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이사회 평가]'기본 충실' 포스코인터, 평가 시스템 부재 '옥의 티'[총평]①별도 지원 조직·예산 확보, BSM 기반 전문성 강조…성과 '객관화' 노력 아쉬워
안준호 기자공개 2024-10-18 09:00:23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0일 07:1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50위 기업 가운데 유이한 종합상사 기업이다. 시총이 더 높은 삼성물산이 건설업 비중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유일한 전문 종합상사로 볼 수 있다. 업계 선두권 기업인만큼 이사회 평가에서도 평균 이상의 성적표를 받았다.이사회 구성과 운영 관련 항목에서는 대부분 양호한 점수를 획득했다. 특히 정보접근성과 사외이사의 경영 참여도, 관련 지원조직 운영에 부문의 평가가 높았다. 단 견제와 평가개선 프로세스 등 ‘디테일’에선 아쉬운 지점도 보였다.
◇단출한 소위원회, 전문성과 지원은 ‘만점’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 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55점 만점에 168점을 받았다.
평가지표 중 ‘구성’ 부문은 이사회 규모와 소위원회 수, 전문성 등을 다룬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45점 만점에 29점을 받았다. 평점은 5점 만점에 3.2점이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사내이사 2인, 사외이사 5인, 기타비상무이사 1인으로 이사진 60% 이상을 사외이사로 운영하고 있다. 이사회 의장을 이계인 현 대표이사가 함께 맡은 점이 ‘옥의 티’로 나타났다.
소위원회는 3개로 구성했다. 의무 설치 대상인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제외하고 별도로 ESG위원회를 운영 중이다. 감사위원회와 ESG위원회는 사외이사가 위원장을 맡았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경우 이계인 대표가 위원장을 겸임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BSM(Board Skills Matrix) 기반으로 이사 경력과 전문성을 주주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공시는 물론 홈페이지 공개도 이뤄지며 만점으로 평가받았다. 이사회 지원조직 역시 위원회마다 별도로 조직해 임원급 수장을 뒀다. 소위원회 구성은 단출한 편이지만, 전문성과 지원 등 가장 기본적 활동에는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이사진의 참여도 역시 높은 수준이었다. 2023년 11회, 2024년 상반기 6회 이사회를 개최한 가운데 참석율 역시 90% 이상으로 나타났다. 이사회 의안에 관해서도 구성원들에게 7일 이상의 검토 기간을 부여했다. 단 2023년 6월 신설된 ESG위원회는 1년간 5회만 개최됐다.
‘견제기능’ 부문에선 45점 만점에 24점에 그쳤다. 감사위원회는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고 운영되며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경영진이 참여하지 않는 사외이사 회의가 4회 미만인 점,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에 대한 방안이 없는 점 등이 반영됐다. 주주가치 제고 성과에 연동한 보수지급 규정, 내부거래 통제 수단 등 역시 부재했다.
◇정보접근성 우수…이사진 평가 부재 '옥의 티'
‘정보접근성’ 항목에선 30점 만점에 25점이 나왔다. 평점으론 5점 만점에 4.3점에 해당한다. 평가 기간 내 개최된 이사회에서 의안 반대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관련 지표가 평가에서 제외됐다. 결과적으로 사외이사 후보 추천 경로의 공개 여부를 제외하면 모두 만점을 받았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개별 이사진 활동 내역을 전자공시와 홈페이지를 통해 알리고 있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역시 같은 방식으로 공개하고 있다. 3개년 주주환원정책 등 중장기 계획도 사업보고서를 통해 공시 중이다.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역시 승계정책 운영, 집중투표제 채택,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여부 등 3개 항목 외엔 모두 준수하고 있다.
‘평가개선 프로세스’에선 가장 낮은 점수를 얻었다. 35점 만점에 15점에 불과했다. 평점은 2.1점에 머물렀다. 외부 기관으로부터 A등급의 ESG 평가를 획득한 점, 불법 행위에 연루된 이사진이 없다는 점을 제외하면 모두 평점 1점에 그쳤다. 사실상 이사회 및 사외이사에 대한 평가 프로세스 자체가 없었다는 의미다.
‘경영성과’는 항목별로 온도차가 컸다. 재무건전성과 관련된 부채비율, 이자보상배율, 순차입금/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낮은 평점을 받았다. 반면 총자산이익률(ROA), 자기자본이익률(ROE), 영업이익성장률은 5점으로 최고 평점을 받았다. 이에 힘입어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고, 주가수익률과 총주주수익률(TSR) 등에서 우수한 점수를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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