람들끼리 돈을 넣어도 싸우는데 기업들은 얼마나 복잡할까. 두 기업이 손을 맞잡고 거금을, 그것도 주기적으로 투입하기는 굉장히 어렵다. 코퍼레이트파트너십펀드(이하 코파펀드)가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다. 코파펀드는 해외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등 투자를 할 때 국민연금과 국내 기업이 펀드 자금을 절반씩 부담하는 사모투자펀드(PEF)다. 국민연금과 기업이 PEF를 통해 투자하는 구조다.
그간의 성과는 좋지 않았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롯데그룹과 KT, 넥센타이어 등 20여 기업이 시도했지만 실제 투자 건은 미미했다. 실제 투자금이 집행된 곳은 CJ그룹과 풀무원, GS건설, 한국전력, KT&G 정도에 불과하다. 해외 기업만을 대상으로 투자할 수 있어 유연성이 떨어진 탓이다.
반면 풀무원은 2014년 국민연금과 결성한 코파펀드로 미국 두부 시장 1위 업체인 홍콩 기업 비타소이의 미국 두부 브랜드 '나소야'를 5000만달러(579억원)에 인수했다. 하일랜드에쿼티파트너스(이하 하일랜드)와는 2021년 코파펀드 성격의 블라인드 펀드 글로벌이에스지혁신성장사모투자합자회사(글로벌ESG펀드)를 만들기도 했다. 풀무원이 국내외 기업을 인수하거나 자회사에 함께 투자하는 펀드로 규모는 1300억원대다. 국민연금 코파펀드의 민간 투자 형태다.
하일랜드와의 코파펀드의 경우 투자 실적이 매우 탄탄하다는 평가다. 2022년 풀무원의 미국 소재 식품생산·판매법인 풀무원푸즈USA를 첫 투자처로 낙점한데 이어 지난해 풀무원샘물에 400억원을 투입했다. 올해 풀무원이 일본 현지법인 아사히코에 257억원을 투입하는 데 참여하면서 200억원을 베팅하기도 했다. 모든 실탄은 글로벌ESG펀드로 마련했다. 자금의 대부분은 해외 법인들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시설 투자로 사용할 계획이다.
투자 결과도 잠정적으로는 좋다. 아사히코는 내년 손익분기점(BEP) 달성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풀무원샘물은 인근 수원지를 볼트온해 업계 10위권에서 4위권으로 올라왔다. 풀무원푸즈USA 역시 K-푸드 흥행 움직임을 타고 올 상반기 첫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하일랜드와의 협업관계 속에서 성장과 효율이 막혀있던 현지 법인들의 혈이 하나씩 뚫리는 선순환 구조다. 실적 부진으로 씌워진 코파펀드의 오명이 하일랜드-풀무원 펀드에 힘입어 벗겨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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